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역구' 촛불 시민들 "우리가 끌어내리자"
탄핵 이틀 앞두고 대구 6곳에서 800여 명 촛불 들어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서도 250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했다. ⓒ 조정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한 표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과 새누리당 대구시당 등 6곳에서 시민 8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구속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달성군 화원읍 화원삼거리에 모인 250여 명의 주민들은 7일 오후 7시부터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 새누리당 해체 달성시국대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주민 진경원(46)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전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달성군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두 딸이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달성군 유가면에서 온 구종희씨는 "부끄러워하는 것도, 뉘우치는 것도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모든 진상을 밝히고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구씨는 "우리 지역에서 만든 대통령을 우리가 끌어내리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서도 7일 오후 시민들이 촛불을 든 가운데 한 참가자가 '꼭두박씨 물러가라'는 손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달성군에 살다가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으로 달서구로 이사했다고 밝힌 정경희씨는 "박근혜가 세월호 아이들이 죽어갈 때 올림머리를 했다는 뉴스를 봤다"며 "내 새끼가 죽어가고 있다면 발가벗고라도 뛰어나가는 게 엄마의 심정이다. 내 앞에 박 대통령이 있다면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주민들은 1시간 가량 집회를 마친 후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죄수복을 입고 손이 묶인 조형물을 들고 추경호 새누리당 국회의원 지역사무실까지 700m 가량 거리행진을 했다. 추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98년 국회의원에 첫 당선된 이후부터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까지 사용했던 사무실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 주민 250여 명이 7일 오후 촛불을 들고 추경호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사무실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 조정훈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 주민들이 7일 오후 화원삼거리에서 촛불집회를 가진 후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 사무실 앞까지 행진해 추 의원 사무실 입구에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등의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 조정훈
추 의원 사무실 앞에 도착한 주민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박근혜의 호위무사 추경호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 참가자는 추경호 의원의 이름을 이용해 '추상같은 명령이다, 경고한다 군민들이, 호위무사 노릇 치워라'는 3행시를 적어 들어보이기도 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이 대구지역 10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탄핵에 대한 찬반 답변을 요구했지만 아무도 답이 없었다"며 "박 대통령과 함께 공범인 새누리당을 우리가 해체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손에 들고 있던 '새누리 해체, 재벌 해체', '박근혜 퇴진, 새누리 해체' 등이 쓰인 팻말을 추경호 의원 사무실 입구 출입문 등에 붙였다. 주민들은 "청와대에서 나와도 달성은 오지 말라"고 외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는 대구 달서구 주민 400여 명이 7일 오후 롯데백화점 상인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가진 후 윤재옥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 사무실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정훈
달서구 상인동 롯데백화점 앞에서도 '나와라 박근혜, 달서촛불시민들' 주최로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주민 400여 명이 모여 촛불을 들고 윤재옥 새누리당 국회의원 사무실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주민들은 또 새누리당 당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부역자 일망타진'이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윤재옥 의원 사무실 앞에서 지난 3일 새누리당 간판을 바꾼 시민들을 향해 '정치 테러'라고 한 윤재옥 의원을 맹비난했다. 윤 의원은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으로, 지난 4일 백승주 경북도당 위원장과 함께 간판을 바꾼 시민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들은 "우리가 정치테러범이면 윤재옥은 국민테러범"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시민들이 윤 의원을 향해 "사퇴하라"고 고함을 치자 인근을 지나던 주민과 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나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과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달서구 성서공단 대구은행 앞, 북구 칠곡 동천동 3지구 롯데리아 4거리에서도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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