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남도당 앞 '박근혜 퇴진'에 시민들 반응은?
화학섬유노조 부산경남지부 시국선언... 시민들 박수치고, 박카스 전달
▲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부산경남지부는 14일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시국선언'했다. ⓒ 윤성효
14일 오후 1시30분, 경남 창원 명곡동 소재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 민주노총 소속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부산경남지부 간부들이 모여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상황이 벌어졌다. 일단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이 없었다. 또한 인근 가게로 들어간 시민 2명은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자 박수를 쳤고, 또다른 2명은 시국선언 광경을 지켜본 뒤 박수를 치고 나서 들고 있는 박카스를 전달하고 갔다.
김우상 화섬노조 부산경남지부장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여러 차례 집회와 기자회견이 열릴 때마다 참석해 보았는데, 이전에는 더러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면서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박수를 받고, 박카스를 받기는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시민들이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학섬유 노동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헌정파괴 국정농단 진상과 원인규명, 책임자 처벌, 지배세력 해체 투쟁 전면화하여 박근혜 대통령 하야투쟁과 새누리당 해체 투쟁을 적극 벌여 나갈 것"이라 선언했다.
또 이들은 "현 시국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분노를 조직하여 지난 11월 12일 대회를 시작으로 이후 펼쳐질 거대한 민중총궐기 투쟁의 마중물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음은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부산경남지부의 시국선언 전문이다.
▲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부산경남지부는 14일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시국선언'했다. ⓒ 윤성효
▲ 김우상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부산경남지부장이 14일 오후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시국선언'한 뒤, 지나는 시민한테서 받은 박카스 상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 윤성효
화섬 노동자 760인 시국선언문
노동개악 폐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새누리당 해체!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 있었으나 진짜 대통령이 아니었다.
대통령의 자격으로 수많은 연설을 했으나 자신의 말과 글이 아니었다.
국정을 명분으로 수많은 인사를 단행했으나 실질적인 인사권자가 아니었다.
외교관계는 물론 남북관계 마저 최순실의 손을 거쳤다.
대통령 권력놀음에 국민의 혈세는 탕진되었고 재벌의 검은 돈이 흘러 넘쳤다.
바야흐로 최순실-박근혜가 대한민국을 침몰시키고 있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 희대의 사태를 무슨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조차 혼란스럽다.
최순실 게이트인가? 아니다. 박근혜 게이트인가? 아니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공모한 헌법파괴 범죄다.
두려운 것은 두 명의 주인공이 만들어 온 막장행각의 전모가 아직 덜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하게 밝혀진 것이 있다.
재벌자본이 미르-K재단에 800억 원을 선뜻 헌납한 이유가 노동개악 추진강행의 대가였음이 밝혀졌다. 재벌회장들을 청와대로 불러 미르-K재단 자금헌납을 요청했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명백한 뇌물공여죄에 해당한다. 뇌물공여의 대가로 자행되고 있는 불법 노동개악, 성과퇴출제는 그 자체로 원인무효이다. 국민들은 낯부끄러워 더 이상 뉴스를 보고 싶지 않을 지경이라고 한다.
샤머니즘 정권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풍문이 하루만 지나면 사실로 확인되는 현실이니 밝혀야 할 일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5%대로 가라앉았고,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 하거나 국회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78%에 달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나라만 생각한다는 사람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아직도 그 자리에 눌러 앉아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하야하라.
대통령의 사과는 그 자체로도 거짓이었고 진심은 어디에도 찾아 볼수 없었다. 사과방송은 녹화방송 이었다고 한다. 거짓이 거짓을 낳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뒷북 압수수색을 하고 있으나 증거은폐나 하지 말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다.
성난 민중의 본노의 하야요구를 가볍게 여기지 마라. 마리 앙뚜아네트의 운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특검이 불법 권력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절차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하야는 최순실-박근혜의 국정농단 헌법파괴 범죄를 낱낱이 규명하기 위한 전제이다. 자연인 박근혜와 그 일파들을 모두 구속수사 하는 것이 법의 형평이고 정의이다.
야당은 거국내각이니 특검이니 하는 당리당략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지금 국민들이 야당에 요구하는 것은 거국내각이나 특검정쟁이 아니라 하야요구를 분명히 하고 거리로 나선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정치권력은 바뀌어도 자본권력은 더 커져온 것을 잘 알고 있다. 뇌물자금 모금책인 전경련은 해체되어야 하고 청부 노동개악을 자행한 재벌자본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그렇기에 봇물터진 '하야하라' 국민의 요구는 단지 대통령 교체가 아니다. 민중주체 민중참여의 새로운 민주주의, 재벌중심 경제체제 개혁, 양극화·불평등 해소, 완전한 노동3권 보장 이야말로 거리에 나선 99% 민중의 절박한 요구다.
우리의 선언
하나, 우리는 헌정파괴 국정농단 진상과 원인규명, 책임자 처벌, 지배세력 해체 투쟁 전면화하여 박근혜 대통령 하야투쟁과 새누리당 해체 투쟁을 적극 벌여 나갈 것을 선언한다.
둘, 우리는 현 시국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분노를 조직하여 지난 11월 12일 대회를 시작으로 이후 펼쳐 질 거대한 민중총궐기 투쟁의 마중물 될 것을 선언한다.
2016년 11월 15일.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부산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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