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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도 박근혜와 함께 사라져라"

[현장] 서울교육청이 연 국정교과서 반대 토론회에서 입연 중학생들

등록|2016.12.10 20:31 수정|2016.12.10 20:31

▲ 1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이 연 '국정교과서 반대' 토론회 참석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있다. ⓒ 윤근혁


"국정 역사교과서는 우민화 교과서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정권홍보수단이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탄핵 대상이다."

조희연 교육감 "박근혜 탄핵, 국정교과서도 탄핵된 것"

10일 오후 3시, 150여 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든 손 팻말에 적혀 있는 글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정교과서는 당신들의 책"이라는 팻말을 들었다. 주진오 서울시교육청 역사교육위원장(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은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와 함께 사라지다"란 팻말을 들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연 '역사교육 대토론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에서 열린 이 토론회의 연사로 참석한 조 교육감은 "어제(9일) 압도적 다수로 박근혜를 탄핵했는데 저희는 국정교과서도 탄핵됐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뗐다. 이에 참석자들이 손뼉을 쳤다.

조 교육감은 "앞으로 (내가) 교육부 장관과 황교안 대행하고 싸워 학교를 일대 혼란에 빠뜨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면서 "대통령도 탄핵시키는 국민들이 국정교과서도 탄핵을 하지 못하겠느냐"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 교육감은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오후 5시쯤부터 광화문에서 '국정교과서 폐기'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처음 벌이기도 했다.

주 위원장도 이날 토론회 연설에서 "독재정부에서나 쓰는 제도가 국정제인데, 우리나라처럼 검정제를 하다가 국정으로 간 나라는 세계에서 단 한 나라도 없다"면서 "박근혜 탄핵 이후 첫걸음은 바로 국정화의 폐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학생들의 자유발언이 돋보였다.

중학교 3학년인 A학생은 "국정교과서는 사상통제의 수단"이라면서 "(박근혜) 부모를 미화하던 사람들이 국정교과서 필자로 나선 것은 학생들 사상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학생들 "이 망할 교과서를 반드시 폐기해야"

▲ 10일 오후 5시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맨 왼쪽) 등이 광화문 1인시위를 벌이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을 나서고 있다. ⓒ 윤근혁


중학교 3학년인 B학생도 "학생들은 원래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국정교과서 사태 일어나고 생각이 많이 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사회 일원으로 주장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했다는 점에서 국정교과서 사태는 깨달음을 준 사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역시 중학교 3학년인 C학생도 "역사교육에서 빛은 얘기하면서 어둠을 숨긴다면, 그것은 올바른 교과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교과서, 이 망할 교과서를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왜냐고? 전체 책을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말해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17개 시도교육감들의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다음 주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교과서 폐기와 함께 이준식 교육부 장관 퇴진까지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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