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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준 결혼 1등 공신... "범준이가 날 자극, 작곡가 됐어요"

[inter:view] 정준영의 '공감' 작곡한 이지훈 ... "음악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

등록|2016.09.16 18:42 수정|2016.09.16 23:50
누군가를 소개할 때, 다짜고짜 그 사람의 경제력에 관해 말하는 건 속물 같은 짓이다. 하지만 이지훈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작곡가를 소개하기 위해 속물의 방식을 택하려 한다. 이유는, 현재 그가 확보한 경제력이 어려웠던 과정을 한 계단씩 밟아온 결과이고 그를 설명해줄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저작권료를 포함해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얻고 있는 그는 아직 1989년생, 젊은 나이다. 기타리스트로 데뷔해 작곡과 작사, 프로듀싱으로 영역을 넓히고 유명 배우들의 기타 선생님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유승우, 정준영, 로이킴, 최강창민, 울랄라세션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뮤지션들의 앨범에 프로듀서, 혹은 작곡가로, 혹은 세션으로 참여하며 활발히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젊은 음악가가 있다고 하여 궁금했다. 그래서 13일 오전 합정동의 작업실에서 이지훈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 이지훈은 유승우의 1집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 이정민


대중과의 공감점 찾기... 대화 통해 힌트 얻어 

- 지금 어떤 앨범을 작업 중인가요.
"정준영의 새 미니앨범을 준영이와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 두 분이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됐나요.
"준영이는 안 지 3~4년 된 친구고요, 1년 정도 같이 살았아요. 둘 다 4차원이라 엉뚱한 면이 많고, 또 음악적으로도 통하는 게 많아서 함께 앨범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어느 앨범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하고 있어요."

- 곡을 만들거나 앨범을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한 마디로 대답하기에 쉽지 않은 질문 같아요.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일단 가장 중요하고요, 이와 더불어 음악적 완성도를 챙기는 것과 제작자로서 수익을 내는 것. 이 모든 것의 교집합을 이뤄내기 위해 두루 신경 쓰는 것 같아요."

- 그 교집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있나요.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해요. 특히 어린 친구들과 더 많이 대화하려고 하는데, 제가 만드는 음악이 10대~20대 분들이 많이 들으시니까 그들을 만나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어요."

-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공감요소를 찾아내는 능력도 느나요.
"글쎄요, 오히려 요즘 더 혼란에 빠졌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들, 느끼는 것들, 감동받는 것들이 많이 다르단 걸 갈수록 심각하게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이것에 공감할 거야'라는 확신을 함부로 내리지 못하겠어요. 이렇게 혼란에 빠진 건 처음인데,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 음악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15살 중2 때부터 기타를 쳤어요. 처음엔 단순히 여자아이들한테 인기를 얻고 싶어서 기타를 시작했지만 푹 빠졌어요. 학교측의 배려를 얻어 월요일에만 학교에 가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기타만 쳤어요. 그 후 고등학교 진학 대신 검정고시를 보고 서울에 올라와서 기타리스트로 쭉 활동했어요. 서울 와서 음악하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어요."

- 어떤 것이 변했나요.
"혼자 기타칠 땐 제가 '짱'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사람들과 교류해야 발전할 수 있구나' 하고 느꼈고 그때 정신적으로 많이 큰 것 같아요. 혼자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고 봐요."

작곡가로 데뷔, 장범준과의 인연

▲ 이지훈은 여러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중요시했고, 현실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 이정민


-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어떻게 작곡가로 데뷔했나요.

"기타를 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작곡 공부는 됐고요, 뮤지션들의 기타 세션으로 활동했는데 곡 쓰는 아티스트들을 옆에서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그 중 최고로 자극 받은 게 장범준이었어요. 고향도 같고 해서 많이 친해졌어요."

- 장범준의 아내를 소개해준 장본이라면서요.
"범준이의 아내인 지수씨가 제게 기타 레슨을 받았어요. 범준이가 일본에 공연 갔을 때 제게 '너무 외롭다'는 메시지를 마침 보냈고, 그래서 소개팅 상대를 물색하다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지수씨의 사진을 보여줬어요. 범준이가 그 사진을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해서 제게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부탁했어요."

- 곡은 어떻게 만드나요.
"무조건 전 레퍼런스와 제 생각을 합쳐서 만들어요. 영감은 '개뻥'이죠. 영감은 착각이에요. '나는 맥주를 마시면 영감이 떠올라' 이런 건 위험한 것 같아요. 맥주를 마셔서 영감이 오는 게 아니라, 단지 감성이 풍부해지며 집중이 잘 되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영감을 믿고 자기만의 세상에 빠지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이 외골수가 되는 것에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예요. 사람과의 교류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사람을 만나고 개방적인 태도 가지는 것 중요

▲ 이지훈은 혼자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이 꿈이다. 40세쯤 고아를 돌보는 재단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현실적인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 이정민


- 사람과의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음악도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개방적인 사람이 음악활동도 잘 이어나가는 것 같아요. 자기가 혼자 있을 때 곡이 잘 나온다고 생각되더라도, 딱 거기까지만 하고 그 후엔 세상에 나와야 하는 것 같아요."

- 음악을 직업으로써 준비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준다면요.
"'한방주의'를 버리고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는 작곡가 형이 있는데 한 달에 앨범을 25장을 내면서 다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인기를 얻는 곡이 한 곡도 없었어요. 주위로부터 무시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꾸준히 하니까 인정 받는 곡이 나오고, 지금은 한 달에 5000만원 이상 버는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어요. 돈이 다는 아니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꾸준히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 음악을 시작한 초반에 비해서 변화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초반엔 음악 전공도로서 음악의 완성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퀄리티에 집중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가에 집중해요."

- 작사가이기도 하잖아요. 현재의 음악 트렌드를 읽는다면요.
"꼬아서 말하는 가사가 유행이었는데 사람들이 이젠 그런 것에 질린 것 같아요. 진솔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 혹은 한동근의 노래도 결국은 그런 진솔한 스타일로 밀어붙인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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