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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거부 땐 배신감, 그래도 고양시민축구단은 삶이자 종교"

[인터뷰] 고양시민축구단을 열렬히 지지하는 라대관 서포터즈의 사연

등록|2016.09.21 14:17 수정|2016.09.21 14:28
지조도 이런 지조는 없다. 어느덧 9년째 한 팀만을 바라보고 있는 라대관님의 이야기다. 라대관님은 고양시민축구단을 지지하는 '울트라스 맥파이'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언제나 고양시민축구단 경기를 통해 한 주를 시작하고, 한 주를 마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담았다. 가장 먼저 '라대관님과 고양시민축구단,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본다. 이어 두 번째 챕터에서는 '변화하는 대한민국 축구, 그리고 고양시민축구단'을 바탕으로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드리며 인터뷰를 마칠 예정이다.

[챕터 1] 울트라스 맥파이와 고양시민축구단, 그리고 미래

▲ 고양시민축구단과 라대관 서포터즈 ⓒ 라대관


- 가장 먼저 자신을 모르고 계실 독자분들께 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인터뷰를 응하게 된 고양시민축구단의 팬 라대관입니다. 현재하는 일은 모 수입차 업체에서 자동차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 오랜 시간 동안 고양시민축구단의 서포터 활동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로 몇 년째 이신가요?
"고양시민축구단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쭉 활동했으니깐 올해까지 9년 차입니다. 서포터 활동을 시작한 건 2004년 고양 국민은행 시절부터입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을 처음으로 응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떤 계기였을까요?
"단순합니다. 제 지역에 이 팀이 있으니까 응원하고 있습니다. 고양시민축구단 이전엔 고양국민은행을 응원했고 고양국민은행이 2006년 승격 거부를 했을 때 고양시민에 의한, 고양시민을 위한 축구팀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당시 함께하던 '보레아스'와 만든 팀이 고양시민축구단입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의 서포터즈는 '울트라스 맥파이'(ULTRAS MAGPIE)입니다. 서포터즈 명칭에 담긴 깊은 뜻이 있을까요?
"울트라스 맥파이는 2006년 고양 국민은행 시절 수원 삼성과의 FA컵 4강전을 앞두고  Northern Ultras Soul Boys 2006 (NUSB'06)라는 명칭으로 보레아스 산하 소모임으로 창단했습니다. 이후 2012년 ULTRAS MAGPIE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ULTRAS는 유럽 축구 팬들의 응원 문화이며 우리는 그 응원문화를 추구하기에 그룹명 앞에 포함하였고 MAGPIE는 우리말로 까치로써 고양시의 상징이기도 하며 고양시민축구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고양시민축구단의 유니폼은 까치에서 따온 흑백 줄무늬이기도 합니다. 초기 고양의 엠블럼은 까치가 좌우로 있는 모양의 엠블럼이었습니다.

고양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성별, 나이, 직업 등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환영합니다. 가입은 페이스북 페이지 ultras magpie 나 http://cafe.naver.com/ultrasmagpie 혹은 카카오톡 goyangfc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또는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 울트라스 맥파이의 걸개 ⓒ 라대관


- 네이버에 '고양시민축구단'를 검색할 때, 자동완성 기능에 '고양시민축구단 라대관'이 따라붙습니다. (연관검색어) 어떻게 생각하세요?
"처음엔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고양을 좋아하는 팬인 제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에 고양시민축구단을 치면 자동완성으로 제 이름이 나온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에 감사드립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이 부진을 겪으며 강등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선수단은 수당도 받지 못하면서 '꿈' 하나만을 위해 경기를 치렀습니다. 게다가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08년 처음 팀이 생겼을 때는 이런 걱정을 할 줄 전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우리가 꿈꿨던 이상은 현실이라는 벽 앞에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매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스폰서 없이 시 지원금에 의존한 채 매년 버티다 보니 시즌이 끝날 때마다 내년엔 팀이 존속이 될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간 겪던 고통에 비해 더 큰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다른 K3리그 팀에 비해 정말 적은 금액이지만 그 적은 금액조차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고 결국 의정부에 이어 두 번째 강등 팀이 되었습니다. 시즌이 끝나갈수록 점점 두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우리 팀이 정말 없어지는 것이 아닌지.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당장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까 봐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실적인 문제는 돈입니다. 그동안 고양시민축구단은 다른 구단에 비해 초라할 정도로 적은 금액으로 운영을 해왔고 그 결과 항상 하위권에 맴돌아있었습니다. 고양시는 전국에서 10번째로 100만 인구를 달성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도시 규모에 비해 스포츠 구단이 부실한 것이 사실입니다. 프로와 세미프로를 합쳐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야구팀이 존재하고 있지만 축구는 종교색이 짙은 여기저기 유랑하다가 고양시에 입성한 평균 관중 최하의 Hi FC이며, 농구는 대구에서 뺏어 오다시피 한 오리온스가 있고, 아이스하키는 춘천과 고양 두 개의 모호한 연고지를 사용하는 하이원이, 야구는 NC다이노스 2군이 있습니다.

이중 하나 고양시에서 시작된 팀 하나 없다는 것이 너무나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시에서 지원만 해준다면 고양시민축구단은 충분히 빅 클럽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그 후에 좋은 스폰서도 많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에서 조금만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해준다면 충분히 정상화되리라 생각됩니다."

- 항상 서포팅을 하면서 느끼신 감정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떨 때 가장 힘들었나요?
"얼마 전 청주 시티와의 경기 때 ULTRAS MAGPIE 그룹 원들의 각자 사정으로 인해 저 혼자 응원을 하고 있었는데 경기 끝나기 전 어울림누리 관계자분께서 제게 오셔서 응원소리가 너무 크니 조금만 작게해 달라고 요청을 하셨습니다. 누구의 지시로 온 것이냐고 물어보자 주변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제기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때 정말 너무 서러웠습니다. 확성기를 사용 한 것도 아닌데 제가 좋아하는 축구팀 응원하는 게 같은 지역주민들이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청주 FC와의 홈경기는 홈구장 사정으로 중산공원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때는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시끄럽다는 민원 제기 때문에. 홈에서 응원하는 것조차 맘 편히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의 외인 용병 선수 ⓒ 대한축구협회


- 아무래도 많은 분들께서는 고양시민축구단의 선수단을 잘 모르고 계십니다. 저 또한 모든 선수들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포팅을 해오는 동안 인상 깊었던 선수, 또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나요? 있었다면 플레이 스타일이 어땠는지, 활약도는 얼마나 컸는지 등 소개 부탁드립니다.

"선수 소개에 앞서 먼저 선수 아버지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약 4년간 매 경기 홈 이건 원정이건 상관없이 찾아오셔서 우리들에게 음료수 한 잔 사주시고 가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고양의 수비진을 책임지고 있는 김상원 선수의 아버지입니다. 처음엔 김상원 선수에게 부담이 갈까 싶어 자신의 아들이 누군지 밝히지 않으시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열심히 찾아오셨지만 지금은 고양의 팬으로써 누구보다도 애정을 갖고 매 경기 응원을 오시는 분입니다. 김상원 선수는 좌우 풀백, 중앙 수비, 때에 따라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고양엔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선수입니다. 2014시즌엔 ULTRAS MAGPIE 가 선정하는 시즌 MVP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선수 소개를 하자면,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선수들이 고양을 거쳐 갔지만 그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선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중에 인상 깊은 선수를 한 명 꼽자면 최인영 선수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최인영 선수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표 팀의 그 최인영 선수가 맞습니다. 2014시즌 전북현대 코치직에서 물러난 최인영 선수는 원래 고양시민축구단에 코치로 합류하였으나 서브 골키퍼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선수로도 등록을 하였습니다. 최인영 선수가 경기에 출전한다는 것은 우리 주전 골키퍼가 부상을 당하거나 징계를 받았을 경우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경우밖에 없었기에 사실 출전을 안 하는 상황이 오는 게 어찌 보면 좋은 것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내심 출전을 기대했었습니다.

결국 주전 골키퍼의 부상과 서브 골키퍼의 불참으로 인해 2014년 5월 10일 경주와의 홈경기에서 최인영 선수는 은퇴한지 약 20년 만에 다시 골키퍼 장갑을 꼈습니다. 그리고 최인영 선수는 그 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팀은 아쉽게 1:2로 패했습니다. 이어진 이천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 속에 경기를 마쳤지만 2:3 패배를 막지는 못 했습니다. 최인영 선수는 원래 파주 출신이지만 현재 살고 있는 고양시에 있는 고양시민축구단을 위해 무급으로 도움을 청해주셨고 그 덕분에 고양시민축구단은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없을 한국 축구 레전드의 선수 복귀로 그때 우리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에 안고 살고 있습니다."

[챕터 2]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그리고 K3리그

▲ 고양시민축구단의 스텝과 선수단 ⓒ 고양시민축구단


- K3리그가 앞으로는 두 개의 리그로 나눠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승강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반대합니다. 현재 K3리그의 대부분의 팀은 해체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판국에 하부리그를 만들어 승강제를 실시한다는 게 옳은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K3리그의 기반이 다져진 상태에서 승강제를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승강 플레이오프 때 잠깐의 흥행만 생각하고 이러한 승강제를 기획했다면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승강 제보다 리그의 안정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2006년에는 승격 거부 사태로 인해 많은 팬들이 실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대관님은 당시에 어떠셨나요? (고양 국민은행)
"2006년 고양 국민은행은 FA컵 4강에 올라가는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그때 당시 맞붙었던 팀이 울산 현대, 광주 상무, 경남FC, 수원 삼성이었는데 그 팀들과 경기하면서 내년엔 K리그에서 제대로 붙어 보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고양 국민은행이 승격 거부를 하며 뒤통수를 때렸고, 저로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크나큰 배신감에 반쯤 넋이 나갔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인시위도 해보고, 경기장 난입해서 시위도 해보고, 국민은행 경기 때마다 반대 시위를 해보고, 국가대표팀 경기 때마다 찾아가 항의 배너를 걸었지만 그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용역업체와 싸움만 붙이는 치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0년이나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덕분에 고양시민축구단이라는 진정한 우리의 팀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침묵)"

- 앞으로 대한민국의 축구리그 시스템은 현재의 K리그 클래식부터 K7까지 7개의 리그가 승강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주관적으로 볼 때, 이 7개의 리그가 승강제를 이루는 것을 어떻게 보시나요?
"아주 먼 장기적으로 보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반대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을 예로 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현재 J1, J2, J3 리그가 승강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이 좋다고 해서 단숨에 상위리그로 승격을 할 수 없습니다. 이사회의 까다로운 심사조건을 만족시켜야지 승격이 가능합니다. 또한 하부리그도 스폰서십을 유치할 만큼 시장의 규모가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큽니다.

관중 규모에서도 K리그 클래식 구단보다 많은 관중을 유치하는 J2리그 구단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탄탄한 구조가 바탕이 된 일본도 이제 막 J1, J2, J3 리그 간 승강제가 2014년에서야 실시되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근히 준비한 일본 축구리그는 이제 3부 리그까지 구축하고 차근히 도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다릅니다. 프로 리그에서 100명 단위의 관중이 들어오는 구단이 존재하고 스폰서십과의 마찰로 정상 운영이 되지 않는 구단도 있으며 선수단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구단도 있습니다. 하부리그의 현실은 더욱 암담합니다.

돈이 없어 선수가 팀을 떠나 부랴부랴 11명을 맞춰서 경기하는 팀, 원정경기 가는 중 버스가 고장 나서 몰수패를 당하는 팀, 심지어 유니폼이 없어서 매직으로 즉석에서 만들어 경기하는 팀이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 있는 리그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판국에 리그의 숫자만 늘린다고 절대적으로 그 나라 축구 시스템이 발전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지금 있는 리그, 그리고 구단들부터 제대로 운영을 하고 자리를 잡은 뒤에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의 엠블럼 ⓒ 고양시민축구단


- 많은 분들은 근방의 K3 팀이 있더라도 보러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라대관님께서 생각하시는 K3리그만의 특징이 있으신가요? 또한 K3리그를 왜 보시는지, 어떤 재미가 있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우선 제가 응원하는 고양시민축구단이 K3리그에 있으니깐 관심을 갖고 다른 팀 경기도 기회가 되는대로 보고 있습니다. 제 나름의 전력분석이라고 해야 할까요. K3리그가 사실 K리그 클래식이나 챌린지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준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는 게 목적이라면 EPL이나 라리가를 보면 충분하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 누구나 우리 반과 다른 반이 축구시합을 할 때 축구에 관심 없던 친구도 운동장으로 뛰어나와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 반이 축구시합을 하기 때문에, 다른 반에 지는 모습을 보기 싫기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던 친구도 열심히 응원을 했을 겁니다. 리그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 고양시에는 이미 프로 축구팀이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프로 리그 경기들을 즐겨 보시는 편이신가요?
"고양시에 있는 프로 축구팀이 연고이전해서 들어온 첫해 두 번 보러 간 적 있습니다. 두 번 다 시위를 목적으로 경기장 난입 등의 행위를 하기 위해 갔지 순수한 관람의 목적으로는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목적이 아니라면 보러 갈 생각이 없습니다. K리그는 집에서 가까운 팀들 위주로 자주 보러 가는 편입니다. 또한 AFC 챔피언스 리그, FA컵도 종종 보러 갑니다. 경기를 즐겨 보기보다는 주로 양 팀의 서포터들을 관찰하거나 홈 팀이 경기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매점에서는 무엇을 팔고 있는지, 입장한 관람객들에게는 구단의 용품을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하는지를 중점적으로 관찰하는 편입니다."


- K3리그가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들이 필요할까요?
"홍보가 중요한데 문제는 어떻게 홍보하느냐입니다. 고양에는 고양컵이라는 중고등학생 축구리그가 있습니다. 고양컵을 고양시와 고양시민축구단이 함께 운영을 한다든지, 아니면 고양시민축구단이 개별적으로 축구 대회를 유치하면 그만큼 지역 내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지역 축구리그가 존재합니다. 이것을 각 지역 내 K3리그 팀과 연계한다면 충분히 지역별 축구팀 홍보뿐만 아니라 K3리그도 홍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K3리그 팀이 독단적으로 운영하기에 많은 부담이 있습니다. 때문에 대한 축구 협회를 비롯해 국가적으로 K3리그를 위해 투자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응원에 임하는 울트라스 맥파이 ⓒ 대한축구협회


- 대한민국에는 K3 팀들 이외에도 수많은 실업 구단과 아마추어 클럽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관심조차 없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한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지역 연고제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지역연고제를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운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로 리그에서는 이미 몇 차례 연고 이전 사태를 통해 지역밀착이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이지만 하부리그에서는 연고 이전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당장 올 시즌 K3리그만 보더라도 천안 FC가 청주로 연고 이전하면서 청주 시티 FC가 되었습니다. 천안 원정 갈 때마다 응원하는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그나마 관심 있던 이분들이 더 이상 하부리그에 관심을 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고양시민축구단만 하더라도 화정역 광장에 지나가는 고양시민 100명에게 고양시민축구단에 대해 물어보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구단들이 자기 지역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 하부리그 팀들도 충분히 자생력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라대관님이 꿈꾸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당장 내년 개막전을 초점으로 K3리그에서 그동안 없던 퍼포먼스를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ULTRAS MAGPIE는 K3리그에서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지지자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질적인 단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퍼포먼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배너도 제작하고 응원가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고양의 지지자 문화를 우리가 만들어 나간다면 언젠가는 팬들도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고양시민축구단은 SNS를 통해 활발한 홍보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안구에 습기 차는 이야기지만 사실 고양시민축구단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구단에서 운영할 사람이 없어서 제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조금 더 활발히 홍보할 계획이 있습니다. 물론 위에 말씀드린 앞으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제 본업에 충실해야 가능합니다. 올해 말에 기술 경진대회 참가도 앞두고 있기에 시간이 되는대로 짬짬이 진행할 것입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고양시민축구단 구단주가 되고 싶습니다. 불가능한 꿈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꿈에 근접하기 위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 고양시민축구단의 서포터즈 울트라스 맥파이 ⓒ 울트라스 맥파이


- 고양시민축구단을 응원하는 한 마디, 앞으로도 지지한다는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하부리그에 있는 평범한 팀일지 몰라도 저를 비롯한 우리 고양의 지지자들에게는 인생에 모두를 차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살아가면서 힘든 직장 생활, 학업, 취업 문제 등 모두 다 주말에 있을 고양 경기를 보기 위해 다 참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냥 단순한 응원단이 아닙니다. 이 팀에 청춘을 바친 젊은이들입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도 이 팀과 함께 할 것이며, 죽어서도 끝까지 이 팀을 응원할 것입니다. 우리의 자존심, 우리의 삶, 고양시민축구단, 그리고 고양시민축구단이 우리에겐 종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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