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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 5개월째 천막생활, 해결책은 없나?

소반장 추용호 장인 ... 통영시 '전수관으로 이전' ... 추 장인 '원래 공방'

등록|2016.10.05 14:15 수정|2016.10.05 14:15
인간문화재가 5개월째 천막생활을 하고 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제99호) 소반장 추용호(66) 장인이 경남 통영시 도천동 소재 공방 옆 천막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통영시와 법원은 지난 5월 30일, 공방이 '도천동 테마공원 뒤편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 부지에 들어간다며 강제 집행했고, 공방 입구에는 '출입금지' 팻말을 붙여 놓았다.

추 장인은 이후부터 공방 앞에 천막을 치고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 추 장인은 공방에서 계속 작업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추용호 장인은 지난 5월 말부터 공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두 달 가까이 천막 생활하고 있다. ⓒ 이승민


통영시는 도천동에 있는 근린공원(체육시설) 쪽에 신축할 예정인 전통공예전수관으로 추 장인이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영시는 전수관을 지상 2층으로 지어 1층에 전시판매 공간을 두고, 2층에 공방을 둘 계획이다.

그리고 통영시는 '도천동 테마공원 도시계획도로'를 직선으로 내야 하고, 추 장인의 공방은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영시는 추 장인에 대한 특혜를 없애기 위해 지역에 활동하는 장인들한테 시설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추 장인은 전수관으로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 장인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전수관을 지어준다는데, 소반장을 옮기는 것은 역사성이 없고 반대다"고 밝혔다.

추 장인은 '도천동 테마공원 도시계획도로'를 직선으로 내지 말고 우회해서 공방을 그대로 두자는 입장이다. 추 장인은 "옆에 8m 정도 우회도로를 내고 이 장소에서 계속 공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추 장인의 공방이 철거 위기에 놓이자 시민과 정치권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전현희 국회의원이 이곳을 찾아 문화재청과 통영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손혜원 의원 등과 지난 9월 9일 이곳을 찾았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전수회관에서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은 맞지 않고 공방은 따로따로 두어야 한다"고, 손혜원 의원은 "공방을 따로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용호 장인의 공방을 '근대문화유산(문화재)'로 지정하자는 방안이 나왔지만, 아직 문화재청은 그 여부에 대해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과 경남도 전문(자문)위원들이 현장 조사를 하기도 했다.

옛 '통영12공방' 터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공방은 추 장인의 부친 때부터 사용되어 왔고, 역사가 120~130년 정도 된다. 이 공방은 또 세계적 음악가 고 윤이상(1917~1995) 생가 터 옆에 있다.

통영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우리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전수관으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는데,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용호 장인과 거의 함께 지내는 이승민(통영라이더)씨는 "현재는 더 이상 진행되는 거 없이 답보 상태이고, 전수관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추 선생님의 입장이다"고 했다.

그는 "추 선생님은 다른 요구 사항이 없다. 계속해서 이곳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뿐이다. 다른 욕심은 없다"며 "현재 추 선생님의 건강은 나쁘지 않고, 단지 도구도 없다보니 작업을 못해 아쉬워하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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