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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700만 시대, 다문화가족 포용해야"

염태영 수원시장,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다문화를 말하다

등록|2016.11.29 10:39 수정|2016.12.02 10:20
지난 27일 외국인주민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수원시 외국인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 현장, 이곳에서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 대회에 참가한 캄보디아 씨엠립 출신의 '모운 채앙마이'씨가 염태영 시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

"수원시와 염태영 시장님께서 캄보디아 씨엠립의 프놈끄라옴 마을을 도와주셔서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채앙마이씨는 눈물을 흘리며 염태영 시장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염 시장 역시 채앙마이 씨와 포옹하며 크게 감동하는 눈치였다. 대회가 끝난 후 채앙마이 씨는 씨엠립의 현실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씨엠립에는 옷이 없어서 바지만 입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고 1달러를 구걸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학교에 가고 싶어도 근처에 학교가 없고 돈이 없어서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수원시가 중고등학교를 설립해주신 것을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2016.11.27 수원시외국인주민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채앙마이 씨와 만난 염태영 시장 ⓒ 송하성


현재 수원시정을 이끌고 있는 염태영 시장은 11월 한 달 동안 동절기 시설점검, 병문안 문화개선 운동, 지진대책 마련, 광화문 집회 등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23일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달려갔다. 이곳 캄보디아 프놈끄라옴 수원마을에서 염 시장은 수원중고등학교 개교식에 참석했다. 1천여명의 캄보디아 주민들이 참석한 개교식이 끝난 뒤 염 시장을 만났다.

- 캄보디아에 수원중고등학교를 건립한 소감은?
"프놈끄라옴 수원중고등학교는 캄보디아 정부와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건립됐다. 수원마을에 이미 수원초중학교가 건립돼 있지만 중학생 과밀화 현상이 심각했고 이 아이들이 졸업을 하면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수원마을 인근 수상가옥촌 등 다수 마을에 고등학교가 없어 학업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아이들도 많다. 이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설, 수원중고등학교가 건립돼 기쁘고 자랑스럽다. 학교를 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많은 분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 프놈끄라옴 수원마을에 대한 지원이 10년이 됐다.
"정말 캄보이아와 인연을 맺은지 10년이 됐다. 지난 2004년 국제자매결연을 체결한 이래 2007년부터 시엠립주에서 프놈끄라옴 마을을 지원하기 시작해 '수원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1단계 사업으로 학교와 공동 화장실, 우물, 마을회관, 도로, 다리 등 기반 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2단계 사업 기간인 2013년~2015년에는 주민들의 자립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해 '마을공동자립작업장'과 여성근로자 자녀들을 위한 '수원마을 유아 보육센터'를 건립했다.

특히 이번에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에 수원중고등학교를 개교하게 돼 기쁘다. 많은 도움을 주신 시앰립주정부와 공직자들께 감사드리고 특히 봉사활동에 함께 나서준 수원시의 (사)행복캄을 비롯한 의료기관, 봉사단체 등에 감사한다."

▲ 2016.11.24 캄보디아 씨엠립 수원중고등학교 준공식 ⓒ 송하성


- 교육수준이 낮은 캄보디아에 세워진 수원중고등학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곳의 교육환경이 한국의 50~6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8남매 형제 중에서 1~2명 교육받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 정도다. 이제 프놈끄라옴 수원마을에는 기존의 수원초등학교에 더해 수원중고등학교가 건립돼 모든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수원중고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졸업한 학생 중에서 캄보디아를 이끌 인재들이 많이 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장기적으로 프놈끄라옴을 비롯한 모든 캄보디아 마을이 수원과 같은 교육여건을 갖추질 희망한다."

- 최근 수원에 이주민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수원의 이주민 인구는 5만5900여 명으로 경기도 안산시, 서울 영등포구에 이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이는 120만 수원시민 중 약 4.8%를 차지하는 것으로 2014년에 비해 지난해에만 8700여 명이 늘어 이주민 인구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아마도 수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가지 다문화정책과 수원이 서울과 지방을 잇는 교통 중심지이기 때문에 많은 이주민들이 몰려오는 것 같다. 이처럼 다문화사회 진입 단계를 거쳐 성숙 단계에 접어든 수원이 앞장서서 이주민 포용에 나서야 한다."

▲ 2016.11.24 캄보디아 씨엠립 수원중고등학교 준공식 ⓒ 송하성


- 수원시의 다문화정책을 소개해 달라.
"이주민지원기구 운영, 이주민 밀집지역 지원, 다문화 축제 개최와 같은 다양한 공생 정책을 펴고 있다. 또 다문화 관련 민간단체와 이주민이 참여하는 외국인지원시책 자문위원회 등의 행정참여제도를 통해 현장 의견에 귀 기울여 실질적인 이주민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직업능력향상 등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도 이미 개관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동포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을 각각 외국인주민 공무원으로 임용해 현장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

- 수원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특히 캄보디아 이주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이전부터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 나가 외화벌이를 했고 그러한 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 수 있었다. 세계 곳곳에 진출한 재외동포가 700만명에 달한다. 우리도 한국에 찾아오는 이주민들을 환대하고 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일부 다문화가족과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서로 화합하는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캄보디아 이주민들께는 12월 크리스마스에 그분들을 위해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간 교류를 증진하고 캄보디아 이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캄보디아에서 유명 가수도 초청해 공연을 하게 된다.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수원시는 기존의 다문화 정책에 더해 다문화가족이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어서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러분이 수원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2016.11.24 캄보디아 씨엠립 수원중고등학교 준공식에서 연설하는 염태영 시장 ⓒ 송하성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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