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아픔, 그 대가가 박근혜 게이트인가?"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5일 예장목회자 시국기도회 주제 강연에서 강조
"왜 이렇게 오래 살아가지고 이런 화나는 일을 해야 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살아 움직이는 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예장 목회자 시국기도회'에서 '분노할 때와 개혁할 때'란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맡은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탄식이다.
서 명예교수의 부친은 함경북도 출신의 서용문 목사로 1937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했다 경찰에 끌려가 구타를 당했고, 해방 이후엔 공산체제에 반대하다가 한국전쟁 당시에 북한군에게 죽음을 당했다. 한국순교자기념사업회는 "서 목사의 시신은 대동강 하류에서 발견됐으며, 발견 당시 온몸에 총상이 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 명예교수는 선친의 항일·반공정신을 이어 나갔다. 그 연장 선상에서 유신독재와 신군부 독재에 맞서는 데 헌신해왔고, 통일운동에도 앞장섰다. 1988년 서울 연동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회에서 선포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의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핍박도 감수해야 했다. 신군부는 1980년 몸담고 있던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직에서 해직했다. 서 명예교수는 다시금 시국선언의 자리에 서게 된 데 개탄스러워 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습니까? 촛불 광장에서 부르짖는 우리 민중들의 소리입니다. 내가 이 나라가 이 꼴이 되는 걸 보려고 이렇게 오래 살았습니까? 나는 1987년 6월, 29년 전 새문안 교회에 모인 우리 목사님들 앞에서 전두환은 물러가고, 유신헌법을 철폐하고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개헌을 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는 다시는 우리 목사님들이 비상시국기도회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 살아생전에 대통령을 탄핵하고 하야시켜야 한다는 설교나 연설은 두 번 다시 안 해도 되고, 안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목요일인 12월 1일, 바로 이 자리에서 한국 기독교 민주화운동 기념재단을 결성했습니다. 우리가 이러려고 1970년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몇백 명의 학생들이 재판을 받고 감옥생활을 했는가? 눈물을 흘리면서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반공의 이름으로 이런 만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많은 학생들이 남산에서, 보안사 지하실에서 고문을 당하고 물탱크에 처박혀서 폭력과 압제와 독재의 더러운 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매를 맞고 피를 흘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까? 우리의 믿음의 조상 함석헌 선생과 서남동 목사, 이우정 선생 등은 1975년 3월1일 명동 성당에서 유신 정권을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부르짖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 어른들이 그 많은 고초를 당했습니다. 그 아픔과 고초의 대가가 오늘의 박근혜 게이트입니까?"
유신 독재 반대는 곧 공산 독재 반대
김대중·노무현 시기를 제외한 역대 정권들은 어려움에 처할 때 마다 국민들의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해 국면전환을 시도해왔다. 이런 행태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에서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세월호특별법 마련과 그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요구하던 시민단체들을 '좌익'으로 낙인 찍은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서 명예교수는 '참된 반공'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가 말한 참된 반공은 '자유와 정의의 구현'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순교자 아버지는 공산당 독재를 반대하고 그렇게 설교하다가 목숨을 바쳤습니다. 저는 순교자 아버지의 뜻을 이어 유신독재를 반대하고 투쟁했습니다. 참된 반공이라고 하는 것은 민중을 억압하고 굶어 죽게 하는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자유와 정의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유신 독재를 반대하는 것이 바로 공산주의 독재를 반대하는 것이고, 이 땅에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반공은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고 말살하고,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반공은 반인간적이며 반민주주의이며 나아가서 하나님 나라 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러려고, 이렇게 되라고 이 나라 이 땅을 이런 꼴로 만들려고 반공을 한 것이 아닙니다."
서 명예교수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박 대통령을 '개념 없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민주주의는 박근혜의 철학도 정신도 아니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박근혜는 한국 정치를 비정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자기가 누리는 권력이 아버지로부터 온 줄로 착각했습니다. 자기가 먹고 입고 즐기는 모든 것이 아버지 덕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 권력으로 재벌들의 돈을 마음대로 빼앗고 나라 좋은 일을 한답시고 가까운 친구 최순실과 그 가족과 패거리들의 배를 불리고 재산을 늘려 주었습니다. 그러고도 자기가 무슨 잘못이 있는가, 나라를 위해서, 창조경제를 위해서 애쓴 것밖에 없다며 억울하다고 눈물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새 말로 개념이 없는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다. '미르-K스포츠 재단 772억 강제 모금 관련 제3자 뇌물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최순실 국정 농단 방조', '정윤회 문건 검찰 부실수사', '세월호 7시간 행적 의혹', '최순실-순득 자매의 수천억 원 대 불법 축재 의혹' 등 혐의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박 대통령이 법정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역사적으로, 민족적으로 박근혜는 범죄자입니다. 법정에 서야 하고 법적 판결을 받아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회가 탄핵을 하기 전에 이미 광장의 국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대통령이 없습니다. 지금 광장의 민중의 소리는 박근혜를 앞세워서 박정희 유신 체제를 모시고 떠받들어 온 새누리당과 극우 반동 세력을 권좌에서 내려오게 해야 합니다."
박근혜 게이트, 한국 교회도 책임져야
서 명예교수의 펜 끝은 한국교회로 향했다. 무엇보다 최태민 목사를 만들어낸 책임이 한국교회에 있다고 질타했다.
"최태민 목사라고 하는 사이비 기독교 목회자를 양산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회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기복신앙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왜곡해 천민자본주의, 돈과 맘몬을 섬기는 우상 숭배의 기독교로 만들어 최태민 목사 같은 가짜 목사를 만들어 낸 책임을 오늘의 한국교회가 져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정의를 설교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설교하지 않습니다. 평화를 설교하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과 성공, 3박자 축복만을 위해서 교인들을 대형교회로 몰고 왔습니다. 한국교회가 오늘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만들어낸 주범입니다. 하나님 앞에 통렬한 회개를 해야 합니다."
서 명예교수는 국내 최대 보수 장로교단인 예장통합 교단의 목사이기도 하다. 한때 서울 압구정동 현대교회에서 4년간 목사로 시무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교단에도 '신학을 다시 세우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한국교회, 특히 장로교 통합교회는 그동안 너무도 개인의 믿음만 강조하고 개교회 성장, 교인 늘리기에만 정신을 썼습니다.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허구에 갇혀서 정치가 문드러지게 썩어가고 있는데, 사회가 혼란에 빠져 있고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터뜨리고 있는데, 교회는 교회 안에 교인들을 가두어 두고 개인이 예수 믿고 교회 나와서 헌금하면 천당 가고 구원 얻는다는 마취약과 진통제만 팔아 왔습니다. 이제 밖을 내다볼 때가 왔습니다. 광장의 목소리와 아우성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을 돌이켜보고 신학을 다시 세워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서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이 밀어붙인 '나쁜' 정책들을 시정하자며 여섯 가지 항목을 제안했다. 그 제안을 옮겨본다.
"박근혜가 대통령의 자리에서 추방당하기 시작한 지금부터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다시 시작하는 일입니다. 둘째는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관계 협상(12.28 한일 위안부 합의 – 글쓴이)을 모두 취소하는 일입니다. 셋째는 일본 정부와의 모든 군사협약(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 글쓴이)을 취소하는 일입니다. 넷째는 개성공단을 즉각 다시 열 수 있도록 북한 정부와 협의하는 일입니다. 다섯째는 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 작전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국정교과서 발행을 즉시 중단시키는 일입니다."
한편 이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예장 목회자 시국기도회'에 참여한 목회자 및 성도 100여 명은 종로 5가를 출발해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에 나섰다. 목회자들은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예장 목회자 시국기도회'에서 '분노할 때와 개혁할 때'란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맡은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탄식이다.
서 명예교수의 부친은 함경북도 출신의 서용문 목사로 1937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했다 경찰에 끌려가 구타를 당했고, 해방 이후엔 공산체제에 반대하다가 한국전쟁 당시에 북한군에게 죽음을 당했다. 한국순교자기념사업회는 "서 목사의 시신은 대동강 하류에서 발견됐으며, 발견 당시 온몸에 총상이 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5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예장목회자 시국기도회에서 '분노할 때와 개혁할 때'란 제목으로 주제 강연을 했다. ⓒ 지유석
서 명예교수는 선친의 항일·반공정신을 이어 나갔다. 그 연장 선상에서 유신독재와 신군부 독재에 맞서는 데 헌신해왔고, 통일운동에도 앞장섰다. 1988년 서울 연동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회에서 선포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의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핍박도 감수해야 했다. 신군부는 1980년 몸담고 있던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직에서 해직했다. 서 명예교수는 다시금 시국선언의 자리에 서게 된 데 개탄스러워 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습니까? 촛불 광장에서 부르짖는 우리 민중들의 소리입니다. 내가 이 나라가 이 꼴이 되는 걸 보려고 이렇게 오래 살았습니까? 나는 1987년 6월, 29년 전 새문안 교회에 모인 우리 목사님들 앞에서 전두환은 물러가고, 유신헌법을 철폐하고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개헌을 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는 다시는 우리 목사님들이 비상시국기도회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 살아생전에 대통령을 탄핵하고 하야시켜야 한다는 설교나 연설은 두 번 다시 안 해도 되고, 안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목요일인 12월 1일, 바로 이 자리에서 한국 기독교 민주화운동 기념재단을 결성했습니다. 우리가 이러려고 1970년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몇백 명의 학생들이 재판을 받고 감옥생활을 했는가? 눈물을 흘리면서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반공의 이름으로 이런 만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많은 학생들이 남산에서, 보안사 지하실에서 고문을 당하고 물탱크에 처박혀서 폭력과 압제와 독재의 더러운 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매를 맞고 피를 흘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까? 우리의 믿음의 조상 함석헌 선생과 서남동 목사, 이우정 선생 등은 1975년 3월1일 명동 성당에서 유신 정권을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부르짖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 어른들이 그 많은 고초를 당했습니다. 그 아픔과 고초의 대가가 오늘의 박근혜 게이트입니까?"
유신 독재 반대는 곧 공산 독재 반대
김대중·노무현 시기를 제외한 역대 정권들은 어려움에 처할 때 마다 국민들의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해 국면전환을 시도해왔다. 이런 행태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에서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세월호특별법 마련과 그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요구하던 시민단체들을 '좌익'으로 낙인 찍은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서 명예교수는 '참된 반공'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가 말한 참된 반공은 '자유와 정의의 구현'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5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예장목회자 시국기도회에서 '분노할 때와 개혁할 때'란 제목으로 주제 강연을 했다. ⓒ 지유석
"순교자 아버지는 공산당 독재를 반대하고 그렇게 설교하다가 목숨을 바쳤습니다. 저는 순교자 아버지의 뜻을 이어 유신독재를 반대하고 투쟁했습니다. 참된 반공이라고 하는 것은 민중을 억압하고 굶어 죽게 하는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자유와 정의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유신 독재를 반대하는 것이 바로 공산주의 독재를 반대하는 것이고, 이 땅에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반공은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고 말살하고,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반공은 반인간적이며 반민주주의이며 나아가서 하나님 나라 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러려고, 이렇게 되라고 이 나라 이 땅을 이런 꼴로 만들려고 반공을 한 것이 아닙니다."
서 명예교수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박 대통령을 '개념 없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민주주의는 박근혜의 철학도 정신도 아니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박근혜는 한국 정치를 비정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자기가 누리는 권력이 아버지로부터 온 줄로 착각했습니다. 자기가 먹고 입고 즐기는 모든 것이 아버지 덕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 권력으로 재벌들의 돈을 마음대로 빼앗고 나라 좋은 일을 한답시고 가까운 친구 최순실과 그 가족과 패거리들의 배를 불리고 재산을 늘려 주었습니다. 그러고도 자기가 무슨 잘못이 있는가, 나라를 위해서, 창조경제를 위해서 애쓴 것밖에 없다며 억울하다고 눈물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새 말로 개념이 없는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다. '미르-K스포츠 재단 772억 강제 모금 관련 제3자 뇌물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최순실 국정 농단 방조', '정윤회 문건 검찰 부실수사', '세월호 7시간 행적 의혹', '최순실-순득 자매의 수천억 원 대 불법 축재 의혹' 등 혐의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박 대통령이 법정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역사적으로, 민족적으로 박근혜는 범죄자입니다. 법정에 서야 하고 법적 판결을 받아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회가 탄핵을 하기 전에 이미 광장의 국민들은 박근혜를 탄핵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대통령이 없습니다. 지금 광장의 민중의 소리는 박근혜를 앞세워서 박정희 유신 체제를 모시고 떠받들어 온 새누리당과 극우 반동 세력을 권좌에서 내려오게 해야 합니다."
박근혜 게이트, 한국 교회도 책임져야
▲ 5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보수 장로교단인 예장통합 목회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진행했다. ⓒ 지유석
서 명예교수의 펜 끝은 한국교회로 향했다. 무엇보다 최태민 목사를 만들어낸 책임이 한국교회에 있다고 질타했다.
"최태민 목사라고 하는 사이비 기독교 목회자를 양산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회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기복신앙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왜곡해 천민자본주의, 돈과 맘몬을 섬기는 우상 숭배의 기독교로 만들어 최태민 목사 같은 가짜 목사를 만들어 낸 책임을 오늘의 한국교회가 져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정의를 설교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설교하지 않습니다. 평화를 설교하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과 성공, 3박자 축복만을 위해서 교인들을 대형교회로 몰고 왔습니다. 한국교회가 오늘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만들어낸 주범입니다. 하나님 앞에 통렬한 회개를 해야 합니다."
서 명예교수는 국내 최대 보수 장로교단인 예장통합 교단의 목사이기도 하다. 한때 서울 압구정동 현대교회에서 4년간 목사로 시무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교단에도 '신학을 다시 세우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한국교회, 특히 장로교 통합교회는 그동안 너무도 개인의 믿음만 강조하고 개교회 성장, 교인 늘리기에만 정신을 썼습니다.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허구에 갇혀서 정치가 문드러지게 썩어가고 있는데, 사회가 혼란에 빠져 있고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터뜨리고 있는데, 교회는 교회 안에 교인들을 가두어 두고 개인이 예수 믿고 교회 나와서 헌금하면 천당 가고 구원 얻는다는 마취약과 진통제만 팔아 왔습니다. 이제 밖을 내다볼 때가 왔습니다. 광장의 목소리와 아우성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을 돌이켜보고 신학을 다시 세워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서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이 밀어붙인 '나쁜' 정책들을 시정하자며 여섯 가지 항목을 제안했다. 그 제안을 옮겨본다.
"박근혜가 대통령의 자리에서 추방당하기 시작한 지금부터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다시 시작하는 일입니다. 둘째는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관계 협상(12.28 한일 위안부 합의 – 글쓴이)을 모두 취소하는 일입니다. 셋째는 일본 정부와의 모든 군사협약(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 글쓴이)을 취소하는 일입니다. 넷째는 개성공단을 즉각 다시 열 수 있도록 북한 정부와 협의하는 일입니다. 다섯째는 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 작전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국정교과서 발행을 즉시 중단시키는 일입니다."
▲ 5일 오후 시국기도회를 가진 예장통합 목회자들이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여 구호를 외친뒤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 지유석
▲ 5일 오후 시국기도회를 가진 예장통합 목회자들이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여 구호를 외친뒤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 지유석
▲ 5일 오후 시국기도회를 가진 예장통합 목회자들이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여 구호를 외친뒤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 지유석
한편 이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예장 목회자 시국기도회'에 참여한 목회자 및 성도 100여 명은 종로 5가를 출발해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행진에 나섰다. 목회자들은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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