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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 기념관이 박정희·박근혜 홍보관이냐?"

창원 국립3·15묘지 기념관 어린이체험관, 전시 사진과 설명 논란

등록|2016.11.29 09:09 수정|2016.11.29 09:12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상. ⓒ 윤성효


1960년 3월 15일, 이승만자유당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했던 3·15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에 박정희정부와 박근혜정부를 설명하고 홍보하는 사진을 전시해 놓아 논란이다.

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 안에는 3·15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안에 '어린이체험관'이 있는데, 그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설명과 사진이 있다.

어린이체험관 입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5월 5일 어린이날 청와대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친필로 쓴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의 몸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신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행복한 대한민국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세요. 박근혜"라고 적혀 있다.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에 있는 글. ⓒ 윤성효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 ⓒ 윤성효


그 다음에 안쪽으로 들어가면 '3·15의거 이후 우리나라의 발전상'이 나오고, 설명과 함께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고 있다.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시대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박정희정부는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여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오늘날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여기에 더하여 파독광부와 간호사, 베트남 파병으로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것도 큰 역할을 하였다.

3·15의거가 우리나라 민주발전의 씨앗이 되어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꽃피웠으며, 박근혜정부를 맞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 분단의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끌어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영상을 설명하는 내용에 박정희 정부(원안)와 박근혜정부(원안)이란 표현이 나온다. ⓒ 윤성효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영상으로 박정희 대통령 때 일어났던 새마을운동을 보여주고 있다. ⓒ 윤성효


설명을 보면, 김영삼 정부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대한 내용은 없고, 박정희정부와 박근혜정부 이야기뿐이다. 3·15의거 당시 일어났던 민주화운동인 부마민주항쟁이나,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은 한 마디도 없다.

슬라이드 영상에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은 2컷이 나오고, 박정희정부 때 있었던 새마을운동과 소양강다목적댐 준공, 파독광부, 파월장병, 경부고속도로 공사 등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이런 전시물들을 둘러본 사람들 사이에서 '박정희, 박근혜정부에 대한 설명과 사진은 3·15기념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장을 본 허진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3·15기념관에 맞지 않는 설명이고 사진들이다"며 "차라리 3․15의거 이후 일어났던 민주화운동 역사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경남민주행동 위원장은 "이곳이 새마을운동 기념관이냐"라며 "3․15기념관이 아니라 박정희, 박근혜 두 정권 홍보관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립3·15민주묘지가 이같은 지적을 어떻게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국가보훈처 소속 국립3·15민주묘지 관리소 관계자는 "어린이체험관에 3․15의거 이후 발전상을 설명해 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상. ⓒ 윤성효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상을 김영만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이 가리키고 있다. ⓒ 윤성효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영상으로 박정희 대통령 때 일어났던 소양강 다목적댐 준공 때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윤성효


▲ 창원 국립3.15민주묘지 내 기념관에서 보여주고 있는 영상으로 박정희 대통령 때 일어났던 파월장병 관련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윤성효


▲ 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 안에 있는 기념관 전경.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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