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김장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입니다. ⓒ 임윤수
바야흐로 김장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입니다. 그 옛날, 이맘때 담근 김장김치는 한 겨울 밥상에 차려질 반찬이었고, 북풍설한 엄동설한을 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양식이었습니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긴긴 겨울동안, 하루 세끼 차려지는 밥상에 없어서는 안되는 게 이맘때쯤 담그는 김장김치입니다.
잘 담가진 김장김치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깊은 맛으로 익어갑니다. 겨울을 지난 김장김치는 감히 한두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맛있습니다. 감히 한두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맛, 이게 바로 김장김치가 갖는 독특한 매력이자 커다란 장점입니다.
이런 김장김치를 아무렇게나 담가도 괜찮다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주부들은 김장김치를 맛나게 담그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이고 가풍으로 물려받은 손맛을 다 쏟아 붑니다. 그러함에도 생각하는 대로 잘되지 않는 게 김장김치를 담그는 일입니다.
힘들여 절이고, 어렵게 손질까지 해 맛나게 버무린 김치 속을 쏙쏙 넣어보지만 때로는 짜고 때로는 싱겁습니다. 어떤 때는 맵고 어떤 때는 식감을 잃기 일쑤입니다. 김장김치는 한두 끼만 먹는 게 아니라 겨우내 먹고, 봄철까지 먹어야 하는 것이니 저장성 또한 좋아야 합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절밥 레시피 <생각보다 쉬운 사찰밥상>
▲ <생각보다 쉬운 사찰밥상> / 글쓴이 홍승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10월 31일 / 값 15,000원 ⓒ 담앤북스
흔히 '절밥'이라고 하는 사찰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한 마디 평가는 대부분 '맛있다'입니다. 일반 식당에서 하는 음식처럼 고기를 듬뿍 넣어하는 것도 아니고, 갖은 양념이나 조미료를 넉넉히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다들 맛있다고 합니다.
책은 그 맛있다고 하는 사찰음식으로 30가지나 되는 상을 차릴 수 있는 토털 레시피, 사진으로 입맛 다시게 하고 내용으로 따라하게 하는 입체적 레시피입니다. 1식 3찬을 기본으로 하는 밥상을 30가지나 되게 차리려면 100가지쯤의 반찬이 필요합니다.
책에서는 100여 가지나 되는 사찰음식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쉬 따라 만들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고 있습니다. 필요한 재료와 양념, 넣어야 할 부재료와 첨가제 종류는 물론 사용하는 양, 조리하는 순서까지 손맛을 대물림하듯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따라 하기만 저절로 절밥 맛을 낼 것 같은 설명입니다.
한여름을 나는 하안거 때 차려지는 '하안거 상차림' 10가지, 한겨울을 나는 동안거 때 차려지는 '동안거 상차림' 10가지에, 손님상차림에 좋은 사찰음식 10선과 10가지나 되는 장아찌를 담그는 방법까지를 전수라도 하듯 세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장김치 맛있게 담그는 비법
"어떻게 하면 김치가 맛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그러면 전 이렇게 답하지요. "양념을 삼분의 일로 줄여보세요. 그러면 맛있어집니다." 고춧가루를 줄이면 김치 맛이 시원해집니다. 또 늙은 호박을 달인 물에 고춧가루를 개어 넣으면 저절로 달착지근한 맛이 납니다. -117쪽
▲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법, “양념을 삼분의 일로 줄여보세요. 그러면 맛있어집니다.” ⓒ 임윤수
게다가 '홍승 스님의 TIP'으로 음식을 맛나게 만들 수 있는 비법 아닌 비법을 화두를 던지듯 툭툭 설명하고 있어 읽어가며 새기는 재미가 배가 됩니다. 사진에 입맛 다시고, 만드는 방법을 따라 만들다 보면 어느 누구라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절집 밥상이 시나브로 차려질 거라 기대됩니다.
연근우엉은 듬성듬성 어슷 썰고, 청국장찌개에 넣을 볶은 김치는 쫑쫑 썰고, 수삼 냉채에 넣을 수삼은 곱게 채 썰어야 하듯 써는 방법도 제각각입니다. 게다가 졸이고 달이고 익히는 방법 또한 제각각이니 맛도 제각각이고 식감 또한 제각각인 절집음식을 감미하는 것이야말로 음식으로 깨닫게 되는 인과의 설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맛있다고 하는 절밥, 꼭 절엘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생각보다 쉬운 사찰밥상>을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절밥이 만들어지고, 어느새 스님처럼 먹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 사찰 밥상을 만드는 재료는 절집 공양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집 냉장고에도 얼마든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집엘 가야만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절집 음식쯤 우리 집 밥상쯤에도 뚝딱 차려질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생각보다 쉬운 사찰밥상> / 글쓴이 홍승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10월 31일 /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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