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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뮤직 빠진 유튜브 레드, 한국은 반쪽짜리 출발

광고 없는 유튜브 유료 서비스 체험해 보니... 백그라운드-오프라인 재생 매력적

등록|2016.12.06 17:21 수정|2016.12.06 17:21

▲ 유튜브는 6일 유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레드'와 음악 동영상 앱 '유튜브 뮤직'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덤 스미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시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 레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시연


돈을 내고 광고 없는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레드' 서비스가 6일 시작됐다. '유튜브 레드'에 가입하면, 동영상을 볼 때마다 수초에서 수십 초씩 재생되는 광고 영상이 뜨지 않는다. 화면을 끄거나 다른 앱을 열더라도 백그라운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영상을 스마트기기에 미리 저장해 뒀다 오프라인 상태에서 볼 수도 있다.

'유튜브 레드' 국내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에 이은 전세계 5번째, 아시아에선 최초다. 국내 계정 이용료는 월 7900원(부가세 포함 8690원, 안드로이드/웹 기준. iOS 기기는 9.89달러)으로 미국 9.99달러(약 1만1700원)보다는 월 3천 원 정도 싸다. 다만 미국 계정 이용자는 국내에선 아직 서비스되지 않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구글플레이 뮤직'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경쟁 상대인 애플 뮤직은 이미 지난 8월 월 7.99달러(약 9360원)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유튜브 레드 이용자에게 먼저 공개하는 '유튜브 레드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는 내년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국내 유튜브 레드는 아직 반쪽짜리 서비스인 셈이다.

유튜브 레드, '구글플레이 뮤직' 없이 반쪽짜리 출발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시네시티에서 열린 유튜브 기자간담회에서도 국내 서비스 제한이 화두였다. 유튜브 레드의 5가지 프리미엄 가운데 대표적인 '구글플레이 뮤직'이 빠진 데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도 확보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을 책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 유튜브(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이날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적합한 가격이라 생각한다"면서 "구글플레이 뮤직 요금과는 관계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 선보일 국내 첫 오리지널 콘텐츠에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이 출연한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국내 콘텐츠 제작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TV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지난 6월 한국 시청자들을 겨냥해 봉준호 감독 영화 '봉자' 제작 지원을 비롯해, 한국 배우와 K팝 스타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제작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관련기사: 넷플릭스 아시아 진출, '한류 콘텐츠'만 믿는다)

유튜브 레드가 동영상 무료 공유를 앞세운 '유튜브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음악 동영상 전용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앱을 선보인 이선정 유튜브(한국, 중국, 대만, 홍콩 음악 파트너십 총괄) 상무는 "광고 기반 유튜브를 없애고 유튜브 레드만 있다면 큰 변화와 갈등을 야기하겠지만 광고 기반 서비스는 계속 지속하고 또 하나의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유료 서비스가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의 수익 모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유튜브는 6일 유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레드'와 음악 동영상 앱 '유튜브 뮤직'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선정 유튜브(한국 중국 대만 홍콩) 음악 파트너십 총괄 상무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시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 뮤직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튜브


유튜브 레드 써보니... 백그라운드-오프라인 재생은 개방하길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유튜브는 지난 2006년 구글에서 인수한 뒤 국내는 물론 전세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유튜브 조회수 27억 회로 아직까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한몫했다. 유튜브 성장과 더불어 늘어난 광고량은 시청자에게 위협이다. 배너 광고에 이어 동영상 광고까지 붙으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시간을 모두 뺐고 있다. 국내 이용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유튜브 레드'를 기다린 이유다.

유튜브 레드는 첫 가입시 한 달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잠깐 써봤더니 광고 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본다는 건 분명 큰 매력이었다. 유튜브는 이용자가 보던 영상과 관련된 추천 영상을 계속 이어서 보여주는 '연속 재생' 기능도 제공하고 있는데, 5분~10분 안팎의 짧은 영상 사이에 끼어드는 수십 초짜리 광고는 큰 방해 요소였다.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도 요긴했다. 지금까지 유튜브는 '동영상' 서비스였기 때문에 음악만 듣고 싶어도 앱과 화면은 계속 켜둬야 했다. 이젠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화면을 끄거나 다른 앱을 쓰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비싼 데이터 이용료 때문에 평소 이동 중에 볼 수 없었던 유튜브 동영상도 미리 저장해 뒀다 오프라인 상태에서 볼 수 있다.

사실 한국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높은 성장성까지 감안하면 '유튜브 레드' 국내 서비스는 늦은 감이 있다. 그동안 원치 않는 광고까지 참고 봐야 했던 유튜브 마니아들에겐 월 8000-9000원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백그라운드 재생이나 오프라인 저장 기능까지 굳이 유료로 묶어둘 필요가 있을까? 이미 국내 음악-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도 무료로 제공하는 기능이다. 유튜브가 유료 가입자 확보를 위해 기존 무료 서비스 기능 개선에 소극적이라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개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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