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26번째 대전 촛불 "새누리당에 탄핵 구걸말라"

[현장] 제26차 대전시민촛불행동 "다시 퇴진- 퇴진- 퇴진!"

등록|2016.11.30 20:51 수정|2016.11.30 21:01

▲ 30일 오후 7시가 되자 대전타임월드백화점에서는 어김없이 박근혜퇴진 대전시민촛불행동 행사가 시작됐다. 26번째 촛불이다 ⓒ 심규상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시민들은 촛불 대신 우산을 들었다. 잠바 대신 우의를 입었다. 그리고 '탄핵'을 소리 높여 외쳤다. 낮은 기압에 어울리게 외침이 낮게 깔려 우렁차게 울렸다.

30일 오후 7시가 되자 대전타임월드백화점에서는 어김없이 박근혜 퇴진 대전시민촛불행동 행사가 시작됐다. 26번째 촛불이다. 민주노총 총파업이 파업을 벌인 이 날 평일 여느 때보다 많은 600여 명이 인도를 메웠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낮 일정에 이어 저녁 일정까지 대거 참여한 때문이다.

지칠 만도 하지만 참석자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기만 하다. '하야가'에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추위를 떨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 이날 26번째 대전 촛불에는 약 600여명이 참석했다. ⓒ 심규상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장이 먼저 운을 뗐다. 그는 29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비판한 후 "대통령의 국민 모독 발언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자신을 건설노동자라고 밝힌 유택상 씨는 "대통령 탄핵을 위해 끈질기게 싸우자"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대전 을지병원노조 신문수 노조 위원장도 을지병원 노조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포기하지 말고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자"고 외쳤다.

김종서 배재대 공공법학과 교수는 "어제 박 대통령 입에서 처음으로 '물러나겠다'는 말이 나왔다"며 "하지만 조건 없는 퇴진을 할 의사가 없다는 뜻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 속에/ 다시 퇴진- 퇴진- 퇴진- 퇴진!!-" ⓒ 심규상


그는 "야 3당은 시간을 끌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탄핵안을 제출해야 한다"며 "박근혜의 공범인 새누리당에 탄핵을 구걸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명예로운 퇴진'은 있을 수 없다"며 "더 많은 촛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용호 씨가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섰다. 그가 가수 전인권의 '돌고 돌고 돌고'를 '퇴진 퇴진 퇴진'으로 바꿔 불렀다.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고/꽃이 피고/ 새가 날고 움직이고/ 바빠지고/걷는 사람 뛰는 사람/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 속에/ 다시 퇴진- 퇴진- 퇴진- 퇴진..."

이날 비가 내려 모처럼 거리 행진을 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아쉬움에 연신 "다시 퇴진- 퇴진- 퇴진- 퇴진"을 되뇌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