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61) 경남지사와 안상수(70) 창원시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탈당 인사들을 비난하고, 안 시장은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홍 지사는 박 대통령이 옛 한나라당 대표일 때인 2005년 혁신위원장을 지냈고,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이어 2011년 7월~12월 사이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을 지냈다.

홍 지사는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되었고,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했으며, 새누리당 당원이지만 '성완종 게이트'와 관련해 당원권 정지 상태다.

안상수 시장은 2007년 옛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이어 2010년 7월부터 2011년 4월까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을 지냈다. 안 시장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선거에 당선되었고, 현재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있다.

홍 지사와 안 시장은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추기도 했다. 언론사와 여론조사업체의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홍 지사와 안 시장이 거론됐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4~15일 사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상수 시장(2.1%)이 홍준표 지사(1.9%)보다 약간 앞선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 지사와 안 시장은 현 시국에 대한 견해가 달라 관심을 끄는 것이다.


홍준표, 탈당 인사에 대해 '세월호 선장 같다'

홍준표 지사는 새누리당 탈당 인사들을 비난했다. 홍 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새누리당 분열 양상을 '세월호 선장'에 비유해 꼬집었다.

홍 지사는 "최근 당 내외에서 세월호 선장 같은 처신을 하는 분들이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이 아니고 한국 보수정당의 본류인데,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밉다고 이를 비난하고 뛰쳐나가는 것은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잘못된 것이 있으면 내부에서 개혁하고 바로 잡아야지 누릴 것 다 누리고 자기가 있던 자리에 침 뱉고 돌아서는 작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세월호 선장 같은 행동이다"고 했다.

또 그는 "이 마당에 '친박', '비박'이 어디 있느냐"며 "가라앉은 배에서 서로 선장을 하겠다고 다투는 모습도 옳지 않다"고 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이었다고 판단되면 모두의 힘을 모아 공당으로 바꾸라"며 "그것이 한국 보수세력에 대한 여러분의 책무이다"고 했다.

홍 지사는 지난 21일 경남도청 확대간부회의 때 "최근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며 "이로 인해 중앙정부는 매우 어수선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7일 홍 지사는 폐이스북에 "새누리당의 친박·비박 지도부들의 요즘 행태를 보면 세월호 선장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침몰하는 배 위에서 자신들만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다.

안상수 "박근혜 탈당, 새누리당 해체" 강조

안상수 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탈당'과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안 시장은 "전 한나라당의 원내대표와 대표최고위원을 역임한 저로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께 고언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우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는 모두 사퇴하고 당은 외부의 존경받는 인물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한 다음, 새누리당 해체작업과 신당 창당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안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몰락시킨 책임을 지고 즉시 탈당하여 자신과 무관한 신당이 창당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에 대한 마지막 의무이자 도리다"고 했다.

안상수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권한을 책임총리에게 넘기고 본인은 만악의 근원인 제왕적 대통령제 헌법을 의원내각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과 지방정부의 권한을 보장(지방분권)하는 진정한 행정체계 개편의 개헌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정치적 입장을 쏟아내고 있는 안 시장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친박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카드로는 대선에서 필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개헌을 제시하기도 했다. 안 시장은 10월 28일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고장나 바다에 떠 있다. 선장을 바꾼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라 고장난 배를 고쳐야 한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