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대사관의 지난 3일 촛불 광장 '1분 소등' 참여 여부를 두고 힘깨나 쓰는 신문들이 연 이틀 귀한 지면을 쓰고 있다. 4일은 "미국도 박근혜 포기한 듯"이란 네티즌 반응을 다뤘고 5일엔 "대사관 불은 계속 켜져 있었고, 행사에 동참하지 않았다"라며 주한미국대사관 공식 반응을 실었다.
자연 생각이 옮아간다. 하나, 아닌 척 하지만 유력 신문들은 미국 반응에 초특급 민감하구나. 둘, 중립인 양 하지만 아직도 미국은 대통령 박근혜가 중하구나.
그러고 보니, 탄핵 정국 와중 미국 움직임이 문득 궁금하다. 10월 25일 박근혜씨의 1차 담화가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질러 29일 1차 촛불이 타오르고, 거기 놀란 청와대가 최순실 귀국, 문고리 3인방 등 해임, 김병준 총리 인선 발표 등등으로 불끄기에 나설 때 미국의 반응은 이랬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특히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최근 방한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그의 방문은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가 발전시켜 온 보기 드문 긴밀한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11월 5일. 중앙일보)
'보기 드문 긴밀한 우호관계'임을 '재확인'해준단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고(리얼미터 10월 26일 발표, 17.5%), 검찰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를 설치(10월 27일)하는 등 중심을 잃자 정부는 그 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재추진 방침을 전격 발표한다. "내가 살아야 너도 좋다"는 거다.
박근혜씨는 그렇게 계속 내던졌다. 한일 군사정보호협정 가서명(11월 14일), 사드 부지 교환 합의 발표(11월 16일), 방위비 분담금 요구 수용 발언(11월 21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11월 23일).
황금 알을 낳아주는데 그 파산을 어찌 보랴.
"유사시 미국이 한국 내 자국 민간인들을 일본의 미군기지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3일까지 나흘간 실시했다(...) 실제로 주한미군 가족 수십 명이 미군 수송기를 타고 한반도 밖으로 대피한 것은 2009년 5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1994년 6월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미국은 극비리에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준비하며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11월 9일. 동아일보)
전쟁 직전 상황을 연상케 하는, 극비리에 한다는 그것을, 갑자기 재개하고 미8군 홈페이지를 통해 사진까지 공개한 그 날(11월 7일)은 광화문에 20만 촛불(2차)이 타오른 이틀 후였다. 하나 더 소개한다.
"북한이 최순실 사태로 인한 남한의 국정 공백 상황을 군사적 도발 적기(適期)로 오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한국의 위험한 순간(A dangerous moment in Korea)'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수 주째 지속되고 있고 미국은 때마침 정권 교체기"라며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30일. 중앙일보)
미국의 정권 교체가 한국 안보에 불안요인이란 건 솔직히 좀 지나치다. 그렇다면 남는 건 탄핵 정국, 즉 촛불이 안보불안을 만든다는 거다. 서울 150만에, 지방 40만. 국민 저항이 본격 확산된 5차 촛불 3일 후 얘기다.
너무 과도하거나 지나치게 소심하달 수 있다. 그럼 여길 보자.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의 안보 관계는 실질적이고 너무 중요해 이는 정치적 관계에 우선한다"고 밝혔다." (12월 1일. 중앙일보
정치적 관계가 뭘까? "한국 내부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은 한국인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11월 30일.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란다. 정치는 우리 소관, 정치 문제에서는 한미가 주권국가 간 수평관계란다. 그럼 "실질적이고 너무 중요해 그것에 우선하는" 안보 관계란 뭘까? 그건 한미군사동맹관계다. 우리 군의 작전지휘권을 미국이 소유한 점에서 그건 한미가 수직관계다.
이 수직관계로 미국은 무엇을 하고 싶을까? "사드 배치는 계속되며 최대한 빨리 배치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계속된다(11월 30일.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 미국이 터준 길을 따라 어슬렁거리는 일본도 말한다. "위안부 합의나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국가 간 합의 사항이므로, 각국이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11월 30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이게 다일까?
트럼프는 지난 3일 미중 수교 37년의 약속을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 미중 관계의 뿌리를 건드렸다. 이는 트럼프 발 미중 경쟁이 얼마나 피터지게 전개될지를 웅변한다. 그는 중국이 미국 경제를 망쳤단다. 중국 상품에 45%의 세금을 매겨 빼앗긴 경제를 되찾겠단다. 중국에게서 경제적 이익을 챙겨 오는 것, 이것이 그의 지상과제다.
그런데 경제 그 자체로는 그럴 수 없다. 일찍이 오바마 정권이 '아시아 회귀'를 시작한 건 그래서다. 아직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는 군사력을 지렛대 삼아야 '경제 현안' 대화가 풀리는 이치다. 그런데 지금 그 '아시아 회귀'도 위기다.
동남아 군사 거점으로 다시 확립한 필리핀이 미국에게 멀어져 중국으로 붙는 게 다가 아니다. 그 쪽이 연쇄적으로 흔들린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말레이시아가 중국산 군함을 구입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 군사·경제 분야에 걸친 전방위 협력에 합의했다(...) 남중국해를 축으로 한 미국의 대중 포위 전선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조선일보 11월 3일)
"베트남은(...) 깜라인 만에 미군 군함의 기항을 허용했지만 22일부터 4일 동안 중국 군함 3척의 기항도 용인했다(...) 트럼프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중 누가 대통령이 되건 호주의 중국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10월 24일. 동아일보)
중국의 경제적 양보를 간절히 원하는 트럼프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다. 그리고 그것은 군사력에서 나온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 한반도. 미국이 필요에 따라 중국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네 지점 가운데 한반도가 가장 약한 고리, 터지기 쉬운 곳이다. 그래서다. 탄핵은 필수다. 민주주의 없이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꿀 수 없다.
자연 생각이 옮아간다. 하나, 아닌 척 하지만 유력 신문들은 미국 반응에 초특급 민감하구나. 둘, 중립인 양 하지만 아직도 미국은 대통령 박근혜가 중하구나.
그러고 보니, 탄핵 정국 와중 미국 움직임이 문득 궁금하다. 10월 25일 박근혜씨의 1차 담화가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질러 29일 1차 촛불이 타오르고, 거기 놀란 청와대가 최순실 귀국, 문고리 3인방 등 해임, 김병준 총리 인선 발표 등등으로 불끄기에 나설 때 미국의 반응은 이랬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특히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최근 방한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그의 방문은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가 발전시켜 온 보기 드문 긴밀한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11월 5일. 중앙일보)
'보기 드문 긴밀한 우호관계'임을 '재확인'해준단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고(리얼미터 10월 26일 발표, 17.5%), 검찰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를 설치(10월 27일)하는 등 중심을 잃자 정부는 그 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재추진 방침을 전격 발표한다. "내가 살아야 너도 좋다"는 거다.
박근혜씨는 그렇게 계속 내던졌다. 한일 군사정보호협정 가서명(11월 14일), 사드 부지 교환 합의 발표(11월 16일), 방위비 분담금 요구 수용 발언(11월 21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11월 23일).
황금 알을 낳아주는데 그 파산을 어찌 보랴.
"유사시 미국이 한국 내 자국 민간인들을 일본의 미군기지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3일까지 나흘간 실시했다(...) 실제로 주한미군 가족 수십 명이 미군 수송기를 타고 한반도 밖으로 대피한 것은 2009년 5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1994년 6월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미국은 극비리에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준비하며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11월 9일. 동아일보)
전쟁 직전 상황을 연상케 하는, 극비리에 한다는 그것을, 갑자기 재개하고 미8군 홈페이지를 통해 사진까지 공개한 그 날(11월 7일)은 광화문에 20만 촛불(2차)이 타오른 이틀 후였다. 하나 더 소개한다.
"북한이 최순실 사태로 인한 남한의 국정 공백 상황을 군사적 도발 적기(適期)로 오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한국의 위험한 순간(A dangerous moment in Korea)'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수 주째 지속되고 있고 미국은 때마침 정권 교체기"라며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30일. 중앙일보)
미국의 정권 교체가 한국 안보에 불안요인이란 건 솔직히 좀 지나치다. 그렇다면 남는 건 탄핵 정국, 즉 촛불이 안보불안을 만든다는 거다. 서울 150만에, 지방 40만. 국민 저항이 본격 확산된 5차 촛불 3일 후 얘기다.
너무 과도하거나 지나치게 소심하달 수 있다. 그럼 여길 보자.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의 안보 관계는 실질적이고 너무 중요해 이는 정치적 관계에 우선한다"고 밝혔다." (12월 1일. 중앙일보
정치적 관계가 뭘까? "한국 내부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은 한국인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11월 30일.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란다. 정치는 우리 소관, 정치 문제에서는 한미가 주권국가 간 수평관계란다. 그럼 "실질적이고 너무 중요해 그것에 우선하는" 안보 관계란 뭘까? 그건 한미군사동맹관계다. 우리 군의 작전지휘권을 미국이 소유한 점에서 그건 한미가 수직관계다.
이 수직관계로 미국은 무엇을 하고 싶을까? "사드 배치는 계속되며 최대한 빨리 배치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계속된다(11월 30일.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 미국이 터준 길을 따라 어슬렁거리는 일본도 말한다. "위안부 합의나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국가 간 합의 사항이므로, 각국이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11월 30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이게 다일까?
트럼프는 지난 3일 미중 수교 37년의 약속을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 미중 관계의 뿌리를 건드렸다. 이는 트럼프 발 미중 경쟁이 얼마나 피터지게 전개될지를 웅변한다. 그는 중국이 미국 경제를 망쳤단다. 중국 상품에 45%의 세금을 매겨 빼앗긴 경제를 되찾겠단다. 중국에게서 경제적 이익을 챙겨 오는 것, 이것이 그의 지상과제다.
그런데 경제 그 자체로는 그럴 수 없다. 일찍이 오바마 정권이 '아시아 회귀'를 시작한 건 그래서다. 아직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는 군사력을 지렛대 삼아야 '경제 현안' 대화가 풀리는 이치다. 그런데 지금 그 '아시아 회귀'도 위기다.
동남아 군사 거점으로 다시 확립한 필리핀이 미국에게 멀어져 중국으로 붙는 게 다가 아니다. 그 쪽이 연쇄적으로 흔들린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말레이시아가 중국산 군함을 구입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 군사·경제 분야에 걸친 전방위 협력에 합의했다(...) 남중국해를 축으로 한 미국의 대중 포위 전선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조선일보 11월 3일)
"베트남은(...) 깜라인 만에 미군 군함의 기항을 허용했지만 22일부터 4일 동안 중국 군함 3척의 기항도 용인했다(...) 트럼프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중 누가 대통령이 되건 호주의 중국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10월 24일. 동아일보)
중국의 경제적 양보를 간절히 원하는 트럼프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다. 그리고 그것은 군사력에서 나온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 한반도. 미국이 필요에 따라 중국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네 지점 가운데 한반도가 가장 약한 고리, 터지기 쉬운 곳이다. 그래서다. 탄핵은 필수다. 민주주의 없이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꿀 수 없다.
덧붙이는 글
통일뉴스 중복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