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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설 반대 서명서'에서 일어난 작은 반란

"장애인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등록|2016.10.07 11:36 수정|2016.10.07 11:39

서명서에 반대하는 의견 글들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것에 반대하는 성명서에 동의할 수 없을을 쓴 주민들 ⓒ 김진태


서울 강서구 A아파트 각 동에는 장애인 특수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명부가 비치되어 있었다. 교육청에서 가양동 공진초등학교 폐교부지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시설을 설립하려 하는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입주자 대표가 반대 서명을 추진한 것이다.

지역에서 특정 시설 설립을 반대하는 경우 중 하나는 시설 설립이 집값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집값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공동체에겐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화목하고 안락하게 살아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 아닐까.

그런데 한 동의 서명서에서 작은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특수학교가 있으면 좋죠. 장애인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글에 연결하여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는 주민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라는 글이 적혔다. 그 외에도 "장애우 부모를 생각해보자", "님비 안됨" 등의 글도 있었다.

추측건대 타인을 생각하는 주민들의 글들로 인해 이 서명서는 수거된 듯하다. 자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약자와 소수자들도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생각하는, '의식 수준이 높은' 주민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에서도 장애인 시설이 있는 곳에 더욱 많은 배려와 지원을 하고, 그로 인해 해당 지역을 더욱 발전된 곳으로 만드는 데 힘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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