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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기요금엔 이것도 포함되어 있다

고베·간사이 지역 전기요금을 공개합니다... 태양광 발전 수입, 핵 재처리 비용도 볼 수 있네

등록|2016.09.26 10:23 수정|2016.09.26 10:32
지난 여름, 한국에서는 계속된 무더위와 열대야로 전기 요금 폭탄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 친구는 SNS를 통해 8월 전기 요금이 35만 원이나 나왔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7월의 두 배 수준입니다. 마침 일본 간사이 전력에서 전력 누진제가 바뀔 예정이니 희망자는 신청하라는 엽서 연락이 와서 그간 제가 낸 전기 요금을 알아보았습니다.

전기 요금은 사는 곳, 사회 형편, 국가 조직, 전기회사,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이나 사는 곳에 따라서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일본 전기 요금을 소개한다고 해도 제 개인적인 경험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본은 지역별로 전기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자칫 이 글이 일본의 일반적인 사실로 잘못 알려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 일본에선 여름 전기 요금은 얼마? ⓒ 박현국


위 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제가 내는 전기는 아파트와 주택 두 곳입니다. 두 곳 모두 각각 4인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보통 아파트는 시멘트 콘크리트로 지어졌기 때문에 단열 효과가 크고, 벽이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냉난방비나 전기 요금이 적게 나온다고 합니다. 주택은 보통 나무로 지었기 때문에 단열 효과도 낮고, 냉난방 효율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특히 위에서 소개한 주택은 16년 전부터 지붕에 태양광 전력 생산 장치를 달아서 쓰고 있습니다. 낮에 해가 뜰 때 생산한 전력으로 집 안에 있는 전기제품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집 안에서 쓰고 남은 전기는 전력회사에 팝니다. 이 표 오른쪽에 쓰인 수입은 그때 들어온 돈입니다.

▲ 일본 간사이 전력에서 가정용 전기 요금 누진제를 3단계에서 2단계로 바꿀 예정이니 희망자는 신청하라는 소개 그림입니다. ⓒ 박현국


그렇다고 일본 모든 주택에 태양광 발전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표에 나타난 금액이 표준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일본 주택의 태양광 발전 장치 보급률은 3%입니다(2013년 기준). 그밖에 자연 에너지 활용률은 전체 전력 생산량의 9%쯤입니다. 

일본 여름은 무덥고 특히 습도가 높기 때문에 거의 모든 거주 공간이나 사무실에 냉난방 시설은 필수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아파트나 주택 모두 냉난방 시설이 되어있고 올여름 자주 사용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전기와 가스를 같이 사용합니다. 전기는 조명이나 가전제품을 쓰는 데 사용하고, 가스는 요리나 온수를 위해서 사용합니다.

▲ 전기 요금, 전기 사용량 알림입니다. 신청하는 달의 전기 사용 양과 전기요금, 전 달, 전 년의 사용양이 같이 쓰여 있습니다. ⓒ 박현국


주택의 경우 태양광 발전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요리를 만들거나 온수를 사용할 때도 전기를 씁니다. 대신 주택의 경우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싼 전기 요금을 냅니다. 심야 요금은 낮의 반 정도입니다. 전기 소모가 많은 온수기는 심야에 작동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한 해 동안 전기 요금이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주택의 경우 7, 8월이 낮고 2월이 약 4배나 높습니다. 여름철에는 맑은 날씨가 이어져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통한 전력 생산량이 많고, 겨울철인 1, 2월에는 날씨가 흐려 전력 생산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간사이 전력 회사의 가정용 요금은 3단계 요금 체제에서 2단계 요금 체제로 바꾸고 있습니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달에 따라서 전기 요금 폭이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이번 전기 요금 고지서를 자세히 읽으면서 전기 요금 속에 사용이 끝난 핵연료의 핵 재처리 비용이 킬로와트 당 16전 엔씩 들어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참고 누리집> 간사이전력, https://kepco.jp/ryokin, 2016.9.25.
김현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hyunmeek?fref=ts, 2016.9.25.
일본 통산성, 태양광 발전 시스템 동향, http://www.meti.go.jp/meti_lib/report/, 2016.9.25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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