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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1' 힐러리 불안한 리드, 막판 초접전

힐러리 '굳히기'-트럼프 '맹추격'... 예측불허 혼전 양상

등록|2016.11.07 05:27 수정|2016.11.07 10:00

▲ 미국 NBC방송의 마지막 대선 여론조사 발표 갈무리. ⓒ NBC


오는 8일 막을 올리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하루 만에 3~4개 주를 방문하며 대륙을 횡단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오차범위 안팎으로 근소하게 앞서있으나, 현지 언론에서는 경합 주가 최대 12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불안하게 앞서가는 클린턴은 선거 유세에서 "우리의 후손을 위해 이 나라를 지켜야 할 중요한 선택이 눈앞에 다가왔다"라며 "이제 행동(투표)으로 나설 때"라고 호소했다. 역전극을 노리는 트럼프도 "우리의 삶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라며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대선은 클린턴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트럼프의 국수주의 공약이 백인 강경 보수 표심을 자극했고,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기밀 업무를 다뤄 논란을 일으킨 '이메일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치열한 혼전이 벌어졌다. 

클린턴, 불안한 리드... 역전 노리는 트럼프

NBC방송-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각)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44%의 지지율을 얻으며 40%를 기록한 트럼프보다 4%포인트 앞섰다.

전날 ABC방송-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8%,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CBS방송-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이 45%를 기록하며 42%에 그친 트럼프를 따돌리는 등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2~5%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더 높다.

클린턴 측은 지난 대선보다 열기가 뜨거웠던 조기투표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인 히스패닉 유권자의 투표율이 높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의 또 다른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미국 대선은 전체 득표수가 아닌 각 주의 선거인단을 합해 승패를 가르는 간접선거의 특성도 있어 결과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득표수가 더 많아도 선거인단이 부족해 대선에서 패하는 경우도 있다.

NBC방송은 클린턴이 현재까지 대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 넘버'인 270명이 넘는 274명, 트럼프는 18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주 등 '러스트벨트'(미국 제조업 침체로 쇠락한 중서부 공업 지역)를 잡는다면 최대 279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역전승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사실상 포기 상태였던 공화당도 최근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며 역전 가능성이 거론되자 그동안 트럼프와 갈등을 빚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뒤늦게 지원 유세에 나섰다.

'역대급' 비호감 대결... 누가 이겨도 '망신'

미국 대선은 세계 최강대국의 특성상 국제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클린턴과 사이가 껄끄러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며 '선거 개입' 논란까지 불거졌다.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니콜라 스터전 최고장관은 이날 클린턴을 지지하는 언론 기고문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다른 나라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터전 최고장관은 기고문에서 "이번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를 꺾고 승리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라며 "클린턴은 비록 완벽하지 않지만, 전 세계 여성의 위대한 본보기가 될 것이며, 클린턴의 대선 승리는 남녀평등을 가로막고 있는 유리천장을 부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클린턴과 트럼프의 대결이 사상 최악의 미국 대선이라는 혹평도 나온다. 트럼프는 여성과 이슬람을 비하하는 막말과 음담패설 논란으로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됐고, 클린턴은 이메일 스캔들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역대 가장 비호감(unfavorable) 후보 간의 대결'로 불리기도 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패자는 바로 미국"이라며 "두 후보가 온갖 정치적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에 시달리면서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미국의 국가적 이미지가 추락하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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