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화 비리척결!"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앞. 초록색 피켓을 손에 든 이화여대 교수 100여 명과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의 구호 소리가 교내에 울려퍼졌다. 최경희 이대 총장의 전격 사퇴 이후에도 교수들과 학생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 문제와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특혜 의혹 문제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본관 앞을 출발한 교수들과 학생들의 교내행진은 정문과 대강당을 지나 다시 본관 앞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행진하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해방이화 비리척결"을 외쳤다.

오른발에 붕대를 감은 한 학생은 목발을 짚고 행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오마이TV와 만나 "힘들었는데 학교의 역사적인 날이니까 (행진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행진에 앞서 이대 교수 100여 명은 본관 앞에서 학생들의 뜨거운 지지와 응원 속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수들은 '이화는 우리가 바로 세우겠습니다' '특혜입학 비리해명'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고, 학생들은 '미꾸라지 한 마리로 진흙탕된 이화' '금메달, 다그닥, 성공적' 등의 피켓을 흔들었다.

먼저 김혜숙 이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최경희 총장 사퇴와 관련, "8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본관에서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승리의 뜻을 전하게 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힌 뒤 학내 민주화, 학생 안위 보장 등을 거듭 요구했다.

특히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입시·학사관리 특혜 의혹 진상규명도 촉구했다.

"최근 들어 교수들을 더 경악하게 한 것은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의 딸 정모양과 관련된 사안이었습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모든 학사행정을 일거에 무효화하고 대학의 존립근거를 위협하는 폭거임이 분명합니다."

박경미 기독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권의 가장 추악한 부분과 결탁한 비리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 부분들에 대해서는 눈을 똑바로 뜨고 박근혜 정권과 최경희 총장과 그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해왔는지 바라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교수협의회는 11월 3일 학생들과 교직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