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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여는 디지털 사진전, 벌써 11회째

'황혼의 길손' 제11회 사진전

등록|2016.10.21 10:03 수정|2016.10.21 11:25

IMG_1제11회 ‘황혼의 길손’ 사진전 초청장 ⓒ 라영수


노인들이 디지털 사진전을 연다는 것도 낯설게 들리는데, 그것도 열 한번째로 사진전을 연다니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11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단다.

오는 11월 9일 11시에 안산시 상록구청 시민홀에서 '황혼의 길손' 제11회 사진전시회 개막식이 거행된다. 구청 로비에서 1주일간 노인들 사진작품들이 전시되며, 시민들 대상으로 영정을 무료로 찍어주는 행사가 같이 열린다.

은빛둥지가 경기도 안산의 한구석 본오동에서 조용히 둥지를 튼지 어언 16년, 동네 노인들의 조그마한 컴퓨터 동아리는 이제 지역사회를 넘어 한국노인들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며 행동하는 노인사회단체로 성장하였다.

인류사상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오늘날 노인들은 관계기관과 정부도 내지 못하는 해결책을 찾아 스스로 자각하여 행동하는 지혜가 필요하게 되었다. 은빛둥지는 노인 스스로의 자각과 행동이 중요함을 절감하였으며, 그 결과로 11회나 되는 사진전이다.

은빛둥지에는 1년 과정 사진학습반이 2005년 개설되어 오늘에 이른다. 사진을 찍은 적 없는 노인들 20여명이 1년간 전국 명산대천을 다니며 촬영공부를 한다. 찍은 작품 중 한두 작품씩 골라 모두 100여점을 골랐다. 1년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에는 '시베리아, 시베리아 특별전'이 마련됐다. 왜인들에게 강탈당한 배달민족 상고사의 터전이자 민족 대약진기에 큰 무대를 이뤄줄 시베리아를 탐사하며 찍은 사진들이다.

IMG_2축제에 참가한 사하공화국 주요 원주민들과 함께 ⓒ 라영수


'황혼의 길손' 사진전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자신이 배운 사진기술을 다른 노인들과 나눈다는 점이다. 영정봉사 현장 스튜디오가 설치되어 현장에서 무료 영정사진을 촬영하고 제작을 해주는 노노봉사(老老奉仕)가 매번 이뤄진다.

매년 500명 이상 노인들에게 영정을 봉사해왔고 올해까지 수혜자는 6000명이 넘어섰다. 사진전 개막식에서는 금년에 촬영제작된 영정을 증정하는 증정식이 열린다. 봉사자나 수혜자가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훈훈한 드라마의 한 장면이 연출된다.

사진반 봉사는 이에 그치지 아니하고 사회단체들의 활동을 기록해 가는 기록 봉사자 역할도 수행한다.

사회적경제지원 부서가 수행하는 아카데미, 통일을 부르는 사람들이 꾸려가는 '통일포럼',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노인', 이건흥 민족사특강 시리즈, 본오실록 등 지역에서 일어나는 오늘을 영상아카이브로 만들어가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보호대상 노인들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분야의 일을 찾아내어 적극 참여하 함으로서 이 사회의 한 자원으로서 자랑스럽고 살아가는 노인들, 활동적인 여생을 살아가며 디지털시대의 노인상은 어떠한 것인가를 알려주는 이 사진전시회는 'Digital Ageing'의 표상인 것이다.

은빛둥지 노인들은 11년간 전시회를 열며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했다. 일회성 사진전으로 그치지 않았다. 노인문제가 인류 재앙으로 다가오는 어두운 오늘날 '황혼의 길손' 사진전을 통하여 한줄기 '해결'의 빛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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