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결명자와 차조기를 거뒀습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가을걷이의 계절입니다. 봄에 씨앗을 뿌린 결명자는 제 키 만큼 자랐습니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다릅니다. 보통 결명자는 10월 말에 거둬들입니다. 그런데 올해서는 벌써 씨가 다 벌어져 아래쪽에는 땅에 떨어져 남은 게 없습니다.
저희가 가꾸는 땅 둘레에는 여러 어르신들이 푸성귀를 가꾸고 있습니다. 배추와 고추, 오크라, 브로콜리, 시금치, 미즈나 따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모두들 땀을 흘려가면서 열심히 가꿉니다. 단순히 씨를 뿌리고, 거둬드리는 것이 아니고, 벌레와의 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밀하고 열심히 관리하십니다.
이제 완두콩을 심을 때라고 하면서 아직 씨앗도 뿌리지 않았는데 완두콩이 자라면 뻗어갈 망을 치고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갖춰진 다음 씨를 뿌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일본 사람들의 철저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만 완두콩이 그다지 많이 열리지 않는다고 푸념을 하십니다.
올해는 가뭄이라고 생각했는데 둘레 어르신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비가 올 때는 많이 오고, 오지 않을 때는 오지 않아서 일조량이 풍부해서 빨지 자라지 않았느냐고 하십니다.
해마다 10월 초 집 둘레 울타리나 뜰에 심어놓은 금목성 향기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10월 두째 주인 요즘 금목서가 이제사 향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때보다 2주 쯤 늦습니다.
결명자 밭에는 어디에서 옮겨왔는제 씨를 뿌리지도 않은 차조(즈)기가 가득합니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하루 뽑아놓았다가 씨앗을 털어보았습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들깨와 같은 씨가 떨어졌습니다.
차즈기는 시소(紫蘇)라고 해서 일본 사람들이 많이 먹는 푸성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깨잎에 삼겹살을 싸서 먹는 것처럼 일본 사람들은 차즈기 잎 위에 생선회를 올려놓고 먹습니다. 생선 비린내고 가시고, 소화를 돕는다고 합니다.
들깨와 차조기는 같은 꿀풀과 들깨속에 속하는 푸성귀입니다. 다만 차조기는 자주색과 녹색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기가 조금 다릅니다. 같은 과, 같은 속에서 다른 향이 나는 것은 자연의 신비입니다. 자주색 차즈기 보다 녹색 차조기가 더 잘 자라고 자주 보입니다. 제가 가꾸는 결명자 밭에도 녹색 차조기가 자라고 있습니다.
차즈기 씨앗은 들깨와 똑같습니다. 다만 딸에 떨어져서 자랐기 때문인지 차즈기 씨앗이 작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들깨는 들기름을 짜서 먹습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차즈기 씨앗으로 기름을 짜지는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차즈기 씨앗을 요리술과 설탕, 간장을 같이 넣고 불에 졸여서 우리나라 사람들 양념장처럼 여러 가지 먹거리를 만들때 조금씩 넣어서 먹습니다.
같은 꿀풀과 들깨 속의 들깨와 차조기를 먹는 법이 우리나라와 일본이 각각 다른 것을 보면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들깨 잎을 소개하고 향을 맡으면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삼겹살 먹을 때 맛보았다고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일본사람들 가운데서도 나이드신 분들은 들깨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래 전 어려서는 먹은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 거리는 아마도 들깨와 차조기 사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참고문헌> 정재민 외, 한국의 민속식물-전통지식과 이용, 국립수목원, 2013.12
김종원, 한국 식물 생태 보감 1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 자연과생태, 2013.12.
▲ 하얗게 말라버린 결명자 꼬투리에 잠자리가 앉았습니다. 왼쪽 사진은 가을겆이를 앞둔 결명자입니다. ⓒ 박현국
저희가 가꾸는 땅 둘레에는 여러 어르신들이 푸성귀를 가꾸고 있습니다. 배추와 고추, 오크라, 브로콜리, 시금치, 미즈나 따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모두들 땀을 흘려가면서 열심히 가꿉니다. 단순히 씨를 뿌리고, 거둬드리는 것이 아니고, 벌레와의 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밀하고 열심히 관리하십니다.
이제 완두콩을 심을 때라고 하면서 아직 씨앗도 뿌리지 않았는데 완두콩이 자라면 뻗어갈 망을 치고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갖춰진 다음 씨를 뿌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일본 사람들의 철저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만 완두콩이 그다지 많이 열리지 않는다고 푸념을 하십니다.
올해는 가뭄이라고 생각했는데 둘레 어르신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비가 올 때는 많이 오고, 오지 않을 때는 오지 않아서 일조량이 풍부해서 빨지 자라지 않았느냐고 하십니다.
해마다 10월 초 집 둘레 울타리나 뜰에 심어놓은 금목성 향기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10월 두째 주인 요즘 금목서가 이제사 향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때보다 2주 쯤 늦습니다.
▲ 수확을 앞둔 차즈기와 차즈기 사이에서 자란 토마토가 꽃을 피웠습니다. ⓒ 박현국
결명자 밭에는 어디에서 옮겨왔는제 씨를 뿌리지도 않은 차조(즈)기가 가득합니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하루 뽑아놓았다가 씨앗을 털어보았습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들깨와 같은 씨가 떨어졌습니다.
차즈기는 시소(紫蘇)라고 해서 일본 사람들이 많이 먹는 푸성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깨잎에 삼겹살을 싸서 먹는 것처럼 일본 사람들은 차즈기 잎 위에 생선회를 올려놓고 먹습니다. 생선 비린내고 가시고, 소화를 돕는다고 합니다.
들깨와 차조기는 같은 꿀풀과 들깨속에 속하는 푸성귀입니다. 다만 차조기는 자주색과 녹색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기가 조금 다릅니다. 같은 과, 같은 속에서 다른 향이 나는 것은 자연의 신비입니다. 자주색 차즈기 보다 녹색 차조기가 더 잘 자라고 자주 보입니다. 제가 가꾸는 결명자 밭에도 녹색 차조기가 자라고 있습니다.
▲ 수확을 위해서 뽑아놓은 차조기와 수확한 차조기 씨앗 열매입니다. ⓒ 박현국
차즈기 씨앗은 들깨와 똑같습니다. 다만 딸에 떨어져서 자랐기 때문인지 차즈기 씨앗이 작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들깨는 들기름을 짜서 먹습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차즈기 씨앗으로 기름을 짜지는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차즈기 씨앗을 요리술과 설탕, 간장을 같이 넣고 불에 졸여서 우리나라 사람들 양념장처럼 여러 가지 먹거리를 만들때 조금씩 넣어서 먹습니다.
같은 꿀풀과 들깨 속의 들깨와 차조기를 먹는 법이 우리나라와 일본이 각각 다른 것을 보면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들깨 잎을 소개하고 향을 맡으면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삼겹살 먹을 때 맛보았다고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일본사람들 가운데서도 나이드신 분들은 들깨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래 전 어려서는 먹은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 거리는 아마도 들깨와 차조기 사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 거둬들인 결명자 꼬투리와 결명자 씨앗 열매입니다. 결명자는 모양이 모두 제각각입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정재민 외, 한국의 민속식물-전통지식과 이용, 국립수목원, 2013.12
김종원, 한국 식물 생태 보감 1 -주변에서 늘 만나는 식물, 자연과생태, 2013.12.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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