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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 사과' 비판에, 청와대 비서실장 "방법까진 생각 못해"

국회 예결위 출석... "대통령 원칙·소신으로 볼 때 '대통령 휘두른다'는 인터뷰는 과장"

등록|2016.10.26 18:19 수정|2016.10.26 18:21

▲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박근혜 대통령의 '녹화 대국민 사과'에 비판이 쏟아지는 것과 관련해 "방송의 방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실장은 26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왜 대국민 사과를 녹화해 방송에 내보냈나"라고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이 실장은 진 의원이 "대국민 사과를 녹화로 하기 전 비서실장은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진 의원이 "그걸 안 말렸나. 국민 앞에서 생중계로 사과해야 한다고 충언을 드렸나"라고 묻자, "원래 발표할 때 춘추관에 나가 기자들 앞에서 (발표를) 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 의원이 "왜 녹화로 했냐고 묻잖나. 지금까지 청와대의 모든 기자회견이 녹화였나"라고 재차 묻자 "그 시간에 생중계가 나갈 수도 있는지 잘 모르겠다. 방송국 사정에 따라…"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진 의원은 "그만하라. 제 질문의 의도를 알잖나. 수많은 국민은 이 사건이 일어난 것도 무서워 하지만, 사과하는 방식·내용·태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과거엔 (최순실씨 관련해) 비서실장이 몰랐다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한) 그 순간은 철저히 비서실장의 책임인 상황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과천선 계기로 삼을 것"

이날 이 실장과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인터뷰 내용("최순실이 대통령에 이래라 저래라 시켰다" 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 실장은 "이번 일을 당하면서 우리도 개과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언론에 제기된 (이 사무총장) 인터뷰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인터뷰 내용을 보면 (최씨가) 대통령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나와 있다"라며 "(그런데) 제가 몇 달 간 모신 박 대통령의 원칙론과 소신으로 보아 (인터뷰 내용은) 조금 과장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황 총리도 "3년 8개월 동안 법무장관과 총리를 거치며 저희 일에 관해서, 또 제가 듣고 경험한 일들에 관해서는 부당하게 왜곡된 기억이 없다"라며 "제 생각에는 그런 (비선실세) 논의가 있었을 수도 있고, 최순실이 호가호위 했을 수도 있지만 (비선실세의 의견이) 국정에 반영되는 과정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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