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굳게 닫혀 있는 SPP조선 출입문. ⓒ 바른지역언론연대
SPP조선 사천조선소에는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 이제는 닫혀 있는 철제 출입문을 경비 한 명만이 지키고 있다. 대형 트럭과 노동자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던 곳이다. 노동자의 손이 닿지 않는 각종 자재들과 크레인들은 녹슬어 가고 있다. 조선소 주위를 둘러싼 주차행렬은 사라졌다.
지난달 5일 도크에서 작업이 끝난 선박 2척이 떠난 후 한 달이 훌쩍 흘렀다. 그 사이 협력업체 직원들은 조선소 안에서 사무실로 사용하던 컨테이너박스를 모두 가져갔다.
SPP조선은 지난 2010년부터 회사사정이 나빠졌다.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이 컸고, 신규 계열사 투자 실패 등으로 5월부터 우리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지금까지 관리를 받고 있다.
채권단은 그동안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수주를 했는데도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하지 않았고 일감은 사라졌다. 올해 초 채권단은 회사를 팔려고 M&A 시장에 내놓았고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인수의사를 밝혔지만 매각가격 문제로 결국 매각은 실패했다.
채권단은 최근 SPP조선 자회사인 SPP해운에 대한 파산신청을 법원에 하는 등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내년 2월, 늦어도 3월까지 마지막 수주량을 인도하면 사실상 폐업이다. 고성·통영조선소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인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사천조선소 재매각은 무산된 분위기다. 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으로 매각 대상자를 찾기가 어렵다. 사천의 도로표지판에 적혀 있는 'SPP해양조선'을 지워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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