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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장관도 미르 재단 연루? 사장으로 있던 aT, 'K-밀' 사업 주도

[국정감사] 김현권 더민주 의원 질의에 농림부 차관 답변 "'K-밀'은 aT가 하는 사업"

등록|2016.09.26 18:53 수정|2016.09.26 18:53

▲ 지난 1일 당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나와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의 'K-meal(밀)' 사업에 미르 재단 인사를 선정한 것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T의 사장은 최근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김재수 농림부 장관으로, 김 장관이 해당 사업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준원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은 26일 국정감사에서 K-밀 사업 홍보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회에 미르 측 인사가 포함된 이유를 묻는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aT에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현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aT는 지난 4월 8일 K-밀 사업 홍보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평가위원회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는 aT 간부 2명과 농촌진흥청 연구관 그리고 미르 재단 류아무개 문화기획팀장이 참석했다.

또 사업 자체를 농림부가 아닌 aT가 주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차관은 "K-밀 사업 홍보업체를 선정하는 데 미르가 깊숙히 개입했는데, 농림부가 다 모른다고 할 수 있냐"는 김 의원 질의에 "aT에서 실무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aT가 사업 주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정감사 출석한 김재수 농림부 장관은 지난 8월 말 장관 내정자로 임명되기 전까지 aT사장을 지냈다. 김 장관은 농촌진흥청장, 농림부 제1차관을 지내고 지난 2011년 aT사장에 임명돼 5년 동안 사업을 주관했다.

K-밀 사업, 박 대통령 직접 아이디어 낸 것으로 알려져

▲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성호


당초 K-밀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농식품부의 식품 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당시 펼쳤던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 '코리아에이드(K-Aid)' 중 음식 사업으로 처음 시행됐다.

미르 재단은 푸드트럭으로 저개발국에 유아·가임기 여성 등을 위한 쌀가공 영양식품을 지원하는 이 사업에 이화여대와 함께 쌀가공 식품 개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업 홍보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뿐만 아니라 사업 당사자로 참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현권 의원은 "쌀 가공식품은 유아와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영양식품으로, 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영양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라며 "미르 재단은 지난해 10월에 설립해 뚜렷한 성과도 없고 전문성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르 재단이 공정한 절차를 거쳐 사업자로 선정됐는지 의심스럽다, 주무부처인 농림부와 aT는 공개입찰 과정을 거쳐 미르재단을 선정했는지 공개해야 한다"라며 "특히 사업 시행기관으로 미르 재단을 선정할 당시 aT사장이었던 김재수 장관이 해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르 재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와 청와대가 전경련 등 재벌기업들의 모금 과정에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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