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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풍피해액 1930억, 지원액은 129억 불과

최문순 지사 등 전국에서 복구 봉사활동 이어져

등록|2016.10.13 13:27 수정|2016.10.13 13:27

▲ 지난 5일 제18호 태풍 차바로 침수된 울산 중구 태화시장에서 7일 상인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 수백 개 상가가 모두 침수돼 피해가 컸다. ⓒ 박석철


지난 5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로 피해가 컸던 울산의 전체 피해금액은 193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확보된 지원금액은 129억 원에 불과해 복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울산시는 13일 이같은 중간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지방·중앙합동조사반을 통해 오는 15일까지 정확한 피해규모 조사와 피해금액을 산정해 국가재난관리시스템 입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20일까지 구체적인 피해복구계획을 수립·확정할 계획이다.

울산, 태풍으로 6289건 피해 접수... 피해금액 1930억 원

울산에서는 5일 새벽 2시 태풍주의보, 6시 30분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이날 최대 누적 강우량은 북구 매곡지역 382.5mm,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울주군 삼동지역으로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131.5mm을 기록했다. 이 강우량은 울산 기상관측 이래 최대로 기록됐다.

이어 5일 낮 12시 30분 태화강은 홍수주의보 수위인 4.5m, 12시 55분 홍수경보 수위인 5.5m를 기록했으며, 오후 1시 최고 수위인 5.64m에 도달하면서 둔치가 완전 침수됐다. 태화강에 합류하는 중구의 약사천·유곡천, 남구 여천천, 울주 보은천 등 주요 지천도 범람했다.

특히 배수시설이 부족한 저지대에 기습적인 폭우와 만조가 겹쳐 중구 태화·우정시장의 230개 전 점포가 침수되고 울주 반천 현대아파트는 지하주차장과 차량 600여대가 침수됐다.

또한 131.5mm의 집중호우가 내린 울주 삼동면의 보은천이 범람해 주택 120여동, 삼동초등학교,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 북구 대안마을은 신명천 범람으로 제방도로 4㎞가 유실되고 상수도·전기가 두절돼 159세대 320명이 고립됐다. 374mm 집중호우가 내린 북구 화동마을의 주택 100여세대가 침수됐다. 이밖에 소규모 하천·소하천 205개소, 도로·교량  151개소, 수리시설 75개소 등이 파손되고 현대자동차 1·2공장의 침수로 공장 가동 중지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울산지역에서는 사망 3명, 145세대 33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침수 2968건, 차량침수 1670건, 도로파손 618건 등을 비롯한 모두 628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같은 각 구·군 피해금액을 합산한 결과 13일 현재 193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지원금은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 원과 구·군 조정교부금 25억 원, 예비비 20억 2800만 원, 재난관리기금 30억 원, 재난구호기금 23억 9400만 원을 포함한 129억 원으로, 울산시는 우선 이 금액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문순 강원지사, 직원들과 복구에 참여

이처럼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울산이지만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에게 용기를 내고 있다.

우선 10월 5일 오전 2시 태풍주의보 발령 후 울산의 공무원 2979명이 비상근무를 시작한 데 이어, 오전 6시 30분경보가 발령된 후에는 전 공무원이 비상 동원했다. 이들 울산시 및 구·군 전 공무원은 현재 피해복구 현장에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타 시도 공무원의 품앗이 동참이다. 특히 지난 9일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강원도 직원 361명이 울산을 방문해 피해 현장에서 함께 복구작업을 펼쳤다. 이 봉사활동에는 재울강원도 출향도민 100여명도 함께 했다.

이외 울산의 태풍 피해 현장에는 해병대, 공수여단, 육군 등 군장병과 광주의용소방대, 경북안전기동대, 경북여자의용소방대원 등 전국에서 참여한 자원봉사로 복구에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대구시, 밀양시, 포항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 건설장비와 양수기 등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장비 188대를 지원했다. 민간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서비스와 귀뚜라미 보일러가 침수차량 점검과 보일러 수리 봉사에 동참했다. 이외 전국에서 개인, 기관단체가 보내오는 구호물품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전국적인 도움으로 피해지역 내 상수도·전기시설이 응급복구되고 주요 간선도로망을 복구 완료했다. 울산시는 "소규모 도로, 교량, 제방 등은 70% 정도 응급복구 중에 있다"면서 "공무원, 각급단체, 기업체, 타지역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해 상가·공동주택·태화강 둔치의 침수지역 청소 작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시는 "전국에서 한 가족처럼 도움을 주시고 있어 감격하고 있다"면서 "태풍 피해를 받은 시민들이 빠른 시일 내 생업에 복귀하고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안안 홍수대책, 턱없이 부족한 복구비용

이처럼 태풍피해 금액에 비해 재난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울산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 지원규모 확대를 정부에 건의하고, 울산시 경영안정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등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태풍피해를 계기로 울산권 풍수해종합평가를 실시해 사전준비사항과 초기대응상의 문제점과 제반 방재시설 기준에 대한 전면조사 등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울산시는 밝혔다.

울산시는 "피해가 큰 태화시장 주변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배수펌프장 2개소와 유수지 2개소 및 우수관거 827m 정비를 위한 사업비(500억 원)를 정부에 긴급 지원 요청했다"면서 "또한 울산지역 최대 식수공급원인 회야댐은 수문없이 건설돼 환경부로부터 '호우시 월류로 인한 재난에 취약성이 높은 댐으로' 평가된 바 있어 수문설치 사업비(1200억 원)를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울산시는 "태화강은 침수·범람 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초래되므로 체계적인 경보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첨단기술을 이용한 각종 센서 및 경보장치는 물론 유량·수위 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GPS기반의 예측·분석시스템 개발 등 홍수 예측종합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비(30억원)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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