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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주범이 혼란 수습하겠다니... 기가 막혀

[주장]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등록|2016.11.29 13:32 수정|2016.11.29 13:32

11월 26일 제5차 범국민대회청소년들도 이 나라가 어떤 지경인지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이 나라를 바로 잡고자 거리로 나섰다. ⓒ 김민수


국민이 단단히 뿔났다.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이 나라를 어떤 식으로 막장공화국으로 만들었는지를 똑똑히 보고 있다. 한달이 넘어가도록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과 밝혀지는 불법적인 범죄행위는 화수분인듯 이어지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청소년들은 교복을 입고 거리로 나섰다. 160만명이 넘는 시민이 한 곳에 모여 평화집회를 만들어가고, 연행자 한 명 없는 수준높은 시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청와대를 중심으로 들려오는 소식들은 암담하기만 하다.

대국민담화에서 국민에게 고개숙이며 검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던 약속은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깨졌으며, 자신의 불법 비리적인 행동으로 인해 국정이 이토록 혼란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국정을 정상화하겠다고 한다.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는 이라면 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이다.

온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사이에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가를 중요한 일들을 추진했고, 급기야는 검찰의 조사요구를 세번째 거절하던 그날, 국정교과서를 발표하는 대담함(?)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끝까지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런 내심에는 '나라야 어찌되든지 말든지 나만 살겠다'는 심리가 깔려있거나 '짐이 곧 국가'라는 헛된 망상이 자리하지 않고서야 가능한 일이 아닐 터이다. 이런 망상가가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11월 26일, 제5차 범국민대회청운동사무소를 향해 행진하는 시민들, 그들은 분노했지만 평화로운 축제처럼 자신들의 요구를 전하는 성숙함을 보여줬지만 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화답은 그야말로 무지렁뱅이의 화답보다도 못한 것이었다. ⓒ 김민수


이 와중에 청와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황당하고 기가막혀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검찰의 대면 수사를 거절하는 이유가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누가 국가를 혼란스러운 지경에 이르게 했는가? 오히려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려면 검찰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며, 검찰 수사가 그토록 치욕스럽거나 부당하게 느껴진다면 각종 의혹에 대해 명백하게 입장을 밝히면 될 일이다. 그에 따라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억울한 점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재 드러난 것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버티면 버틸수록 죄질은 더욱 저질스러워질 것이며, 그에 따른 죗값도 더욱 커질 것이다.

청와대 참모진은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주변에서 여전히 그를 돕는 이들은 아예 박근혜 대통령을 매장하겠다고 팔을 걷어 부친듯하다. 그를 위한다면, 잘못된 판단을 할 때에 바로잡아주어야 할 터인데 오히려 솔선수범하여 국민의 뜻을 거스르며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간신나라 충신들이요, 부역자가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식물 대통령이다. 지난 일주일간 보여준 그의 행적은 세월호 7시간보다 더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안보의 위중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세월호 7시간에 이어서 대한민국호가 침몰해 가는데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11월 26일 범국민대회이번 사건은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헤 게이트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 김민수


박근혜 대통령은 기억해야 한다. 버티면 버틸수록 더 치욕스러운 삶만 남아있을 뿐이며, 그토록 추앙하고자 했던 박정희를 위시하여 육영수 여사의 무덤에 침을 뱉는 일뿐 아니라, 그동안 부친의 행적을 우상화하고자 했던 시도만큼 철저하게 그 모든 것들은 무너질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런 권력도 권력이라고 부역하는 이들과 미적거리며 정치적인 이해타산의 주판알이나 튕기고 있는 정치인들, 여전히 불법범죄 게이트인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역사에 친일파에 버금가는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매일 터지고, 그것이 곧 현실인 것만으로도 슬픈데, 몇몇 인사들은 상상 이상의 말을 내뱉으면서 이번 사건을 호도하려고 한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4%가 진짜 시민이라거나 지금 하야하면 빨갱이들이 정권을 잡는다는 등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는 말들이 난무한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것이다. 어쩌자고, 그를 지지하는 이들의 수준이 저모양인고 하는 안타까움의 발로다. 저런 선무당 같은 이들만 주위에 포진하고 있었으니,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이 어찌 맑을 수 있었겠는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지금 터지는 일들이 상상 이상의 일이기에, 또 어떤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청와대로부터 생길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국민이 이토록 신사적으로 점잖게 "내려오라"고 외칠 때 내려오는 것이 끌려내려오는 것보다는 훨씬 대통령 자신을 위해서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참모진들도 정신을 차리라. 부역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지 않다면, 직언을 하라. 그리고 정신 차리라.

누가 나라를 이토록 혼란스럽게 만들었는데, 누가 이 정국을 수습하겠단 말인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나 하지 말고, 이성에 따른 판단, 그것으로 여전히 당신들은 금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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