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문재인도 특검하자" - 하태경 "보수 자폭"
"박 대통령은 지인에게 물었지만 문은 주적에게 물어봐" 주장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특검 수사로 가닥 잡힌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거론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특검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10월 13일 오전 서초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관련 ‘빨간 우의 입은 사람' 등 다른 사인에 대한 의혹을 질의하는 모습. ⓒ 권우성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특검 수사로 가닥 잡힌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거론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특검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가 지난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의 입장을 확인한 후 기권 표결했다는,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논란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으로 번진 이번 사태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는 궤변까지 곁들였다.
구체적으로 그는 "사안을 보더라도 (최씨는) 연설문과 면담자료 등인데 문 전 대표는 그 사안이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이고 박 대통령은 '지인'인 최씨에게 물어봤고, 문 전 대표는 '주적(主敵)'인 김정일에게 물어봤다"고 비교했다.
이어, "드러난 경위도 (박 대통령의 경우엔) 누가 사용했는지도 모르는 태블릿 PC고 문 전 대표의 경우엔 당시 장관의 회고록을 통해서"라며 "박 대통령은 즉각 사과했지만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태블릿 PC 입수 경위도 검찰 수사해야"
'지인에게 약간의 도움을 얻은 박 대통령보다 주적인 북한에게 정부의 외교적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문 전 대표가 더 나쁘다'는 논리다.
김 의원은 더 나아가 "(문 전 대표가) 기억나는지, 안 나는지는 차후의 문제다. 북한에 물어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 그것을 밝히기 바란다"라며 "앞의 것(최순실 파문)은 특검까지 가기로 했는데 문 전 대표는 검찰 수사만 하고 말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이에 "지금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것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답하자,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또 이 사안의 중대성을 보면 이것(송민순 회고록 논란)도 특검에 가야 한다고 저는 생각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이 담긴 태블릿 PC의 입수 경위 등을 따져 물으면서 "최순실씨가 직접 사용했다는 아무런 단서도 없는 걸로 세상이 이렇게 시끄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태블릿 PC를 입수한 JTBC에 따르면) '빌딩 관리인에게 처분하라고 줘서 기자가 입수하게 됐다'고 하는데 태블릿 PC가 무슨 책상에 놓는 컴퓨터(데스크탑)도 아니고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그것을 갖다 버리기 힘들어서 빌딩 관리인에게 처분하라고 줬다니 다른 것은 몰라도 이건 믿을 수 없다. (검찰은) 그 경위도 수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태블릿 PC의 명의가) 김한수 현 청와대 행정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SNS를 담당했던 사람이란다"면서 "그러면 대통령 취임하기 전에 SNS 담당했던 사람이 자기 명의로 개설한 태블릿 PC라는 것이다. 가지고 다닐만한 사람이 가지고 다녔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태경 "최순실 건 덮으려고 하면 국민들은 보수 편에 안 설 것"
한편, 김 의원의 '문재인 특검' 주장은 당내에서도 '자폭 주장'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일각에서 최순실 건과 문재인 대북 결재 건을 비교하면서 서로 엮어보려는 시도가 있다. 이건 보수 자폭의 첩경"이라며 "지금 보수에게 중요한 것은 최순실 문제를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공개하고 공명정대하게 처리하는데 앞장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와 지지도가 계속 떨어지는 것이 안타까울 수 있지만 보수는 만약 대통령 지키는 것과 국가를 지키는 것 사이에 충돌이 생긴다면 분연히 국가의 편에 서야 한다"라면서 "어떤 이유건 최순실 건을 덮으려고 한다거나 다른 이슈와 엮어 물타기를 한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면 문재인(송민순 회고록) 관련 결정적 증거가 나오더라도 국민들은 보수의 편에 흔쾌히 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