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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띄우기' 막는 비박 "구세주인듯 하면 안돼"

친박 조원진 '반기문 환영'에 제동, "대선 관리 공정·공평하게 해야"

등록|2016.09.19 12:02 수정|2016.09.19 13:55

'반기문 띄우기' 제동 건 강석호새누리당 강석호 최고위원(맨 오른쪽)이 19일 친박계의 '반기문 띄우기'에 반발하고 나섰다.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 사무총장이 구세주가 되는 양 너무 치켜세우면 그것도 정치사에 부끄러운 점 아니겠나, 그 점도 생각해볼 때"라며 친박계의 '반기문 띄우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왼쪽부터 정진석 원내대표, 이정현 대표, 조원진 최고위원, 강석호 최고위원. ⓒ 남소연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이 친박(친박근혜)의 '반기문 띄우기'에 제동을 걸었다.

강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해 다들 한 말씀씩 하시는데 훌륭한 분이 오셔서 우리 정치에 보탬이 되면 좋겠지만,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선 주자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 총장이 구세주가 되는 양 너무 추어올리면 그 또한 한국 정치사에 부끄러운 지점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대선까지 15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 반 총장 한 사람만 부각하는 대세론은 부적절하다는 얘기였다.

특히 이는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조원진 최고위원의 '반기문 환영' 발언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마이크를 잡은 조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에 귀국하는 것은 여당으로서 환영할 일"이라며 "반 총장 같은 분이 오셔서 국내 정치에 대한 부분도 관심을 가지고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 총장을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기정사실화 하고 그의 조속한 대권행보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었다.

이러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조 최고위원만이 아니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지난 15일 방미 중 반 총장과 만난 일을 거론하며 "현재 반 총장은 매우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으며, 임기 동안 공들여 온 기후협약을 마무리 하고 내년 귀국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UN 사무총장의 임기 마무리 일정을 공식 회의에서 보고한 것이다.

그는 또 "국제무대 수장으로서 그 노고에 위로 드리고, (귀국 후) 우리나라 미래 세대를 위해 힘써달라고 인사 드렸다"며 반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진석 "반기문 추어올린 것 아니지만, 관심 받고 있잖나"

귓속말하는 정진석-이정현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 도중 귓속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강 의원의 발언은 현재 당내서 정론처럼 굳어지고 있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비박 측의 우려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일례로 비박 성향의 홍문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추석 연휴 동안) 반기문 총장 얘기가 가는 곳마다 심심치 않게 나왔다고 들었다"면서도 "(반 총장이) 저력과 전략을 얼마만큼 갖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평했다. 또 "11월쯤 돼서 윤곽을 내놓지 않았을 때는 쉬운 게임이 아니다"라며 "자기 정책과 조직, 인맥이 서서히 드러나야 어떤 게임이 될 지 짐작할 텐데 현재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같은 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주자로 부각돼 있는 만큼 본인의 생각과 구상이 있으시다면 그런 부분들을 국민들에게 분명하고 투명하게 해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반 총장의 구체적인 '구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요즘은 워낙 여론이 빨리 형성되고 빨리 변하기 때문에 1년 반이나 남아 있는 시간은 충분히 긴 시간"이라며 사실상 친박 측의 '반기문 띄우기'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추어올린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 직후 강석호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추어올리지 않았고, 인사한 것이 전부다"면서 "제가 반 총장님이 무슨 흉중인지 잘 모르고, 내년 대선에 뜻이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또 "반 총장을 적극 영입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차원이 아니다"라면서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될 것 같고, 지나친 확대 해석도 경계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정 원내대표는 ''반기문 대망론'은 이제 현실'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는 "다만 (반 총장이 대선주자로) 기정사실화 되니까 저도 쏠려가는 느낌"이라며 "반 총장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국내 언론에서 지지도와 관심도를 확인시키고 있기 때문에 회자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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