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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감독 "<자백> 예매율 3위인데... 멀티플렉스가 정권 눈치 봐"

개봉일 13일 현재 상영관 121개뿐,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도 28개만 배정

등록|2016.10.13 14:25 수정|2016.10.13 14:25

▲ 영화 <자백> 포스터. 예매율에 비해 상영관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엣나인


영화 <자백>이 개봉 첫날인 13일 예매율 3위에 올랐음에도 (영화진흥위원회 실시간 예매율 집계 결과 13일 오후 1시경 4위) 예매율에 상응하는 상영관 배정을 받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승호 감독은 개인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자백>보다 예매율이 낮은 영화들이 몇 배나 많은 영화관을 배정받았다. 이는 차별이다"라고 주장했다.

최승호 감독은 13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멀티플렉스가 정권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매율이 <자백>보다 비슷하거나 낮은 영화들이 CGV에서 100개 이상 영화관을 배정받았는데 <자백>은 고작 28개만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자백>이 민감한 영화이고 국정원을 겨냥하고 정부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자백>은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고발한 영화다.

현재 전국에 <자백> 상영관 121개

이런 멀티플렉스의 상영관 문제는 예견된 바 있다. 최승호 감독은 지난 9월 5일 영화 <자백> 언론 시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멀티플렉스 상영관 확보의 어려움을 알렸다. 당시 최승호 감독은 "상영관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멀티플렉스 쪽에서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도 상영관이 훨씬 적게 열렸다는 입장이다. 그는 "적어도 150개관 정도 돼야 전국에서 빠짐 없이 볼 수 있을 텐데 현재 121개 수준이니 못 미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어 "<자백>을 이 정도 영화관에서라도 상영할 수 있는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멀티플렉스가 준 선물이 아닌 시민들이 싸워서 확보한 공간"이라고 못 박았다.

▲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3년 동안 취재해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을 만든 최승호 <뉴스타파> PD. ⓒ 유성호


최대 멀티플렉스 CGV, 상영관 가장 적어

최 감독은 특히 한국에서 가장 큰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CGV가 관이 제일 많기 때문에 상영관 숫자도 제일 많아야 온당한데 다른 멀티플렉스 체인인 메가박스나 롯데시네마와 비교해도 CGV 상영관이 가장 적다"고 말했다.

그는 "CGV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크린 수는 감독의 인지도와 예매율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결정해 배분한다고 말했는데 내 인지도가 현재 개봉 중인 영화의 감독이랑 비교해서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 감독은 "과거 <다이빙벨>도 상영관 확보를 해주지 않은 이유가 '예고편 조회 수가 낮기 때문'이라더라"라며 "<다이빙벨>은 개봉 당시 검색도 많이 되고 인지도도 높았던 영화다. 이들의 주장에 논리적인 모순을 대면 또 다른 기준을 들고나오니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거 <다이빙벨>에 대한 멀티플렉스의 차별 행위에 대해 "<다이빙벨>은 예고편 조회 수가 높지 않고, 배급사의 홍보가 미흡했기 때문에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않은 멀티플렉스의 결정이 불공정행위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최승호 감독은 <자백>이 "<다이빙벨>이나 <천안함 프로젝트>와 같은 영화와 비교해서 상영관이 많이 열렸지만 멀티플렉스의 횡포는 여전하다"며 "<자백>에 관객이 얼마나 드는지에 따라 스크린 숫자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지켜보면 멀티플렉스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스크린을 배정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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