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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활활 불타오른 광화문, 다음 날엔

우리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 '더 나은 미래'

등록|2016.11.27 15:30 수정|2016.11.27 15:30

▲ ⓒ 이창희


▲ ⓒ 이창희


▲ ⓒ 이창희


▲ ⓒ 이창희


▲ ⓒ 이창희


하루가 지났습니다. 어제 바로 이 곳에 모였던 150만 촛불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지만, 우리는 어제 여기에 모여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돌려달라 외쳤습니다. 그 흔적이라면, 노숙 농성을 벌이는 예술인 텐트촌에 설치된 선명한 붉은 색의 '퇴진' 두 글자 뿐이네요. 게다가 그 글씨는 저 멀리로 선명하게 보이는 청와대의 처마에 걸려 있습니다. 무겁게, 진지하게 좀 들어주면 좋을 텐데요.

세월호의 슬픔을 가득 담은 채, '잊지 말라' 애원하던 광장은 연대하고 위로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염원으로 조금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둠'으로도 덮을 수 없고, '밥벌이'의 고단함으로도 외면할 수 없었던 세월호의 희생이 더 이상은 홀로 아프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우리가 광장에서 밝히는 촛불 하나 하나가 바라는 것은, 그런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대한민국일테니까요.

동생네 다섯 대가족은 아침 일찍 울진으로 출발했습니다. 막내가 이제 네살인 아이 셋을 이끌고 오려니, 차 안에 집을 통째로 옮겨왔습니다. 게다가 네 시간이 넘게 운전을 하고, 2주 연속 광장에 나오고 있으면서도 근처 관광지에는 발도 못 들이고 돌아갑니다. 그래도 아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느끼는 광장은 어떤 모습인지, 몇 년 후에 물어 볼 생각입니다.

국민은 위대합니다. 어떠한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광장에 나와, 더 좋은 대한민국을 기원하며 같이 촛불을 밝힙니다.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국민을 위로하지 못하는 '천박한 권력'에 시달렸던 세월이 억울할 지경입니다. 우리는 정말, 멋집니다.

댓가요? 물론 바라는 게 있지요. 바라는 것도 없이 왜 여기에 나오겠습니까?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이 '교통비'나 얼마간의 '일당'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각자의 바람이 모두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기대가 바라보는 지향점은 분명 '위대한 대한민국의 더 좋은 미래' 아닐까요? 더 좋아진 대한민국이 우리에게, 우리의 미래에 남길 어마어마한 댓가를 값으로 계산하는것은 불가능할 수 있어요. 하지만 분명히 지금의 수고를 쏟아부을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어제 양희은씨가 눈이 날리는 광화문을 눈물로 적셨습니다. 우리는 끝내 이깁니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이, 반드시 승리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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