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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통령 탈당해야", '여당 균열' 파고드는 박지원

새누리당 투톱의 미묘한 의견 차, 탄핵시 '여당 이탈표'까지 계산한 포석

등록|2016.11.10 18:05 수정|2016.11.10 18:06

▲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가운데)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및 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천정배 전 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 탈당 관철'로 여야의 대치 정국을 돌파할 심산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10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내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박근혜 대통령 탈당이 왜 중요한지 설명했다. 그러니까 우 원내대표가 '그럼 추 대표에게도 설명해주라'고 하더라. 자기 당대표인데 왜 나에게 설명하라고 하나 했는데 오늘 신문을 보니  둘이 좀 삐거덕하는 것 같더라"는 얘기를 꺼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이 대통령 탈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를 전날 당 회의에서 이렇게 정리한 바 있다.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적을 가지면 당정협의를 할 수 있고, 새누리당에는 아직도 여전히 정부에서 파견된 전문위원들이 당직자로 계속 근무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으면 새로운 총리는 새누리당 내각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대통령이 내각에 간섭할 소지를 열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대통령이 먼저 탈당을 하고, 3당 대표와 진지하게 논의하고, 총리 후보자를 추천받아서 그 총리로 내각을 구성하자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도 "대통령 탈당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었던 추 대표도 어제 우리 당의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제의에 대해서 동의해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에는 대통령과 여당의 틈을 벌려야 향후 탄핵·하야로 이어지는 정국에서도 야당이 계속 키를 쥘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박 위원장은 9일 오후 KBS라디오 <공감토론> 인터뷰에서도 탄핵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지 않는 한 (표결수) 300석 중 200석 이상이 필요한데 그것이 지금 굉장히 어렵다"고 하면서도 "대통령이 탈당하면 경우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탈당으로 당·청 관계가 끊어지면 새누리당 비주류가 정치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넓어지고, 8월 출범때부터 '대통령 친위 지도부' 성격이 강했던 새누리당 이정현 지도부의 붕괴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여당 지도부 내에서도 "대통령 탈당은 다른 당에서 조건을 댈 수 없는 문제"라는 이 대표와 "거국내각이 구성되는 시점에 맞춰 대통령의 당적 정리도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견해가 미묘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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