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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관심사, 적극 추진해야" 미르재단 특혜 의혹 문서 사라졌다

[단독] LH 국무회의 보고 파일, 의혹 제기 후 삭제돼... 윤영일 "의혹인정이자 증거인멸"

등록|2016.10.11 17:59 수정|2016.10.11 17:59

▲ 서울 강남구 학동로 '재단법인 미르'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 권우성


청와대 비선실세 개입 의혹이 불거진 미르재단 특혜 의혹을 담은, 그리고 "VIP(박근혜 대통령) 관심사"라는 표현까지 명시됐던 공공기관 공개 보고서가 갑자기 사라졌다. 국회의 문제제기 직후 해당 보고서가 사라진 것이라 자료 은폐 의혹이 제기된다.

<오마이뉴스>가 11일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을 확인한 결과, '한-이란 K타워(tower) 프로젝트 MOU' 게시글의 첨부파일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성한 'MOU 국무회의 보고' 파일이 삭제됐다.

삭제된 파일에는 K-타워 프로젝트가 "VIP(대통령) 관심사로서 한-이란 공동선언문에 포함돼 있어 적극적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K-타워프로젝트, 대통령 이란 순방 결과물

▲ <오마이뉴스>가 11일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을 확인한 결과, '한-이란 K타워(tower)프로젝트 MOU' 게시글의 첨부파일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성한 'MOU 국무회의 보고' 파일이 삭제됐다. 삭제된 파일에는 K타워프로젝트가 "VIP(대통령) 관심사로서 한-이란 공동선언문에 포함돼 있어 적극적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 소중한


'K-타워 프로젝트' MOU는 5월 2일 박 대통령 이란 순방 당시 체결됐고, 한-이란 공동성명에도 담긴 주요한 사업이다. 또한 국민의당 최경환·윤영일 의원이 지난 4일 해당 MOU 문서에서 "미르재단이 (사업의) 주요주체"라는 문구를 발견해 특혜 의혹에 휩싸인 사업이기도 하다(관련기사 : 미르재단 또 특혜 의혹, 'VIP 관심' 사업에 '주체'로 등장).

<오마이뉴스>는 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4일부터 해당 파일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삭제된 후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 해당 파일은 다시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다.

종합하면 최경환·윤영일 의원이 'K-타워 프로젝트'와 관련 미르재단 특혜 의혹을 문제 삼자, 곧바로 LH가 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거론한 국무회의용 보고 파일을 삭제했고, 여지껏 복원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삭제된 파일은 이 뿐만이 아니다. K타워프로젝트 MOU 문서의 한국어 번역본도 게시글에서 사라졌다. 한국어 번역본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이 돋보이도록 오역(기자 주 : 'One of the organization(기관 중 하나)'를 '주요 주체'로 표기)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관련기사 : 미르재단 돋보이려고? LH, 국가문서 '뻥튀기 번역').

이와 관련, 윤영일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파일 삭제는 미르와 관련된 의혹을 인정한 것이며 증거인멸이다"라며 "이제라도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비롯한 국회의 정당한 요구에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응해야 된다"라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LH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4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총 6차례 담당자의 사무실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담당자와 통화하지 못했다. 6차례 통화를 시도하는 동안 전화를 대신 받은 다른 직원들은 "자리를 비웠다", "상부에 보고 중이다" 등의 상황을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들에게 "담당자가 돌아오면 전해달라"라며 연락처를 남겼지만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

▲ <오마이뉴스>가 11일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을 확인한 결과, '한-이란 K타워(tower)프로젝트 MOU' 게시글의 첨부파일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성한 'MOU 국무회의 보고' 파일이 삭제됐다. 위는 지난 4일 이전 해당 게시글의 첨부파일이고, 아래는 11일 확인한 게시글의 첨부파일이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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