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대전시민분향소 마련 "살인정권 규탄한다"
20일 대전시국대회 때까지 운영... "특검도입으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해야"
▲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는 4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 '고 백남기 농민 대전시민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합동추모에 나섰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는 4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 '고 백남기 농민 대전시민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합동추모에 나섰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기 위한 대전시민분향소가 마련됐다.
대전지역 시민·사회·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는 4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 '고 백남기 농민 대전시민분향소'를 마련하고 합동분향에 나섰다.
이때까지 시민분향소를 운영하면서 대전시민들과 함께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또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거리현수막을 대전시내 주요 지점에 내건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10월을 세월호 진상규명·노동개악 폐기·성과퇴출제 저지·철도와 가스, 의료민영화 저지, 사드배치 반대와 한반도평화실현, 그리고 백남기 농민 살인정권 규탄을 위한 '항쟁의 달'로 선포하고 11월 12일 '2016년 민중총궐기'까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합동분향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김용우 6.15공동선언실천대전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오늘은 한반도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남북정상이 합의하여 발표한 10.4선언 9주년을 맞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현실은 한반도평화와 통일, 그리고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농민은 공권력에 의해 살해당해 우리가 그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종철, 이한열을 죽였던 정권이 6월 항쟁에 의해 무너졌듯이 다시 한 번 10월 항쟁이 간절히 요구되는 시점"이라면서 "박근혜 정권은 진단서 조작으로, 부검으로 진실을 묻으려 하고 있지만 역사는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도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원인을 놓고 2000년 전 일어났던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처럼 '병사'라고 조작하고 우기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진실은 조작되지 않고 가려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은 거짓과 조작에 나설 게 아니라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박근혜 정권은 살인정권이며 잔인한 정권"이라며 "예순 아홉살 맨손의 노인을 직접 겨냥한 물대포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공권력의 사명을 망각한 살인도구였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경찰의 살인 물대포임이 사건현장 동영상과 국회청문회 등을 통해 명백히 밝혀졌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책임자 처벌은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경찰은 사망원인을 왜곡·조작하기 위해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두자 기다렸다는 듯이 서울대병원에 경찰력을 투입하고 부검운운하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공권력의 남용으로 무고한 농민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에 대해 유족과 고인의 영정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또한, 특검 도입으로 경찰의 과잉진압과 지휘명령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시민을 향해 "우리는 국가권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생존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우리 모두가 백남기'라고 생각하면서 '백남기 농민 대전 시민분향소'를 통해 슬픔을 분노의 행동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민심을 역행하는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한 공동행동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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