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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대선출마 여부, 늦지 않은 시점에 말씀드리겠다"

도올과의 대담집 <국가를 말하다> 출간... 도올 "차기 대통령, 박원순 이상 보여줘야"

등록|2016.09.23 14:34 수정|2016.09.23 14:41

▲ 도올 김용옥 교수와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서울시제공


박원순 "현실에 등 돌리는 것은 책임있는 사람의 태도 아니다"

대권을 향한 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또 한 발짝 앞으로 나갔다.

박 시장은 23일 출간된 도올 김용옥 교수와의 대담집 <박원순과 도올, 국가를 말하다> '후서(마무리글)'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불평등, 불공정, 불신, 불균형의 '불'이 났다"고 진단하고, "서울시장 5년 내내 비가 와도 담이 무너져도 내 책임이라 생각하고 일했다, 현실에 벌어진 한국사회 모순과 고통에 등 돌리는 것은 책임있는 사람의 태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 시장은 "그래서 솔직히 (대선 출마가) 고민이 된다"며 "늘 그랬듯이 어떤 길이 국민에게 이롭고 옳은 것인지 숙고해서 늦지 않은 시점에 국민들게 말씀드리겠다"고 말해 출마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북미 순방중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왜 고민이 없겠냐'고 말해 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인 속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이어 "(대선 관련 여러 보도에서 언급되고 있는데) 내심 지난 5년의 서울혁신이 대한민국 혁신으로 이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예증이기에 솔직히 기분은 좋다"면서도 "그럼에도 언론이 경주마식으로 대선중계를 하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의 비정상적 성격은 초인적 능력을 갖춘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출발한다"며 "지금은 대선중계가 아닌 대한민국 미래설계를 먼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도올 "19대 대선은 우리민족 역사에 거대한 분기점"

▲ 박원순 서울시장과 도올 김용옥 교수의 대담집 <국가를 말하다>. ⓒ 도서출판통나무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는 이 책의 서문격인 '집서'에서 "19대 대통령선거는 우리 민족 역사, 특히 해방후 진행되어온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에 있어서 거대한 분기점을 마련하는 획기적인 이벤트"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 선거가 제대로 이뤄지면 이 민족은 살 것이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올은 "해방 이후의 우리나라 정치판도의 주역은 기실 이승만과 박정희 두 사람밖에 없다"며 "이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모두 자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지 못하는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승계 내지 반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도올은 그러나 박원순, 안희정, 송영길, 남경필, 원희룡, 이재명, 김부겸, 문재인 등 현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정치인들을 열거하고, 이들의 공통점은 해방 후 정치사를 지배해온 권력패러다임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견과 인격과 도덕과 국가비전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새롭게 어필되는 신세대 능력자들이라며 다음 선거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도올은 "나는 차기 대통령은, 박원순이 이 책에서 보여준 인품과 실력과 지식과 덕성,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인물이어야만 한다고 확신한다"며 "그 이하면 우리 민족의 자멸이요 흑암"이라고 박 시장을 치켜세웠다.

박원순 시장과 도올의 대담은 평소 교분이 있었던 박 시장쪽의 요청에 도올이 응해서 이뤄졌으며, 주말을 이용해 5회 가량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서 도올은 박 시장이 참여연대 활동을 하던 시절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당신하고 만나고 싶다"고 해서 신촌의 어느 온돌방 음식점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눴던 추억으로 얘기를 풀어나갔다.

도올은 이어 아테네 민주주의의 본질에서부터 민생문제, 남북관계, 한국역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통찰력을 보여주고, 박 시장은 5년간의 서울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책에서 딱딱한 사회담론뿐만 아니라 젊은 시절의 성장사와 사랑이야기 등도 솔직하게 풀어놓고 있는데, 특히 사회를 맡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가 즉흥적으로 제시하는 단어에 대해 각기 단답식 답변을 하는 '공안(公案)대결' 부분은 흥미진진하다.

한편, 박 시장과 도올은 오는 24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가를 말하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갖는다. 북콘서트가 끝나면 TV조선 '강적들'의 패널들과 함께하는 '박원순을 말한다' 리얼토크와 가수 김장훈씨의 공연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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