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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한국GM의 북미수출 괜찮을까?

쉐보레 유럽 철수 때와 같은 충격 올 듯

등록|2016.11.16 14:02 수정|2016.11.16 14:02
보호무역과 자국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외쳐온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한국GM의 북미수출 물량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인천지역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말 쉐보레 브랜드 유럽철수로 인해 인력 구조조정 등 적잖은 타격을 받았던 군산공장의 사례가 부평공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수출누적물량은 33만9116대다. 이중 북미 수출물량은 약 13만 대 가량으로 소형 SUV '트랙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말까지 약 15만 대 이상을 북미로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북미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랙스가 부평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실체화될 경우 수출물량감소에 따라 일자리 감소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해고요건이 까다로운 정규직보다 하청업체와 계약해지를 통해 쉽게 인력을 감축할 수 있는 비정규직부터 일자리 불안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GM 군산공장의 경우, 지난 2013년말 유럽 쉐보레 브랜드 철수로 직격탄을 맞았다. 20만 대에 달하는 수출물량이 줄었고 유럽 수출 전략 차종이던 크루즈를 생산하던 군산공장에서는 비정규직 1천여 명이 정리해고됐다. 공장가동률 역시 60%대로 주저앉았다.

당시 GM은 유럽철수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를 북미수출량 확대와 러시아시장 확대로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러시아시장도 루블화 불안정 등으로 인해 철수했고 이로인한 매몰비용 수천억 원은 모두 한국GM이 떠안았다.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 비용 1조 원가량도 한국GM이 떠안았다.

14년 1조5천억원에 이르던 자본이 15년에는 6400억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부채는 6조8000억 원으로 늘어나 457%이던 부채 비율이 무려 1063%로 폭증했다.

트럼프가 선거유세 당시 내세웠던 한미FTA 재협상이 현실화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무관세가 철회될 경우, 한국GM의 북미수출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트럼프는 해외로 나간 자국 브랜드 공장이나 기업체들 때문에 자국민 일자리가 줄었다는 지적도 줄곧 해왔다.

관세가 다시 부활될 경우, GM이 수출기지로서 매력이 떨어진 한국보다 자국 내 공장을 이용한 뒤 부족한 부분만 미국 외 다른 공장에서 공급받는 방식으로 전략을 재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북미수출물량 감소는 자명할 수밖에 없다.

GM은 북미수출 감소분은 호주시장에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홀덴 공장 2곳이 2017년을 끝으로 가동중단에 들어가는 만큼 시장 3위 점유율을 가진 호주시장에 한국GM이 생산한 자동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호주FTA로 인해 한국GM이 생산하는 가솔린(1천500~3천cc), 디젤(1천500~2천500cc) 차량의 관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 당시, 러시아시장 확대 등으로 수출물량을 보전하겠다던 주장과 유사해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은 GM과는 별도의 회사기 때문에 미국 현지 이슈에 대해 공식적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큰 변화를 쉽게 예상하지는 않고 있고, 한국GM이 미국에 차량 수입과 수출을 병행하고 있어 당장 진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본인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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