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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7일 수능 성적표 받은 학생들

불수능이 맞네... 설마 했는데

등록|2016.12.07 20:43 수정|2016.12.07 20:43
7일 오전 10시. 담임 선생님이 2017 수능성적 출력물을 들고 교실로 들어가자 소란했던 교실 분위기가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수능은 예년보다 어려워 자신의 점수(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성적표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상당히 굳어 있었다. 

▲ 수능성적표를 받은 아이들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는 않다. ⓒ 김환희


잠시 뒤,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성적표를 나눠줬다. 집계 결과, 아이들 대부분은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성적이 3배 이상 차이 나는 아이들도 있었다. 말 그대로 어려운 '불수능'에 아이들이 입은 '화상'(火傷)도 제각각이었다.

▲ 믿기지 못한 듯 수능성적표만 연신 바라보는데... ⓒ 김환희


가채점보다 성적이 더 떨어진 한 여학생은 믿기지 못하겠다며 연신 성적표를 확인하며 울먹였다. 그리고 수시모집 최저학력을 맞추지 못한 어떤 아이는 체념한 듯 창문만 바라보았다. 특히 한 등급 차이로 수시 모집 최저 학력을 맞추지 못해 불합격한 아이의 경우,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반면 시험을 보고 난 뒤, 답안지를 밀려 쓴 것 같다며 불안해했던 한 남학생은 예상보다 성적이 잘 나왔다면서 좋아했다. 그리고 수시 모집에 최종 합격하여 수능에 대한 부담을 이미 떨쳐버린 일부 아이들은 수능 성적표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듯했다. 수능을 망쳤다는 몇몇 아이들은 벌써 재수를 생각한 듯 수능 결과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사실 그 어느 해보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아이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수능 결과를 더더욱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성적표를 나눠주고 난 뒤, 담임 선생님은 책상에 엎드려 우는 아이들의 어깨를 토닥거려주며 위로해줬다. 그리고 아직 정시모집이 남아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지금 이 순간, 그 어떤 말도 수험생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겠지만, 그간  수능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노력해 온 대한민국 고3 수험생과 아이들을 위해 물심양면(物心兩面) 애쓴 학부모와 선생님에게 무언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한교닷컴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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