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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나타난 최순실, 신발 벗겨진 채 황급히 사라져

[현장] 서울중앙지검 출석해 짧게 사죄... 청사 외벽에 오물 투척 시위도

등록|2016.10.31 18:04 수정|2016.10.31 18:54

검찰 포토라인에 선 최순실 "잘못했습니다"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얼굴 가린 최순실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얼굴 가린 최순실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최순실을 구속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 '20두 xxxx번' 차량에서 내린 최순실씨는 검은색 뿔테안경을 쓰고 검정색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검찰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최순실, 흐느끼는 목소리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해 달라'란 기자들의 질문에 최순실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건물로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그는 건물 입구에서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재차 사죄의 뜻을 밝혔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또한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기자들과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한쪽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때 최씨가 신고있던 신발이 벗겨져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신발은 명품 브랜드 프라다 제품이었으며, 검찰 직원이 수거해서 최씨에게 갖다주었다.

신발 벗겨진 채 조사실로 향한 최순실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한 뒤 민중연합당 당원들의 국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기습 시위에 황급히 청사로 들어서다가 신발 한 쪽을 벗겨진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 유성호


얼굴 가린 최순실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이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같은 시간 포털과 SNS에서는 프라다와 토즈가 실시간 검색어로 떠올랐다. 또한 예리한 관찰력의 누리꾼들이 최씨가 손에 들었던 가방이 명품브랜드 토즈 제품이라는 걸 밝혀내면서, 시민들이 또 한 번 공분했다.

진보·보수 한목소리 "박근혜 하야하라"

최순실 뒤따르며 피켓 시위 벌이는 민중연합당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하자, 민중연합당 당원들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 보수시민단체 활빈단도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다. ⓒ


최씨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한국청년연대 등 시민들은 피켓을 든 채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30여 분간 시위를 이어갔다.

보수단체 소속 시민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시민단체 활빈단 회원들은 "국기문란 비선실세 최순실 미쳐도 곱게 미쳐라! 대통령기록물 유출범 몸통 전원 구속 사법처리!" 등이 쓰여진 피켓을 들고 진보시민단체와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서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저희 보수단체는 박근혜 대통령과 한마음이었습니다.이런 박근혜가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습니다"라며 "뜻이 있고 균형감각 있는 보수단체 시민들은 이미 박근혜에게서 돌아섰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제 전 국민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며 "대통령 박근혜는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오세요"라고 소리쳤다.

20대 청년 박윤서씨도 "저도 2012년에 박근혜 대통령을 뽑았던 사람"이라며 "보수 시각을 가진 국민들은 지금 실망하고 있다. 최순실 믿고 호가호위한 정유라도 반드시 체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2005년 김우중 대우 회장의 경우 공항에 입국 즉시 체포했었다"라며 "어제 오전 7시 30분에 도착한 최순실을 오늘 3시까지 긴급체포 하지 않은 검찰이 수사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검찰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수사를 제대로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순실 측 변호사 "증거 인멸 할 시간 없었다"

최씨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후인 오후 3시 20분쯤,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도 접견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섰다. 이 변호사는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증거인멸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입회하러 왔다. 필요하면 접견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최씨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건강이 대단히 안 좋다.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는 좀 놓아달라, 보호해 달라'며 부탁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정유라씨는)풍파를 견딜 나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 변호사는 방송에서 "지금 최순실씨의 딸이 어느 정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낼 만한 나이 같으면 모르겠는데, 이거는 아닌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이해할 만한 그런 아량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전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비슷한 또래의 이대 학생들은 시위까지 하면서 경찰과 대치했다", "풍파를 겪을 나이가 아니라고 국민들이 봐줘야 하나", "정유라 또래인 우리도 이런 풍파 겪을 나이 아닙니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취재진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한 3시 25분쯤에는 한 남성이 오물을 담은 플라스틱 통을 검찰 청사 유리벽에 던지는 일도 발생했다. 그는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이 오물보다 더 더럽다"고 소리쳤다.

▲ 31일 오후 3시 25분 최순실씨가 청사 안으로 들어간 뒤 한 시민이 검찰청사 유리문 앞으로 오물을 던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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