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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디카시로 여는 세상 - 시즌2 중국 정주편 35] 카이펑 야시장 속 '가을 초상화'

등록|2016.11.05 21:45 수정|2016.11.06 14:24

▲ 거리의 화가 ⓒ 이상옥


조금 쓸쓸해지거든 카이펑으로 가
거리의 화가에게 얼굴을 맡겨 보시라
- 이상옥의 디카시 <가을 초상화>

지난 3일 중국 카이펑(개봉) 야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야시장은 어차피 밤에 봐야 하니, 정주경공업대학교 앞에서 오후 5시 좀 넘어 택시를 타고, 정주 동역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후 5시 40분발 카이펑(개봉) 행 버스를 타고 오후 7시경 카이펑에 도착했다.

카이펑에서 야시장을 찾아가는 일이 문제였다. 인터넷에서 중국어로 야시장이라는 뜻의 "예스(夜市)"라는 단어만 메모하고 찾아가서 현지인에게 물어서 가는 방식의 여행이었다. 이런 게 현재 문화를 체험하고 중국어 공부에는 큰 보탬이 된다. 택시기사에게 카이펑 야시장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고루 야시장(鼓楼夜市)이라고 하며 13번 버스를 타라고 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인터넷 지도에 '鼓楼夜市'를 입력하니 13번 버스노선이 상세하게 나온다. 

스마트폰 지도앱 활용하면 외국여행도 어렵지 않아

시내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니 가이펑 고루 야시장이 나온다. 고루 야시장은 카이펑에서 가장 큰 야시장이다. 베이징의 대책란(大栅栏), 난징의 부자묘(夫子庙), 무한의 호부항(户部巷)과 함께 중화민국 초창기부터 있던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사전 정보라고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것에 불과한데, 정말 대단한 곳을 왔다는 생각을 했다.

▲ 카아펑 고루 야시장의 관문 ⓒ 이상옥


▲ 고루 야시장은 화려하고 인파가 넘쳐났다 ⓒ 이상옥


▲ 옥수수 파는 마음 좋게 보이는 아주머니 ⓒ 이상옥


▲ 거리의 악사 ⓒ 이상옥


야경은 화려하고, 인파는 넘쳐 났다. 시장해서 먼저 야시장에서 옥수수부터 하나 사먹었다. 옥수수에 오일을 발라 구운 것 같은데, 먹어본 것 중에서 제일이었다. 옥수수를 파는 아줌마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하자, 활짝 웃어준다.

돌아 다니면서 닭꼬치, 오징어꼬치, 이름 모를 만두 등을 사먹고 시장기가 가셨다. 야시장 인근 제일 큰 상가에는 또 송중기 광고 모델이 보였다. 정주에서나 개봉에서나 송중기의 인기는 여전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야시장이 이어진 길을 따라 가니 끝이 없는 것 같았다. 길 양 옆으로 갖가지 가게가 진열 되어져 볼거리가 대단했다. 가는 길에 모자를 하나 샀다. 가을에 쓸 수 있는 모자라 아주 마음에 들었다. 물건값이 싸고 다양해서 쇼핑하기도 아주 좋았다.

또 야시장 인근에는 거리의 악사, 거리의 화가의 모습도 이채를 띠었다. 거리의 악사는 맹인으로 음악을 연주하며 동정을 구하고 있었다. 그가 연주하는 음악이 매우 크고, 애조를 띠어 심금을 울리기에 족했다. 거리의 악사라 할 만했다. 음악 연주 솜씨도 수준급이었다. 나도 모르게 지폐를 한 장 넣어 주었다.

거리의 화가는 야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준다. 가격은 20위안, 한국돈으로 3000원 남짓 쌌다. 나도 호기심에 한 장 부탁했다. 초상화를 그리는 거리의 화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들어 그리는 모습을 흥미 있게 지켜봤는데, 그것도 재미 있는 풍경이었다.  

인파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카이펑 고루 야시장

화려한 야경과 풍성한 먹거리, 그리고 값싼 쇼핑이 가능한 고루 야시장은 한 번 볼 만했다. 수많은 인파 속에 끼어 사람 구경도 즐기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서둘러 빨리 택시로 카이펑역으로 가서, 마침 정주행 저녁 10시 1분 기치가 있어 타고 잘 돌아왔다. 카이펑에서 정주 기차요금이 12.5위안이다. 정말 중국의 대중교통 요금은 저렴하다. 서민들이 살아가기 좋은 나라가 중국이 아닌가 한다. 숙소에 도착하니 자정이었다.   
덧붙이는 글 올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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