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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교육시책 충실하니 학부모에겐 '독'

울산시교육청 재정평가 1위, 공교육비 부담도 1위

등록|2016.11.07 15:35 수정|2016.11.07 16:42

▲ 더불어민주당 최유경 울산시의원이 2월 16일 오전 열린 울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발언에서 울산시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추경 편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육부 재정평가에서 시지역 1위를 차지했다 ⓒ 울산시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정부의 2016년 시도교육청 재정평가 결과, 시 지역은 울산(1위), 인천(2위), 부산(3위), 대전(4위), 대구(5위) 교육청, 도 지역은 경남(1위), 경북(2위), 제주(3위), 충북(4위), 충남(5위), 전남(6위)교육청 순으로 나타났다.

시 지역 최우수로 선정된 울산광역시교육청의 경우, 주요 의무성 지출사업의 효율적인 집행 및 통·폐합 등 적정규모학교 육성 실적 등에서 높은 성과를 나타내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로 선정됐다.

울산교육청은 이를 치적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실적이 오히려 지역 학부모에게는 불이익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교육시책에 충실해 재정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학부모가 부담하는 공교육비는 가장 높았던 것이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최유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은 7일 "울산시교육청이 재정평가 1위라고 자랑하는 반면 학부모가 부담하는 공교육비는 전국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박근혜 정부 교육시책 모범적으로 수행한 울산교육청, 하지만 학부모는?

교육부의 2016년 재정운용평가 설명 자료에 따르면, 울산교육청이 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요 의무성 지출사업의 효율적인 집행 및 통·폐합 등 적정규모 학교 육성 실적' 등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것이 요인이다.

재정 평가 9개 항목 중 '주요 의무성 지출사업의 예산 편성 및 집행 적정성'은 21점 만점으로 다른 지표보다 배점이 월등히 높다. 울산시교육청은 이 분야에서 2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시 지역 평균 15.41점보다 4점 이상 높은 압도적인 것이다. 의무성지출사업의 세부 평가지표에는 유아교육비·보육료 지원, 초등돌봄교실, 교원명예퇴직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통·폐합 등 적정규모학교 육성 실적'에서도 울산은 11점 만점에 10.17점을 받아 역시 시 지역 평균 5.75점보다 4점 이상 높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분야는 교육적 마인드보다 경제적 효율성을 앞세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결과적으로 누리과정예산(유아교육비・보육료 지원) 편성과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두고 정부(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은 것을 감안할 때 정부 평가에서 울산교육청이 1위의 성과를 올렸다는 것은 정부 주요 시책을 어느 교육청보다 충실히 따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 초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두고 전국 시도교육청과 정부 간 격한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울산교육청은 본예산에서 전국 가장 높은 예산 편성(7개월치)을 한 것은 물론, 울산시의회 개원 이래 전대미문의 2월 추경을 통해 100%(12개월치) 예산을 편성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관련기사 : "급하게 짜맞춘 누리예산 100%, 이상하다")

이에 반해, 학부모의 부담 증가로 귀결되는 울산교육청의 무상급식 투자율은 전국 최하위권이며, 학생 1인당 학부모부담경비 역시 전국 최고로 나타났다.

최유경 의원이 지방교육재정알리미와 교육청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시도교육청별 세출대비 무상급식 비중에서 울산교육청은 2.3%로 전국 16위이며 경남(2.1%) 다음으로 가장 저조한 예산 편성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2015년 공립학교회계분석 종합보고서(2014년 시도결산기준)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울산학부모 부담 경비는 112만6천원으로 전국 평균 77만5천원보다 35만1천원이 높다. 특히 제주(53만3천원)비해서는 울산 학부모가 두 배 이상 공교육비를 많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유경 의원은 "한정된 교육청 예산에서는 어느 관점에서 예산편성을 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울산교육청의 예산편성과 집행은 정부의 입장에선 시책을 가장 잘 따르는 칭찬받는 교육청이라 할 수 있지만, 최저의 무상급식율(울산 43%, 전국평균 70%)과 최고의 공교육비를 부담하고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 불이익을 입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울산교육청은 예산 편성과 집행에 있어 지금처럼 교육부 평가 잣대에 초점을 맞추어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려는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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