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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통신망 사회, 전자방사선 피폭 '아찔'

고쇼 히로에의 〈오염의 습격〉

등록|2016.10.23 17:19 수정|2016.10.23 17:19

책겉표지고쇼 히로에의 〈오염의 습격〉 ⓒ 상상채널

2011년 사망하기 전,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에게 <뉴욕타임즈> 기자가 그런 질문을 던졌다고 하죠. "당신의 아이들은 아이패드에 얼마나 빠져 있나요?"하고 말이죠. 그때 잡스는 "우리 아이들은 아직 아이패드를 사용해 본 적이 없어요. 나는 아이들에게 하이테크 이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고 하죠.  
왜 잡스가 그렇게 웃으며 말했을까요? 이른바 아이패드 사용에 따른 전자파, 다시 말해 '전자방사선'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그런 모습은 잡스뿐만 아니라 하이테크 기업이나 벤처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들의 가정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하이테크 등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하죠.

"전자방사선 피폭은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세로토닌과 관계가 있다. 불면은 일주기 생체리듬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일주기 생체리듬을 조정하는 호르몬은 멜라토닌이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에 마그네슘이 결합해 만들어진다. 결국 멜라토닌은 세로토닌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그리고 멜라토닌이 전자방사선 피폭으로 감소한다는 사실도 달 잘려졌다."(67쪽)

고쇼 히로에의 〈오염의 습격〉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심지어 사물 인터넷(loT)조차도 전자방사선 피폭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그것이 불면증과 우울증과 기억력 감퇴는 물론 피부질환, 관절통, 당뇨병, 심장병 등 다양한 신체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래서 전자파라는 말보다 '전자방사선'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방사선이라면 왠지 원폭이나 원전과 같이 두려운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전자파란 말에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는다고 하죠.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문제가 되는 것은 전자방사선이라고 합니다. 원폭은 크게 터지는 것만 문제 삼지만, 전자방사선은 가랑비에 옷 젖는 것과 같은 격이라고 하죠. 훨씬 더 심각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20세 이전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1년 이상 사용)은 신경교종과 청신경종 발병 위험이 약 5배 증가했다. 무선 전화에 관해서도 20세 이전부터 사용한 사람은 신경교종의 발병 위험이 4.4배로 증가했다."(80쪽) 

그런 전자방사선 피폭을 막고자 일본이나 미국, 네덜란드나 영국 등지에서 여러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각 가정의 전력 소비 데이터를 수집해 전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스마트 미터기' 설치에 대해서 각국의 지역 주민이 거세게 반발한다고 하죠. 미시간 주에서는 아홉 개 지자체가 그것의 도입을 반대했고, 네덜란드와 영국은 강제로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와 같은 전자방사선 노출에 심각하게 대처해야할 대상은 태아나 산모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교육의 ICT화', '유비쿼터스 인터넷 사회', '공립학교 내 LAN 설치 비율 83.6%', 그리고 '12개 회사가 연합해 디지털 교과서 공동개발' 등을 실현코자 하지만, 그에 따른 역학조사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오직 하나겠죠. 아이들의 부드러운 뇌를 전자방사선으로부터 지켜주고자 하는 것 말이죠.

"60개의 계란을 넣은 부화기 2세트를 준비한다. 그런 후 한쪽에는 부화기 중앙의 달걀 위쪽 1cm 지점에 휴대전화를 통화모드로 두고 경과를 지켜보았다. 그러자 휴대전화를 두지 않은 부화기는 계란의 평균 폐사율이 12%였지만, 통화모드 상태의 부화기에서는 72%에 달했다. 전자방사선의 영향을 받은 계란은 그렇지 않은 계란보다 약 6배 폐사율이 높았다."(95쪽)

한편 이 책은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그리고 태블릿PC 등의 전자방사선의 위험성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생활화학물질의 위협에 대해서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다국적 기업이 전개하는 '향기용 유연제'라든지, 유전자조작 식품(GMO) 등이 그것이죠.

"비누는 씻어 거품이 사라지면 계면활성력도 사라진다. 설사 체내에 들어가도 기름과 소금으로 변하기 때문에 해는 없다. 환경 속으로 방출되더라도 생분해성이 빨라 하루면 완전히 분해된다. 그리고 강과 바닷속에서는 수중 미생물의 안전한 먹이가 된다. 그런데 합성세제의 경우 합성 계면활성제의 계면활성력은 영원히 지속되고 성분의 생분해성도 낮다. 분화되더라도 강이나 바닷속에서는 물고기의 아가미나 미생물의 세포를 파괴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248쪽)

"몬산토가 전 세계의 종자를 수중에 넣은 수법은 '자살 종자 기술'이었다. 이 수법은 작물에 열리는 2세대 독물이 생성되어 종자가 스스로 자살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캐나다에 본부를 둔 국제시민단체(RAFI)는 자살 종자 기술을 '끝장내다'라는 영어 'terminate'에 비유해 '터미네이터 기술'로 명명했다. 이 기술은 그 동안의 역사적 순환 즉, 농민이 직접 종자를 수확하고 그 종자를 소중하게 보관한 후 다음 해 다시 씨를 뿌리는, 인류가 몇 천 년이나 이어온 역사의 흐름 그 자체를 끊어버렸다."(277쪽)

우리나라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도 실은 그와 같은 계면활성제 때문이죠. 앞서 말한 전자방사선 피폭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는 치약, 샴푸, 바디거품, 여성들이 30분 넘게 정성을 들여 화장하는 화장품, 그리고 세탁용 합성세제와 주방용 합성세제 등, 그 어떤 것도 계면활성제가 안 들어간 게 없을 정도라고 하죠.

놀라운 사실은 농약 중독조차도 실은 계면활성제 중독 때문이라고 하죠. 독성에 약하다고 알려진 농약 중독 증세로 사망한 경우를 보면 실제로는 계면활성화의 독성 때문입니다. 여름철 화장품 회사들이 내놓는 UV케어 제품도 그렇고, 머리에 바르는 염색약 역시 그 유해성이 강하다고 하죠.

이 책은 그래서 전자방사선 피폭을 막을 수 있는 방법과 계면활성제 중독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 몇 가지만 옮겨보고자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정확하고 꼼꼼한 사항들까지 체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휴대 단말기를 머리에서 멀리 둔다. 통화시간을 가능한 한 짧게 한다.
* 스마트폰을 몸에 붙이지 않는다. 아기 머리 가까이에서 스마트폰 사용은 금한다.
*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두지 않는다. 머리맡에서 충전하지도 않는다.
* 밤 10이후에는 Wi-Fi도 끄고, 스마트폰도 끈다. 알람은 시계로 맞춘다.

*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먹어도 안전한 성분, 자신이 만든 화장수(유자 씨+소주, 삼백초 꽃+소주)등을 사용한다.
* 치약 대신 소금으로, 비누 대신 물로 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의류 세탁은 합성세제가 아닌 비누 혹은 소다를 사용한다.
* 유연제를 넣지 않는다. 사용할 때에는 식초를 사용한다.
* 화장실 용변 내리는 물에 변기 세정액·소독약을 넣지 않는다.

* 유전자 조작의 가능성이 있는 음식은 사지 않는다. 직접 길러서 먹으면 최상이다.
* 미네랄·비타민이 풍부하고 해독 효과가 있는 식재(콩류, 종자류, 해조류, 채소, 생선, 표고버섯, 구황작물)를 사용한다.
*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높은 파, 양파, 마늘, 생강을 자주 섭취한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사회, 화려한 미모의 변신 사회, 편리한 맞품 밥상 사회, 그 모든 이미지들이 뭔가 획기적인 대 전환을 가져다 줄 것 같고, 우리 사회를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 같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빠르고, 아름답고, 편리한 게 결코 좋은 게 아님을 말입니다. 그런 사회로 진입하기 이전에 철저한 역학조사와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겠죠. 그것이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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