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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훈의 '슈퍼 캐치', LG를 살렸다

연장 11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40여m 전력 질주해 NC 나성범 타구 호수비

등록|2016.10.25 00:24 수정|2016.10.25 00:24

▲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NC와 LG의 경기에서 LG의 12회말 1사 2,3루에서 대타로 양석환의 내야안타에 홈을 밟은 히메네스가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LG 트윈스에서 외야 수비 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이라는 그 명성 그대로였다.

안익훈(20)이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머리 위를 넘어가는 듯 보였던 타구를 잡아내는 '슈퍼 캐치'로 팀을 구하고,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익훈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초 중견수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LG의 6번째 투수 임정우는 2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고, NC의 3번 나성범의 잘 맞은 타구는 공교롭게도 안익훈에게 날아갔다.

얕은 타구일 경우 홈 승부를 위해 전진 수비를 펼치던 안익훈의 수비 위치와는 달리 타구는 중앙 담장을 향해 큼지막하게 날아갔다. 안익훈의 머리를 넘긴다면 최소 2루타가 될 수 있었다. 2사였기에 두 명의 주자 모두 홈을 밟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가 NC 쪽으로 넘어갈 위기였다.

하지만 안익훈의 판단력과 발이 빛났다. 안익훈은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자마자 곧바로 뒤돌아 맹렬히 달렸다. 40여m를 전력 질주하면서도 대각선 방향으로 휘어지는 타구를 끝까지 지켜본 그는 펜스 바로 앞에서 위로 넘어가는 공을 글러브를 쭉 뻗어 잡아냈다.

그전까지 무수히 많은 잔루에 탄식과 한숨을 내뱉느라 진이 빠졌던 LG 팬들의 환호성이 크게 터져 나왔다. 임정우는 믿기지 않는 듯 마운드 위에서 주저앉아 머리를 감쌌다.

나성범은 헬멧을 집어 던졌다. 안익훈의 호수비로 결정적인 위기를 넘긴 LG는 완전히 분위기를 탔다. LG는 공수교대 후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거둬냈다. 안익훈의 수비는 그야말로 결정적이었다.

프로 2년차 안익훈은 올 시즌 68경기에서 타율 0.267을 기록했다. 타격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비 능력만큼 팀 내 최고이며 KBO리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양상문 LG 감독도 넓은 잠실구장에서 수비를 강화할 때 안익훈을 중견수로 배치하는 전술을 즐겨 쓴다.

양 감독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도 외야 엔트리 한 자리를 안익훈을 위해 비워뒀고, 안익훈은 그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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