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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평화협정 서명, 52년 내전 '마침표'

정부-반군 "내전으로 고통 받은 모든 피해자에게 사과"

등록|2016.09.27 12:00 수정|2016.09.27 12:00

▲ 콜롬비아 평화협정 서명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하며 52년간의 내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각)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로드리고 론도뇨 FARC 지도자는 콜롬비아 북부 해안 도시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평화협정 서명식에서 나란히 서명했다.

산토스 대통령과 론도뇨는 총알을 녹여 만든 펜으로 서명했고, 서로 악수하며 어깨를 두드렸다. 서명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스페인 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장애물이라도 극복해야 한다"라며 "이제 콜롬비아는 우리가 항상 꿈꿔왔던 평화로운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방향을 전환했다"라고 밝혔다.

론도뇨도 "내전으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라며 "콜롬비아는 이제 무기 없는 정치로 국가를 이끌 것이며, 우리 모두의 마음도 무장 해제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장 농민군 지도자 출신들이 1964년 결성한 FARC는 기존의 기득권 계층을 무너뜨리고 좌익정부 수립과 반미주의를 표방하며 정부군과 대립해왔다. 남미 역사상 최장기 내전으로 기록된 갈등으로 최소 26만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국민투표 '가결' 유력... 국제사회도 지원

오랜 내전에 지친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1999년부터 평화협상을 시작해 진전과 교착을 거듭하다가 2012년 산토스 대통령과 론도뇨가 마침내 지난달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잇따랐다. 미국은 평화협정 이행을 위해 3억9000만 달러(약 4300억 원)를 지원하고, 유럽연합(EU)은 평화협정 서명 직후 FARC를 국제 테러조직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날 양측이 타결한 평화협정은 오는 10월 2일 국민투표에 부쳐 전체 유권자 약 3300만 명의 13%에 해당하는 430만 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가결되면서 공식적인 구속력을 갖게 된다. 

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 밀매에 관여하고 민간인 납치를 한 FARC의 전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고, FARC의 일부 강경 세력도 무장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반발했으나 최근 콜롬비아 최대 주간지 <라 세마나> 여론조사에서 평화협정을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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