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간호사, '귀뚜라미 창업' 나선 까닭
239귀뚜라미사업장 여수 1호 개소식... 1년 12번 생산, 내년 2월 출하 예정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식과 며느리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사업 상담을 왔다. 계약하던 날 늙은 노모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쌈짓돈을 보면서 몰래 눈물을 흘렸다."
귀뚜라미 박사 이삼구 대표의 말이다. 그의 기억에는 여수1호 사업자는 이렇게 각인돼 있다. 국립대 교수이자 ISO 한국대표였던 그는 이제 벤처기업 CEO로 변신했다. 2년전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모든 것을 내려놨다.
그후 전국에 귀뚜라미 사업장만 30여 곳에 이른다. 계속적인 상담이 줄을 잇는다. 그는 2017년 말에는 100여 개의 사업장이 생길거라 확신한다. 현재 UN FAO(세계식량농업기구)한국 대표인 그는 귀뚜라미 관련 48개의 기술특허를 보유한 사업가다. 귀뚜라미가 인류를 구할 미래식량이 될 거란다.
돌산으로 귀농한 40대 간호사
지난 6일 여수시 돌산 둔전에서 '239귀뚜라미사업장 여수1호 개소식'이 열렸다. 돌산갓김치로 유명한 이곳에 많은 이들이 모였다. 여수1호점 개소식에는 이삼구 박사를 비롯 오픈을 준비중인 여수2호, 충남 아산사업장 1, 2, 3호 사장님 등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은 천혜의 환경을 갖췄다. 귀뚜라미가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다. 일 년 내내 재배되는 돌산갓김치의 부산물은 귀뚜라미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귀뚜라미 사업에 뛰어든 여수1호 서정철(40)씨는 16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다 귀뚜라미 비전을 보고 과감히 사직서를 썼다. 귀농·귀촌을 결심했다. 그는 지금껏 모은 전 재산을 귀뚜라미 사업에 투자했다.
그런 그를 말리는 병원 동료들은 웃었다.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동료들은 제가 뜬금없이 곤충을 기른다고 사표를 쓴다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하더군요. 주변에서 퇴직하는 그날까지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지요. 퇴직까지 안정적으로 직장이 보장되어 있는데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의 모험이 무모해 보였던가 봐요."
하지만 그의 아내 김서연(37)씨는 남편이 귀뚜라미 사업에 뛰어든다니 어떤 심정이었냐는 질문에 "곤충에 대해 접해보지 않아 생소했는데 많이들 곤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 특별히 걱정되는 것은 없었다"라면서 "믿고 있으니 알아서 잘할 것이라 믿고 박사님과 인연을 통해 잘되기를 바랄 뿐"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온 가족이 귀뚜라미 키워요... "어려워도 지금 시작"
아버지 서천석(71)씨는 "아들이 귀뚜라미를 키운다고 뛰어든 것에 찬성했다"면서 "지금 당장은 직장생활이 쉬울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곤충산업의 전망이 매우 밝다, 현재는 태양이 구름을 가려서 안보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떠오르듯 미래에는 전망 좋은 사업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라고 아들의 선택을 지지했다.
이삼구 박사는 여수1호 오픈식에서 "239 귀뚜라미 사업장이 전국화로 가고 있다"면서 "전주에서 시작해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로 전국화 되는 과정에서 여수에서 1호사업장이 오픈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수는 관광객이 1300만 명이 찾는다, 흔히 귀농·귀촌은 나이 들어 하는데 반해 여수는 40대 젊은 계층이 시작했듯 이제 젊은이들이 서울로 상경할 것이 아니라 묵전묵답(묵힌 논과 묵힌 밭)으로 돌아가서 고수익이 창출되는 6차 산업에 젊은이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곳은 향후 내년 2월쯤 귀뚜라미 출하가 시작될 예정이다. 귀뚜라미는 전량 239 바이오에서 수매가 이루어진다. 239 귀뚜라미는 현재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서비스표 등 48건의 특허출원과 등록이 마무리 됐다.
귀뚜라미는 산란을 해서 7일간 부하기간을 거쳐 성충이 될 때까지 27~60일이 걸린다. 원래 1년에 한 번 산란이 이뤄지지만 귀뚜라미 대량생산과 부화시스템 특허등록을 보유한 239귀뚜라미는 최소 10번에서 최대 15번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다음은 여수1호점 서정철씨와 진행한 인터뷰다.
- 이 사업은 어쩌다가 하게 됐나.
"16년간 간호업무를 해온 베테랑 간호사다. 그러던중 귀뚜라미 정보를 알게돼 귀농을 작정해 귀뚜라미 사육에 나섰다."
-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모험을 시작했다. 두려움은 없었나.
"두려움이 많았다. 내가 가진 전 재산을 투자했는데 지금도 곤충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농촌지도사나 기관이 아직은 없다. 이삼구 박사님을 믿기에 그가 걸어왔던 모든 면에서 믿음과 확신이 들어 귀촌했다.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모두 투자했다."
- 동료들은 뭐라던가.
"웃었다. 놀라기도 하고 뜬금없이 곤충을 기른다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하더라.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 퇴직까지 안정적으로 직장이 보장되어 있는데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험이 아니냐는 말에 퇴직까지도 안보낼려고 했다."
- 아내는 어땠나.
"와이프도 제가 얘기를 해서 충분히 설득했다. 이후 아내도 납득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 돌산에서 곤충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
"돌산은 돌산갓을 비롯 친환경 농사를 많이 짓다보니 주변 환경이 깨끗하다. 귀뚜라미는 잡식성이라 모든 것을 잘 먹는다. 돌산갓으로 김치를 담은 나머지 부산물을 이용해 귀뚜라미를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곳을 택했다."
- 아버님과 함께 하나.
"온가족이 함께한다. 아버님께서 많은 힘이 됐다."
100평으로 시작하지만 2개동 더 지을 것
- 귀뚜라미는 얼마나 키우나.
"땅이 570평 규모다. 연간 10톤 정도는 생산될 걸로 예상된다. 현재 50평짜리 2개동으로 시작하는데 돈을 벌면 100평을 더 늘릴 생각이다."
-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여수에서 첫 번째로 곤충산업을 100평 이상 짓는 케이스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예상보다 3~4배씩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여수시청이 행정적으로 인허가 과정이 늦었다. 1개월 만에 끝날 것을 3개월 이상 걸렸다. 타 도시는 건축물로 보지 않고 농사용 시설로 보기 때문에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다. 그러다보니 며칠 만에 끝난다. 처음 설계사무소를 비롯 심의위원들의 일정이 안 맞아 넉 달의 아까운 시간이 그냥 지나버렸다."
- 어떤 생각이 들던가.
"처음 인허가 과정에서 제대로 안되고 시 담당자가 곤충이 농사냐 축산이냐 법규를 몰라 그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예상보다 넉달이 늦어졌다. 당장 생활비가 걱정된다. 여수시에서 귀농. 귀촌자들에게 이러한 절차를 간소화 해줬으면 좋겠다."
- 여수시에서는 귀농에 대한 지원은 없었나.
"곤충사업은 많은 기자재가 필요하다. 귀농·귀촌을 했는데 여수시가 마이크로웨이브 건조기와 저온저장창고 등 1500만원의 지원이 있었다. 여수시에 감사드린다."
- 모험이다. 만약 귀뚜라미 사업이 실패한다면 후회는 안하겠나.
"아무것도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면서 하는 것은 인생을 값지게 배우는 것이다. 다음에 할 때도 배움의 발판이 되리라 본다. 후회 안하게끔 반드시 성공하겠다."
귀뚜라미 박사 이삼구 대표의 말이다. 그의 기억에는 여수1호 사업자는 이렇게 각인돼 있다. 국립대 교수이자 ISO 한국대표였던 그는 이제 벤처기업 CEO로 변신했다. 2년전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모든 것을 내려놨다.
그후 전국에 귀뚜라미 사업장만 30여 곳에 이른다. 계속적인 상담이 줄을 잇는다. 그는 2017년 말에는 100여 개의 사업장이 생길거라 확신한다. 현재 UN FAO(세계식량농업기구)한국 대표인 그는 귀뚜라미 관련 48개의 기술특허를 보유한 사업가다. 귀뚜라미가 인류를 구할 미래식량이 될 거란다.
돌산으로 귀농한 40대 간호사
▲ 16년 베테랑 간호사였던 서정철씨가 돌산에서 사육중인 귀뚜라미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심명남
▲ 간호사를 그만둔후 귀뚜라미 사업가로 변한 서정철씨가 돌산에서 사육중인 성충이 된 귀뚜라미의 모습 ⓒ 심명남
지난 6일 여수시 돌산 둔전에서 '239귀뚜라미사업장 여수1호 개소식'이 열렸다. 돌산갓김치로 유명한 이곳에 많은 이들이 모였다. 여수1호점 개소식에는 이삼구 박사를 비롯 오픈을 준비중인 여수2호, 충남 아산사업장 1, 2, 3호 사장님 등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은 천혜의 환경을 갖췄다. 귀뚜라미가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다. 일 년 내내 재배되는 돌산갓김치의 부산물은 귀뚜라미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귀뚜라미 사업에 뛰어든 여수1호 서정철(40)씨는 16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다 귀뚜라미 비전을 보고 과감히 사직서를 썼다. 귀농·귀촌을 결심했다. 그는 지금껏 모은 전 재산을 귀뚜라미 사업에 투자했다.
그런 그를 말리는 병원 동료들은 웃었다.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동료들은 제가 뜬금없이 곤충을 기른다고 사표를 쓴다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하더군요. 주변에서 퇴직하는 그날까지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지요. 퇴직까지 안정적으로 직장이 보장되어 있는데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의 모험이 무모해 보였던가 봐요."
하지만 그의 아내 김서연(37)씨는 남편이 귀뚜라미 사업에 뛰어든다니 어떤 심정이었냐는 질문에 "곤충에 대해 접해보지 않아 생소했는데 많이들 곤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 특별히 걱정되는 것은 없었다"라면서 "믿고 있으니 알아서 잘할 것이라 믿고 박사님과 인연을 통해 잘되기를 바랄 뿐"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온 가족이 귀뚜라미 키워요... "어려워도 지금 시작"
▲ 온가족이 귀뚜라미를 키우는 서정철씨 가족의 모습 ⓒ 심명남
아버지 서천석(71)씨는 "아들이 귀뚜라미를 키운다고 뛰어든 것에 찬성했다"면서 "지금 당장은 직장생활이 쉬울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곤충산업의 전망이 매우 밝다, 현재는 태양이 구름을 가려서 안보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떠오르듯 미래에는 전망 좋은 사업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라고 아들의 선택을 지지했다.
이삼구 박사는 여수1호 오픈식에서 "239 귀뚜라미 사업장이 전국화로 가고 있다"면서 "전주에서 시작해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로 전국화 되는 과정에서 여수에서 1호사업장이 오픈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전했다.
▲ 귀뚜라미 사업가 이삼구 박사의 모습. 그는 현재 UN FAO(세계식량농업기구)한국 대표를 맡고 있다. ⓒ 심명남
그는 이어 "여수는 관광객이 1300만 명이 찾는다, 흔히 귀농·귀촌은 나이 들어 하는데 반해 여수는 40대 젊은 계층이 시작했듯 이제 젊은이들이 서울로 상경할 것이 아니라 묵전묵답(묵힌 논과 묵힌 밭)으로 돌아가서 고수익이 창출되는 6차 산업에 젊은이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곳은 향후 내년 2월쯤 귀뚜라미 출하가 시작될 예정이다. 귀뚜라미는 전량 239 바이오에서 수매가 이루어진다. 239 귀뚜라미는 현재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서비스표 등 48건의 특허출원과 등록이 마무리 됐다.
귀뚜라미는 산란을 해서 7일간 부하기간을 거쳐 성충이 될 때까지 27~60일이 걸린다. 원래 1년에 한 번 산란이 이뤄지지만 귀뚜라미 대량생산과 부화시스템 특허등록을 보유한 239귀뚜라미는 최소 10번에서 최대 15번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다음은 여수1호점 서정철씨와 진행한 인터뷰다.
- 이 사업은 어쩌다가 하게 됐나.
"16년간 간호업무를 해온 베테랑 간호사다. 그러던중 귀뚜라미 정보를 알게돼 귀농을 작정해 귀뚜라미 사육에 나섰다."
-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모험을 시작했다. 두려움은 없었나.
"두려움이 많았다. 내가 가진 전 재산을 투자했는데 지금도 곤충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농촌지도사나 기관이 아직은 없다. 이삼구 박사님을 믿기에 그가 걸어왔던 모든 면에서 믿음과 확신이 들어 귀촌했다.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모두 투자했다."
- 동료들은 뭐라던가.
"웃었다. 놀라기도 하고 뜬금없이 곤충을 기른다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하더라.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 퇴직까지 안정적으로 직장이 보장되어 있는데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험이 아니냐는 말에 퇴직까지도 안보낼려고 했다."
- 아내는 어땠나.
"와이프도 제가 얘기를 해서 충분히 설득했다. 이후 아내도 납득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 돌산에서 곤충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
"돌산은 돌산갓을 비롯 친환경 농사를 많이 짓다보니 주변 환경이 깨끗하다. 귀뚜라미는 잡식성이라 모든 것을 잘 먹는다. 돌산갓으로 김치를 담은 나머지 부산물을 이용해 귀뚜라미를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곳을 택했다."
- 아버님과 함께 하나.
"온가족이 함께한다. 아버님께서 많은 힘이 됐다."
100평으로 시작하지만 2개동 더 지을 것
▲ 간호사를 그만둔후 귀뚜라미 사업가로 변한 서정철씨가 아버지와 사육중인 귀뚜라미를 보이고 있다. ⓒ 심명남
- 귀뚜라미는 얼마나 키우나.
"땅이 570평 규모다. 연간 10톤 정도는 생산될 걸로 예상된다. 현재 50평짜리 2개동으로 시작하는데 돈을 벌면 100평을 더 늘릴 생각이다."
-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여수에서 첫 번째로 곤충산업을 100평 이상 짓는 케이스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예상보다 3~4배씩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여수시청이 행정적으로 인허가 과정이 늦었다. 1개월 만에 끝날 것을 3개월 이상 걸렸다. 타 도시는 건축물로 보지 않고 농사용 시설로 보기 때문에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다. 그러다보니 며칠 만에 끝난다. 처음 설계사무소를 비롯 심의위원들의 일정이 안 맞아 넉 달의 아까운 시간이 그냥 지나버렸다."
- 어떤 생각이 들던가.
"처음 인허가 과정에서 제대로 안되고 시 담당자가 곤충이 농사냐 축산이냐 법규를 몰라 그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예상보다 넉달이 늦어졌다. 당장 생활비가 걱정된다. 여수시에서 귀농. 귀촌자들에게 이러한 절차를 간소화 해줬으면 좋겠다."
- 여수시에서는 귀농에 대한 지원은 없었나.
"곤충사업은 많은 기자재가 필요하다. 귀농·귀촌을 했는데 여수시가 마이크로웨이브 건조기와 저온저장창고 등 1500만원의 지원이 있었다. 여수시에 감사드린다."
- 모험이다. 만약 귀뚜라미 사업이 실패한다면 후회는 안하겠나.
"아무것도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면서 하는 것은 인생을 값지게 배우는 것이다. 다음에 할 때도 배움의 발판이 되리라 본다. 후회 안하게끔 반드시 성공하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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