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개헌? 친박이 계속 권력 누리려는 것"
"탄핵과 개헌은 별개 문제, 12월 9일까지 탄핵 발의해야", 탈당파 정례모임도 가동
▲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왼쪽)와 정태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당파 모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탄핵과 개헌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일부 대선주자들이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해법으로 개헌을 다시 꺼내들고 있는 것에 선을 그은 것이다.
남 지사는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에 집중해야 할 지금 이 시점에 (개헌 논의는) 적절치 않다"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즉,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 탓에 벌어진 일이고, 이를 빌미로 개헌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잘못된 주장이라는 얘기다. 특히 개헌을 통해 개편된 권력구조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새누리당 주류(친박근혜) 속셈도 깔려 있다고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남 지사는 이어, "탄핵과 개헌은 별개의 문제다. 개헌은 새누리당 해체 이후에 새로운 정치리더십이 생겼을 때, 탄핵 정국 이후에 새로 시작하는 게 맞다"라면서 "그래야 국민들도 개헌 논의를 정치공학, 정치셈법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으로 평가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탄핵안 발의 시점에 대해서는 "정기국회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12월 9일까지는 탄핵을 처리해야 한다"면서 "전날(26일)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이 12월 9일까지는 탄핵을 처리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가 상당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하염 없이 시간이 늘어지게 된다면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탄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이 역사 앞에서 소신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가장 적극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는 방법은 탈당"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정당은 기본적으로 구성원 간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 목표에 있어서 동질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 흔히 얘기하는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간의 거리를 보면 두 세력이 굳이 같은 정당에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게 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탈당하는 것을) 배신자라고 하는데 그런 비난을 두려워 할 것 없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하는 게 왜 배신인가"라며 "(이 대표의 논리는) 이성 잃고 사익을 쫓는 패거리 문화에서 말하는 배신자, 이런 데 연연할 필요 없다는 말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탈당파 "야3당과 비박, 머리 맞대고 탄핵 협의 마무리해야"
남 지사와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김상민·박준선·이성권·정태근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이날 정기국회, 즉 12월 9일 안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첫 정례모임을 통해 "광장의 민심은 대통령 하야·탄핵, '물러나라'는 것이고 그 공범 역할을 한 새누리당은 해체하라는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특히 "야3당과 새누리당은 탄핵 (발의) 시기와 관련해 더 이상 장난 치지 말고 헌법에 보장된 절차에 따라 시급히 탄핵 발의에 들어가길 요청한다"면서 "정기국회 안에 탄핵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여당 내 비주류와 야당 간의 구체적인 협의도 주문했다. 이들은 "정기국회 안에 탄핵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 여야 간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야3당과 새누리당 내 (비주류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가 머리를 맞대서 협의를 마무리할 것을 요청한다. 필요하다면 저희 탈당파 모임도 힘을 보탤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탄핵 찬반 의사를 밝힐 것도 재차 요구했다. 탈당파 모임 간사를 맡은 이성권 전 의원은 "국민들은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탄핵을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여부를 궁금해 한다. 이를 밝히지 않는 것은 국민 요구에 대한 배신행위"라면서 "현재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하지 않은 상태이고, 새누리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소속 의원들은 탄핵 관련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탈당파 모임은 이날부터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정례적으로 모임을 열고 탄핵 정국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는 새누리당을 대체할 보수신당 창당 로드맵의 첫 걸음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전 의원은 "회의 참석자들은 새누리당에 몸을 담았던 전직 국회의원이자 정치인으로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막지 못하고 많은 실망감을 안긴 것에 대해 책임감을 철저히 통감했다"라며 "앞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민의 청량제와 같은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이 탈당파에 추가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접촉한 의원들 상당수는 새누리당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데 공감하고 있지만 그것은 정치인 개인의 결단 문제다.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다만, "탈당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안세력으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른 바 '제4지대' 계획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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