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캄보디아 여성 폭행 사건, 대사관이 처벌 촉구
사건 동영상 현지 SNS로 일파만파...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공식 외교 문서 전달
▲ 지난 13일밤 경기도 포천의 식품공장내 주방에서 발생한 캄보디아 여성 구타사건 동영상. 이 유튜브 동영상이 페이스북 등 SNS 에 올라 캄보디아 국민들을 분노케했다. ⓒ Keo Kimsay
[기사 수정: 10월 6일 오전 11시 10분]
바로잡습니다 |
9월 19일 사건 발생 지역이 부천이라고 보도했으나, 확인 결과 포천으로 밝혀서 바로잡습니다. |
문제의 동영상에는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한 남성이 28살 캄보디아 여성의 배 위에 올라타고 주먹으로 인정사정없이 구타하는 모습이 나온다. 다만, 영상이 남성의 등 뒤에서 촬영되어 범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여성의 비명소리가 커지자 잠시 후 또 다른 남성이 나타나 이를 말리는 장면이 잠깐 나온 후 동영상이 멈춘다.
현지 영자신문 <캄보디아 데일리>는 이 남성이 성폭행하려는 의도로 여성을 구타했다고 전했다. 피해 여성 역시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측과의 면담에서 같은 내용으로 진술했다.
캄보디아 대사관, 한국에 '용의자 처벌' 요청
이 동영상이 불과 하루 만에 캄보디아 전역으로 퍼지자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이 곧바로 나섰다. 대사관에 따르면 이 사건은 추석 하루 전인 지난 13일 저녁 경기도 포천의 한 식품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용의자인 남성은 중국인 관리자다.
롱 디망체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사건 다음날 이 여성과 직접 면담을 가진 뒤 인근 병원에서 부상당한 머리를 정밀 검사하도록 조치했다. 이후 관할 경찰서에 공식 외교공문을 보내 용의자를 검거해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 중국인 관리자에게 폭행당한 28살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여성의 피멍 든 얼굴이 주한캄보디아대사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대사관측은 이 여성의 치료를 돕는 한편, 약간의 생활비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 캄보디아 대사관
▲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의 도움으로 대사관의 보호를 받으며 병원에서 두상 치료검사를 받고 있는 캄보디아 여성의 모습. ⓒ 캄보디아 대사관
주한캄보디아 대사관 공식 페이스북에는 구타당한 여성 얼굴 사진과 함께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이 올라와 있다. 현지 언론들은 캄보디아 지방 따께오 출신인 이 여성은 심한 구타로 얼굴이 온통 멍들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피해자의 주장처럼 실제로 성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구타가 이루어졌는지, 사건 당시 폭행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누가, 어떤 의도로 찍었는지 현재로선 드러난 내용이 없다.
한편, 사건 소식을 접한 현지 우리 교민들은 용의자가 한국인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라 안도하면서도, 혹시나 이 사건이 과거의 유사사건들을 연상시켜 현지인들 사이에 반한(反韓)정서가 생기지 않을까 다소 염려하는 분위기다.
캄보디아 정부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국남성과 결혼한 캄보디아 여성수가 만 명이 넘는다. 이런 이유로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공식석상에서 한국을 '사돈의 나라'(Countries-in-law)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보험금을 노린 캄보디아 출신 아내 살인사건에 이어 2014년 11월에도 한국 남편이 보험금 95억 원을 노려 임신한 캄보디아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때문에 훈센 총리는 같은 해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국으로 시집간 캄보디아 여성들을 '자신의 딸들'이라고 칭하며 "부디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