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찍혔어"... 김연아도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였나
김연아-박태환 농락한 '비선실세'... 민낯 드러난 한국 스포츠계 현실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가 국민적인 스포츠 영웅 김연아와 박태환에게까지 손을 뻗친 것으로 드러나 스포츠계를 뒤흔들고 있다. 자신들의 실력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국민 스포츠영웅마저 권력의 입맛대로 흔든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민낯을 보여주고 말았다.
국민영웅까지 흔든 최순실 게이트, 끝이 안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는 처음엔 정치계의 농단에 국한되는가 싶었지만,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이 스포츠계에도 각종 재단을 설립해 이권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국민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손을 뻗쳤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지난 2014년 차은택이 주도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할 것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 평창동계올림픽과 동계유스올림픽 등 각종 홍보대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던 상태로 고심 끝에 이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KBS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장시호씨가 "김연아는 찍혔다고. 쟤는 문체부에 찍혔어"라고 말한 것과 연결시켜 늘품체조 시연회 거절이 '찍힌' 원인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한다.
이후 2015년 대한체육회의 주관으로 치러진 스포츠 영웅 투표에서 김연아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규정에 없던 나이 제한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선발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체육회에 거세게 비판했고 결국 김연아는 올해가 돼서야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돼 오는 23일에 비로소 헌액식을 갖게 됐다.
한편 박태환은 지난 8월에 참가했던 리우하계올림픽의 출전에 관해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올림픽 전 그와 박 선수의 소속사 측에 '올림픽을 출전할 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이 일을 겪기 전 세계반도핑기구로부터 도핑적발 처분을 받았고 지난 3월 징계가 풀렸다.
하지만 이후 대한체육회는 '도핑에 적발된 선수는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항목을 들어 그를 하계올림픽에 출전시키지 않으려 했었다. 결국 박 선수 측이 법원 가처분 소송과 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고 나서야 그는 힘겹게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수상한 체육대상과 청룡장, 국민영웅에겐 까다로웠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스포츠 기관들이 수여하는 체육대상이나 청룡장에서도 매우 어렵게 받거나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미 앞선 내용처럼 김연아는 나이제한이라는 갑작스러운 이유로 올해의 스포츠영웅 수상이 한차례 좌절된 바 있다. 또한 김연아는 체육훈장의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수상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어야만 했다. 지난 2013년까지 청룡장을 수상하기 위해선 1000점 이상의 기준점수를 획득해야 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갑작스럽게 2014년 1월 1일 기준으로 종전 서훈 기준을 무려 500점이나 올렸다.
결국 모든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김연아조차 받지 못하는 청룡장이란 비난이 들끓었고 문체부는 결국 여러 행정기관들과 논의를 거쳤지만 이 과정에서 무려 2년 가까이 소요됐다. 결국 김연아는 지난 10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예외적인 공로라는 타이틀을 붙인 끝에 겨우 이 상을 수여받을 수 있었다. 반면 박태환의 수상 여부에 대해서는 도핑문제와 상 수여는 관련이 없다는 게 문체부 입장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최종 수상 명단에는 빠지는 불상사를 겪어야 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엄청난 직격탄을 맞은 평창동계올림픽은 줄초상 분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간 늘어난 예산과 저조한 관심 탓에 냉담했던 주변 반응이 더욱 차가워진 모양새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동계올림픽 스타인 김연아를 비롯해 이상화, 이승훈, 박승희 등 선수들과 유명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수없이 임명해왔다.
특히 김연아는 각종 행사나 홍보영상 등에 다수 출연해 꾸준히 평창 올림픽을 홍보해 왔다. 그러나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장시호씨가 경기장 수주에 관여하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한 자금 횡령을 하려고 했던 혐의등이 드러나면서 선수들이 쌓아온 홍보의 공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날 처지에 놓였다.
달면 씹고 쓰면 뱉는 것이 스포츠 영웅?
그동안 스포츠 선수들은 동·하계올림픽마다 수많은 메달과 감동을 선사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어려운 시기에 스포츠라도 재밌어야 한다는 우스갯스러운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스포츠계도 송두리째 흔들릴 판국이다.
김연아, 박태환 두 선수는 모두 국민들로부터 대대적으로 추앙을 받는 선수이다. 해당 종목의 불모지에서 태어나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기에 많은 국민들은 이들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정부와 기업 역시 이들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마다 각종 홍보대사 내지 모델로 섭외해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고자 해왔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불이익을 당했을 때 어떤 도움도 주지 않거나, 내지 이번과 같은 압력을 행사한 것이 전부란 비난이 일고 있다.
일례로 김연아의 경우 지난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섰다. 당시 그녀는 발표 내용 가운데 '한국의 좋은 동계스포츠 시설에서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적 인지도가 매우 높은 그녀를 이용해 거짓말을 하게 했다며 안타까움과 비판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편파판정으로 인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을 때 체육회를 비롯한 기관단체들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전 세계 언론까지 당시 판정에 대해 최악의 스캔들로 부르며 맹비난을 했지만 정작 자국 선수의 연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 이외에도 최근 쇼트트랙 전설로 꼽히는 김동성씨 역시 장시호 측의 접근을 받았다가 거절했다는 내용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들은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 정상에 선 스포츠 스타들, 이들이 '비선실세'들의 장난 속에 피해만 봐야했다. 자신들이 필요할 땐 스포츠 스타에게 달콤한 손길을 내보냈지만, 이를 거절할 시엔 가차 없이 보복한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명성을 장난감처럼 다루고 내다 버린 이들의 추악함은 스포츠계마저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국민영웅까지 흔든 최순실 게이트, 끝이 안 보인다
▲ 김연아의 2014년 아이스쇼 기자회견 모습 ⓒ 박영진
최순실 게이트는 처음엔 정치계의 농단에 국한되는가 싶었지만,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이 스포츠계에도 각종 재단을 설립해 이권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국민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손을 뻗쳤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지난 2014년 차은택이 주도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할 것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 평창동계올림픽과 동계유스올림픽 등 각종 홍보대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던 상태로 고심 끝에 이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KBS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장시호씨가 "김연아는 찍혔다고. 쟤는 문체부에 찍혔어"라고 말한 것과 연결시켜 늘품체조 시연회 거절이 '찍힌' 원인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한다.
이후 2015년 대한체육회의 주관으로 치러진 스포츠 영웅 투표에서 김연아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규정에 없던 나이 제한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선발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체육회에 거세게 비판했고 결국 김연아는 올해가 돼서야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돼 오는 23일에 비로소 헌액식을 갖게 됐다.
한편 박태환은 지난 8월에 참가했던 리우하계올림픽의 출전에 관해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올림픽 전 그와 박 선수의 소속사 측에 '올림픽을 출전할 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이 일을 겪기 전 세계반도핑기구로부터 도핑적발 처분을 받았고 지난 3월 징계가 풀렸다.
하지만 이후 대한체육회는 '도핑에 적발된 선수는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항목을 들어 그를 하계올림픽에 출전시키지 않으려 했었다. 결국 박 선수 측이 법원 가처분 소송과 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고 나서야 그는 힘겹게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수상한 체육대상과 청룡장, 국민영웅에겐 까다로웠다
▲ 김연아의 2016년 아이스쇼 피날레 인사 모습 ⓒ 박영진
김연아와 박태환은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스포츠 기관들이 수여하는 체육대상이나 청룡장에서도 매우 어렵게 받거나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미 앞선 내용처럼 김연아는 나이제한이라는 갑작스러운 이유로 올해의 스포츠영웅 수상이 한차례 좌절된 바 있다. 또한 김연아는 체육훈장의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수상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어야만 했다. 지난 2013년까지 청룡장을 수상하기 위해선 1000점 이상의 기준점수를 획득해야 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갑작스럽게 2014년 1월 1일 기준으로 종전 서훈 기준을 무려 500점이나 올렸다.
결국 모든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김연아조차 받지 못하는 청룡장이란 비난이 들끓었고 문체부는 결국 여러 행정기관들과 논의를 거쳤지만 이 과정에서 무려 2년 가까이 소요됐다. 결국 김연아는 지난 10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예외적인 공로라는 타이틀을 붙인 끝에 겨우 이 상을 수여받을 수 있었다. 반면 박태환의 수상 여부에 대해서는 도핑문제와 상 수여는 관련이 없다는 게 문체부 입장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최종 수상 명단에는 빠지는 불상사를 겪어야 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엄청난 직격탄을 맞은 평창동계올림픽은 줄초상 분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간 늘어난 예산과 저조한 관심 탓에 냉담했던 주변 반응이 더욱 차가워진 모양새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동계올림픽 스타인 김연아를 비롯해 이상화, 이승훈, 박승희 등 선수들과 유명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수없이 임명해왔다.
특히 김연아는 각종 행사나 홍보영상 등에 다수 출연해 꾸준히 평창 올림픽을 홍보해 왔다. 그러나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장시호씨가 경기장 수주에 관여하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한 자금 횡령을 하려고 했던 혐의등이 드러나면서 선수들이 쌓아온 홍보의 공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날 처지에 놓였다.
달면 씹고 쓰면 뱉는 것이 스포츠 영웅?
▲ 김연아의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임명식 사진 ⓒ 박영진
그동안 스포츠 선수들은 동·하계올림픽마다 수많은 메달과 감동을 선사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어려운 시기에 스포츠라도 재밌어야 한다는 우스갯스러운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스포츠계도 송두리째 흔들릴 판국이다.
김연아, 박태환 두 선수는 모두 국민들로부터 대대적으로 추앙을 받는 선수이다. 해당 종목의 불모지에서 태어나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기에 많은 국민들은 이들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정부와 기업 역시 이들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마다 각종 홍보대사 내지 모델로 섭외해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고자 해왔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불이익을 당했을 때 어떤 도움도 주지 않거나, 내지 이번과 같은 압력을 행사한 것이 전부란 비난이 일고 있다.
일례로 김연아의 경우 지난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섰다. 당시 그녀는 발표 내용 가운데 '한국의 좋은 동계스포츠 시설에서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적 인지도가 매우 높은 그녀를 이용해 거짓말을 하게 했다며 안타까움과 비판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편파판정으로 인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을 때 체육회를 비롯한 기관단체들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전 세계 언론까지 당시 판정에 대해 최악의 스캔들로 부르며 맹비난을 했지만 정작 자국 선수의 연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 이외에도 최근 쇼트트랙 전설로 꼽히는 김동성씨 역시 장시호 측의 접근을 받았다가 거절했다는 내용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들은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 정상에 선 스포츠 스타들, 이들이 '비선실세'들의 장난 속에 피해만 봐야했다. 자신들이 필요할 땐 스포츠 스타에게 달콤한 손길을 내보냈지만, 이를 거절할 시엔 가차 없이 보복한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명성을 장난감처럼 다루고 내다 버린 이들의 추악함은 스포츠계마저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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