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따라'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여행, 나의 일상에서 그대 일상으로 1]
4년 전 시작한 여행
'진짜 원하는 삶을 살자.' 4년 전 이맘때 나를 강타한 바람이었다. 그 전에도 몇 번 바람이 일었지만 결국은 제자리. 하지만 돌고 돌아 강력해진 그것은 나를 냉큼 일으켜 묵은 것들을 떨치고 날게 했다.
바람에 몸을 싣기 전 16년간의 서울 생활, 그 절반 동안에 한 일을 내던졌다. 그것들을 버린 후에야 진정 쓸모없는 불행과 자괴의 짐을 졌음을 깨달았다. 허탈했지만 기뻤고 홀가분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바람을 타고 마음 속 지표를 따랐다. 돈과 노하우는 부족했고, 마음만을 보며 낯선 길을 가는 것이 겁났다. 하지만 두려움, 막막함보다 확신과 행복이 컸기에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동시에 무모하게 나아갔다.
그리고 4년. 나는 지금 작지만 어엿한 여행자 공간의 운영자다. 나와 같은 여행자들이 쉬고 소통하는. 삶의 다른 이름으로서의 일. 살기와 놀기가 다르지 않은. 물리적인 길 걷기는 멈췄지만 마음으로 하는 여정의 계속이었다.
모든 여행의 비밀
하지만 어떤 여행도 늘 설레고 즐거울 수는 없다. 간절히 바랐던 자유로운 삶(여행)도 지치고 힘들고 의심과 후회가 찾아든다. 지난날 바람을 억누르며 살 때와는 명백히 다른 난제였지만, 그 무게는 비슷하거나 훨씬 더 컸다.
처음 반 년 길게 잡아 일 년은 뿌듯하고 신이 났다. 하지만 고독과 막막함, 무기력과의 싸움이 잦아졌다. 그리고 체득한 자유로운 삶의 정의. '스스로 숙제를 내고, 그것을 스스로 하고, 평가까지도 스스로 해야 하는 삶'. 거짓말이 불가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끝이 없는.
급기야 최근 몇 달은 지금의 삶이 더는 진짜로 바라는 삶이 아니란 자각, 시간을 버거워하며 삶보다 죽음을 더 많이 떠올리는 나를 인정해야 했다.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여행이라니……. 스스로 원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착잡하고 의아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무리 멋진 세계라도 너무 오래 머물면 감동은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회의와 무감각이 잡초처럼 빨리 자란다는 걸. 그러니 '살아 있다' 느끼는 삶, 가슴 뛰는 삶을 위해서는 계속해 새 길을 가야 함을.
또 한 번 여행
고심 끝에 지난 6월, 한 장의 비행기표를 샀다. 이후로 두 장의 티켓을 더. 그리고 느릿느릿 떠날 채비를 해왔다. 머물고 싶은 마음과 떠나고 싶은 마음 사이를 오가며. 그러다보니 어느새 오늘(11월 6일), 출발 3일 전이다.
지난 4년은 분명 행복했다. 하지만 다시 떠난다. 4년 전의 여행과 지금의 여행이 다른 점은, 그때는 그 전까지의 삶을 버리고 싶었고, 지금은 새로운 여행의 끝이 다시금 이 자리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점.
지금의 이 일상과 내 자신을 멀리서 보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여행 가운데 나를 더 많이 발견하길, 그런 나를 더 사랑하게 되길, 무엇보다 내 삶을 관통할 나의 소임을 보다 분명히 깨닫길. 그리고 한 번 더, 꼭 다시 돌아와 이 '애증'해 마지않는 삶을 이어갈 수 있길.
'진짜 원하는 삶을 살자.' 4년 전 이맘때 나를 강타한 바람이었다. 그 전에도 몇 번 바람이 일었지만 결국은 제자리. 하지만 돌고 돌아 강력해진 그것은 나를 냉큼 일으켜 묵은 것들을 떨치고 날게 했다.
바람에 몸을 싣기 전 16년간의 서울 생활, 그 절반 동안에 한 일을 내던졌다. 그것들을 버린 후에야 진정 쓸모없는 불행과 자괴의 짐을 졌음을 깨달았다. 허탈했지만 기뻤고 홀가분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바람을 타고 마음 속 지표를 따랐다. 돈과 노하우는 부족했고, 마음만을 보며 낯선 길을 가는 것이 겁났다. 하지만 두려움, 막막함보다 확신과 행복이 컸기에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동시에 무모하게 나아갔다.
그리고 4년. 나는 지금 작지만 어엿한 여행자 공간의 운영자다. 나와 같은 여행자들이 쉬고 소통하는. 삶의 다른 이름으로서의 일. 살기와 놀기가 다르지 않은. 물리적인 길 걷기는 멈췄지만 마음으로 하는 여정의 계속이었다.
▲ 4년 전 '바람'의 흔적 ⓒ 이명주
모든 여행의 비밀
하지만 어떤 여행도 늘 설레고 즐거울 수는 없다. 간절히 바랐던 자유로운 삶(여행)도 지치고 힘들고 의심과 후회가 찾아든다. 지난날 바람을 억누르며 살 때와는 명백히 다른 난제였지만, 그 무게는 비슷하거나 훨씬 더 컸다.
처음 반 년 길게 잡아 일 년은 뿌듯하고 신이 났다. 하지만 고독과 막막함, 무기력과의 싸움이 잦아졌다. 그리고 체득한 자유로운 삶의 정의. '스스로 숙제를 내고, 그것을 스스로 하고, 평가까지도 스스로 해야 하는 삶'. 거짓말이 불가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끝이 없는.
급기야 최근 몇 달은 지금의 삶이 더는 진짜로 바라는 삶이 아니란 자각, 시간을 버거워하며 삶보다 죽음을 더 많이 떠올리는 나를 인정해야 했다.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여행이라니……. 스스로 원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착잡하고 의아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무리 멋진 세계라도 너무 오래 머물면 감동은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회의와 무감각이 잡초처럼 빨리 자란다는 걸. 그러니 '살아 있다' 느끼는 삶, 가슴 뛰는 삶을 위해서는 계속해 새 길을 가야 함을.
▲ 또 한 번의 여행을 앞두고 ⓒ 이명주
또 한 번 여행
고심 끝에 지난 6월, 한 장의 비행기표를 샀다. 이후로 두 장의 티켓을 더. 그리고 느릿느릿 떠날 채비를 해왔다. 머물고 싶은 마음과 떠나고 싶은 마음 사이를 오가며. 그러다보니 어느새 오늘(11월 6일), 출발 3일 전이다.
지난 4년은 분명 행복했다. 하지만 다시 떠난다. 4년 전의 여행과 지금의 여행이 다른 점은, 그때는 그 전까지의 삶을 버리고 싶었고, 지금은 새로운 여행의 끝이 다시금 이 자리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점.
지금의 이 일상과 내 자신을 멀리서 보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여행 가운데 나를 더 많이 발견하길, 그런 나를 더 사랑하게 되길, 무엇보다 내 삶을 관통할 나의 소임을 보다 분명히 깨닫길. 그리고 한 번 더, 꼭 다시 돌아와 이 '애증'해 마지않는 삶을 이어갈 수 있길.
<여행, 나의 일상에서 그대 일상으로> |
여행은 결국 나의 일상에서 누군가의 일상을 오가는 여정. 고로 내 일상에선 먼 곳을 여행하듯 천진하고 호기심어리게, 남의 일상에선 나와 내 삶을 아끼듯 그렇게. '삶은 여행'이라는 너무 익숙해서 인용조차 꺼리던 이 표현이 새롭게 깊이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또 한 번의 여행을 11월 9일부터 시작합니다. 길의 단절이 아닌 확장을 위함이고, 보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나와 내 삶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종종 전하겠습니다. 4년 전 바람 이야기 : 어느덧 서른 다섯, 정말로 행복해지는 거다 facebook /travelforall.Myoungj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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