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하는 클롭-콘테, "우리팀이 바뀌었어요"
리버풀 1위, 첼시 2위...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주춤, 모리뉴의 맨유는 부진
올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각 팀들의 우승경쟁이나 선수들의 활약 못지않게 '스타 감독들'의 자존심 대전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현재 유럽축구를 대표하는 핫한 명장들이 모두 EPL에 집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감독들의 라이벌전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클롭의 '마법', 드디어 빛을 발하다
현재까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감독은 단연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을 꼽을 수 있다. 리버풀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구단이었지만 정작 1992년 EPL 출범 이후로는 우승과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리빅아'(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야)같은 조크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 클롭 감독이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리버풀은 올 시즌 8승 2무 1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벌써 30골을 퍼부으며 EPL 팀 득점 1위에 올랐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무려 2.7골이다. 지난 시즌을 포함하녀 2016년에만 놓고 보면 무려 71골을 퍼부었고 4득점 이상의 다득점 경기도 무려 9차례로 모두 1위다.
리버풀의 고공비행이 놀라운 것은 라이벌 맨유나 맨시티와는 달리 슈퍼스타 영입에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전력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여름 이적 시장서 로리스 카리우스, 알렉산더르 마닝거, 조엘 마팁, 라그나르 클라반, 조르지오 바이날둠, 사디오 마네 등을 영입했다. 머릿수로는 다른 빅클럽에 뒤지지 않고 질적으로도 능력있는 선수들이기는 했지만 리버풀 입단 시점에서 '월드클래스급 스타'라고 할만한 선수는 없었다. 당장 맨유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나 폴 포그바를 영입하여 들인 천문학적인 금액과도 비교된다.
하지만 이름값에서 특출하지는 않아도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철학과 전술에 맞는 선수들 위주로 개편된 리버풀은 1년 사이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필리페 쿠티뉴같은 기존 선수들로 클롭 감독의 전술 하에서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선수들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중앙 미드필더이던 밀너의 풀백전환, 전형적인 센터포워드 없이 마네-피르미누-쿠티뉴의 변형 스리톱 전술로도 상대를 초토화시키는 공격력 등 클롭이 손을 대는 곳마다 리버풀의 약점들이 장점으로 바뀌는 마법이 계속되고 있다.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주어진 선수구성과 재정 안에서 최상의 효율성을 끌어내던 클롭 감독의 역량이 다시 한 번 평가받는 대목이다.
스리백 변화, 첼시의 부활 이끈 콘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첼시 역시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순항 중이다. 콘테의 첼시는 8승 1무 2패로 리버풀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첼시의 상승세는 최근 '스리백'을 구사하는 3-4-3 포메이션으로 전술적인 변화를 단행한 시점과 일치한다. 스리백은 이탈리아 무대 시절부터 즐겨 구사했던 전술이다. 지난 시즌부터 수비진의 노쇠화로 고민하던 첼시는 아스필리쿠에타-다비드 루이스-개리 케이힐의 스리백으로 수비라인을 재편했다.
빌드업의 핵심이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과감히 제외하고 수비력이 더 좋은 은골로 캉테-네마냐 마티치의 더블 볼란치를 세우고 좌우 측면 수비에 활동량과 오버래핑이 좋은 빅터 모제스와 마르코스 알론소를 배치하며 팀 전체의 유기적인 압박과 활동량을 끌어올렸다.
이로 인하여 기동력이 부족한 중앙수비진에서 실수가 나와도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를 통하여 단번에 실점위기를 내주던 장면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에당 아자르-디에고 코스타-페드로의 스리톱도 장기인 역습과 공간침투를 통한 공격적인 플레이에 좀 더 에너지를 더 쏟을 수 있게 되면서 함께 부활했다.
첼시는 시즌 초반 리그 5라운드 리버풀전(1-2 패), 6라운드 아스날전(0-3 패)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주춤했으나 최근 5연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이 기간 첼시는 무려 16골을 터뜨리면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 기간에는 전임 주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를 스탬포드 브릿지로 불러들여 4-0으로 대파한 경기도 포함되어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EPL 판도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던 호셉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선두를 내주고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초반 각종 대회에서 10연승 행진을 질주하던 맨시티는 9월 29일 셀틱(UCL 조별리그)전 무승부(3-3)를 시작으로 6경기 무승행진을 포함하여 9경기에서 2승 3무 4패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1.5군으로 나선 EFL컵에서 맨유에 패하여 탈락했고, 지난 6일 미들즈브러와의 리그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리그에서는 3위(7승 3무 1패)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과르디올라의 친정팀이자 유럽 최강으로 꼽히던 바르셀로나를 홈으로 불러들여 3-1로 설욕한 경기도 있었다. 다른 빅리그에시 비하여 스케줄이 더 빡빡하고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어있는 EPL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직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모습이다.
EPL의 터줏대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은 올해도 귀신같은 '4위 본능'을 뽐내고 있다. 7승 3무 1패로 승점 24점을 기록 중인 아스널은 선두 첼시와는 6점차다. 경쟁팀들의 전력이 유독 상향평준화되었다는 평가속에서도 기복없이 상위권을 고수하는 꾸준함은 아스널의 전매특허다. 첫 경기 리버풀전 패배 이후 리그에서 9경기 연속 무패 포함 공식 대회 14경기 연속 무패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알렉시스 산체스의 원톱 변신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나초 몬레알, 산티 카솔라, 시오 월콧, 대니 웰벡, 올리비에 지루 등 개막 이후 벌써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리며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는 것도 변함없는 아스널의 연례행사다. 강팀들과의 대결이나 선수들의 로테이션 운용 능력에서 벵거 감독이 올해는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주제 모리뉴 감독의 맨유는 5승 3무 3패로 6위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맨유는 유로파리그에서도 A조 3위에 머물며 부진하다. 리버풀-첼시-맨시티 등 리그 우승권으로 꼽히는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줄줄이 졸전을 펼친 것도 불안하다. 기둥인 웨인 루니는 지난해에 이어 노쇠화 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몸값을 기록하며 영입한 포그바와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지난 스완지시티전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셜 원' 모리뉴 감독의 선수장악과 전술적 대처능력 역시 아직까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유럽 축구 시즌은 이제 약 1/3 정도의 일정을 소화했다. 기나긴 장기레이스에서 흐름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프로축구가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든 가운데,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 전례없는 EPL 상위권의 집단경쟁체제에서 어느 명장이 팀을 최후의 승자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클롭의 '마법', 드디어 빛을 발하다
▲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 Wiki Commons
현재까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감독은 단연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을 꼽을 수 있다. 리버풀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구단이었지만 정작 1992년 EPL 출범 이후로는 우승과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리빅아'(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야)같은 조크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 클롭 감독이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리버풀은 올 시즌 8승 2무 1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벌써 30골을 퍼부으며 EPL 팀 득점 1위에 올랐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무려 2.7골이다. 지난 시즌을 포함하녀 2016년에만 놓고 보면 무려 71골을 퍼부었고 4득점 이상의 다득점 경기도 무려 9차례로 모두 1위다.
리버풀의 고공비행이 놀라운 것은 라이벌 맨유나 맨시티와는 달리 슈퍼스타 영입에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전력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여름 이적 시장서 로리스 카리우스, 알렉산더르 마닝거, 조엘 마팁, 라그나르 클라반, 조르지오 바이날둠, 사디오 마네 등을 영입했다. 머릿수로는 다른 빅클럽에 뒤지지 않고 질적으로도 능력있는 선수들이기는 했지만 리버풀 입단 시점에서 '월드클래스급 스타'라고 할만한 선수는 없었다. 당장 맨유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나 폴 포그바를 영입하여 들인 천문학적인 금액과도 비교된다.
하지만 이름값에서 특출하지는 않아도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철학과 전술에 맞는 선수들 위주로 개편된 리버풀은 1년 사이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필리페 쿠티뉴같은 기존 선수들로 클롭 감독의 전술 하에서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선수들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중앙 미드필더이던 밀너의 풀백전환, 전형적인 센터포워드 없이 마네-피르미누-쿠티뉴의 변형 스리톱 전술로도 상대를 초토화시키는 공격력 등 클롭이 손을 대는 곳마다 리버풀의 약점들이 장점으로 바뀌는 마법이 계속되고 있다.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주어진 선수구성과 재정 안에서 최상의 효율성을 끌어내던 클롭 감독의 역량이 다시 한 번 평가받는 대목이다.
스리백 변화, 첼시의 부활 이끈 콘테
▲ 지난 7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FC의 새 사령탑을 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첼시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첼시 역시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순항 중이다. 콘테의 첼시는 8승 1무 2패로 리버풀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첼시의 상승세는 최근 '스리백'을 구사하는 3-4-3 포메이션으로 전술적인 변화를 단행한 시점과 일치한다. 스리백은 이탈리아 무대 시절부터 즐겨 구사했던 전술이다. 지난 시즌부터 수비진의 노쇠화로 고민하던 첼시는 아스필리쿠에타-다비드 루이스-개리 케이힐의 스리백으로 수비라인을 재편했다.
빌드업의 핵심이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과감히 제외하고 수비력이 더 좋은 은골로 캉테-네마냐 마티치의 더블 볼란치를 세우고 좌우 측면 수비에 활동량과 오버래핑이 좋은 빅터 모제스와 마르코스 알론소를 배치하며 팀 전체의 유기적인 압박과 활동량을 끌어올렸다.
이로 인하여 기동력이 부족한 중앙수비진에서 실수가 나와도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를 통하여 단번에 실점위기를 내주던 장면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에당 아자르-디에고 코스타-페드로의 스리톱도 장기인 역습과 공간침투를 통한 공격적인 플레이에 좀 더 에너지를 더 쏟을 수 있게 되면서 함께 부활했다.
첼시는 시즌 초반 리그 5라운드 리버풀전(1-2 패), 6라운드 아스날전(0-3 패)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주춤했으나 최근 5연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이 기간 첼시는 무려 16골을 터뜨리면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 기간에는 전임 주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를 스탬포드 브릿지로 불러들여 4-0으로 대파한 경기도 포함되어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EPL 판도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던 호셉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선두를 내주고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초반 각종 대회에서 10연승 행진을 질주하던 맨시티는 9월 29일 셀틱(UCL 조별리그)전 무승부(3-3)를 시작으로 6경기 무승행진을 포함하여 9경기에서 2승 3무 4패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1.5군으로 나선 EFL컵에서 맨유에 패하여 탈락했고, 지난 6일 미들즈브러와의 리그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리그에서는 3위(7승 3무 1패)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과르디올라의 친정팀이자 유럽 최강으로 꼽히던 바르셀로나를 홈으로 불러들여 3-1로 설욕한 경기도 있었다. 다른 빅리그에시 비하여 스케줄이 더 빡빡하고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어있는 EPL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직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모습이다.
EPL의 터줏대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은 올해도 귀신같은 '4위 본능'을 뽐내고 있다. 7승 3무 1패로 승점 24점을 기록 중인 아스널은 선두 첼시와는 6점차다. 경쟁팀들의 전력이 유독 상향평준화되었다는 평가속에서도 기복없이 상위권을 고수하는 꾸준함은 아스널의 전매특허다. 첫 경기 리버풀전 패배 이후 리그에서 9경기 연속 무패 포함 공식 대회 14경기 연속 무패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알렉시스 산체스의 원톱 변신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나초 몬레알, 산티 카솔라, 시오 월콧, 대니 웰벡, 올리비에 지루 등 개막 이후 벌써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리며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는 것도 변함없는 아스널의 연례행사다. 강팀들과의 대결이나 선수들의 로테이션 운용 능력에서 벵거 감독이 올해는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주제 모리뉴 감독의 맨유는 5승 3무 3패로 6위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맨유는 유로파리그에서도 A조 3위에 머물며 부진하다. 리버풀-첼시-맨시티 등 리그 우승권으로 꼽히는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줄줄이 졸전을 펼친 것도 불안하다. 기둥인 웨인 루니는 지난해에 이어 노쇠화 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몸값을 기록하며 영입한 포그바와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지난 스완지시티전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셜 원' 모리뉴 감독의 선수장악과 전술적 대처능력 역시 아직까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유럽 축구 시즌은 이제 약 1/3 정도의 일정을 소화했다. 기나긴 장기레이스에서 흐름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프로축구가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든 가운데,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 전례없는 EPL 상위권의 집단경쟁체제에서 어느 명장이 팀을 최후의 승자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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