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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담화에도 냉담한 대구 "시간끌기 꼼수"

대구시민행동 비판 성명 발표... "오죽하면 3% 지지율로 주저앉나" 한탄도

등록|2016.11.29 21:24 수정|2016.11.29 21:24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에서도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은 박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 후 긴급성명을 통해 "대국민담화는 여전히 현 사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며 전 국민의 즉각 퇴진 요구와 특검, 국정조사, 탄핵 등을 피하기 위한 시간 끌기 꼼수에 불과하다"며 "한마디로 '잘못한 것 없으니 내 발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민행동은 특히 "개헌 없이는 대통령 임기 단축이 불가능하다고 봤을 때 개헌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국회로 공을 넘겨 탄핵 전선을 흩뜨리고 시간 끌기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꼼수 사과로 규정하고 국민의 요구는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민행동은 이어 정치권에도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오는 30일 1차 민중총파업과 다음달 3일 5차 시국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1차 민중총파업 대구대회와 시민불복종의 날을 진행하기로 한 민주노총 대구본부도 "진정어린 반성과 사과 없이 또다시 자신의 거취를 국회로 떠넘겼다"며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등 자신의 범죄행위가 명백히 드러나는 정치일정을 비껴가기 위한 기만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박근혜가 진정으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반성하는 길은 즉각적인 퇴진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명백한 범죄자이자 피의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박근혜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0일을 시작으로 총파업과 시민불복종 행동을 더 크게 확대시켜 반드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임기 4년 동안의 모든 적폐와 정책을 폐기시킬 것"이라며 30일 오후 거리행진과 시국촛불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30일 오후 4시부터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2.28기념공원까지 행진을 한 뒤 박근혜 퇴진 대구시국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중부경찰서를 항의 방문해 촛불집회를 불허한 한 것을 비판하고, 광장을 열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탄핵·수사 빠져나가려는 술수에 놀아나지 않는다"

▲ 26일 오후 대구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시국대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정의당 대구시당도 '국회는 탄핵으로, 국민은 촛불로 즉각 퇴진이 답이다'는 내용의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임기 단축 개헌 제안하는 자체가 국민 기만이고 사익추구"라며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정의당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촛불로 타오른 즉각 퇴진의 민심을 외면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여야 정쟁을 통해 탄핵마저 모면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이것이 명백한 사심이며 사익추구"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임기 단축 개헌으로 국민과 정치권을 교란시키고 법 절차를 운운하며 탄핵과 수사에서 빠져나가려는 술책에 더 이상 놀아날 국민은 없다"며 "오직 진실 은폐와 증거 인멸만을 꾀하는 자에게 더 이상 시간을 줘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민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정아무개(48)씨는 "대통령이 자기변명만 있고 결국에는 국회에 떠넘긴 꼴"이라며 "이런 대통령을 믿고 찍었다는 게 후회가 된다, 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구 불로동에 사는 김아무개(47)씨도 "사과라기보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는 것 같아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죽하면 80%의 지지율로 당선시켰던 지역 민심이 (지지율) 3%로 내려앉았겠나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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