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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자문의 임명 전 대통령한테 태반주사 놨다"

'보안손님'으로 출입해 주치의 배석 없이 처방, '혈액검사' 이유 구체적으로 안 밝혀

등록|2016.12.14 11:45 수정|2016.12.14 12:13

청문회 출석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대통령을 '비선 진료'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가 14일 자문의 임명 전에도 태반주사를 박 대통령에게 처방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 사안으로 볼 수 있는 대통령의 건강이 아무런 제반조치 없이 외부인의 손에 맡겨졌던 셈이다.

김 전 자문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그때는 (제가) 청와대에 없었기 때문에 (태반주사를) 가져가서 (대통령에게) 놨다"면서 "두세 번 정도"라고 답했다.

또 "청와대 부속실에서 직접 데리고 들어갔다"면서 "직접 시술한 주사는 태반주사 3번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연락이 와서 (대통령이) 불편하시다고 해서 갔다"면서 "제가 직접 놓은 것은 태반주사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대통령 관저 출입 당시에 인적사항 등을 기재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며 사실상 '프리패스'로 관저에 출입한 사실도 인정했다. 앞서 대통령 경호실이 "김상만·김영재 의사가 (대통령과 사생활과 관련해 보안을 요구하는) '보안손님'에 해당 되느냐"는 질문에 "자문의는 보안손님이 아니다"라고 답했던 것과 배치되는 답변이다.

대통령 혈액검사를 진행했던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자문의는 "호르몬 균형 검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거기서는 안 된다고 해서 제가 설명드리고 동의를 받은 후에 (혈액검사를) 했다"면서 "면역에 대한 검사 위주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검사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박 대통령 면역 기능에 안 좋은 징표가 있었다"면서도 "의사로서 환자 개인의 정보를 말할 수는 없다"고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이에 김경진 의원은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에게 "면역과 관련한 호르몬 검사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전 주치의는 "저희가 (대통령) 건강검진을 할 때 필요한 검진만 하지 특별한 검사는 어떤 이상이 있을 때만 한다"고 답했다. 즉, 김 전 자문의의 혈액검사가 통상 진행하는 건강검진과 다른 상황에서 벌어진 것임을 에둘러 시인한 것이다.

이병석 전 주치의 "의료인지 몰랐는데 가끔 밤에 누가 들어왔다고 해"

이병석 전 주치의는 자신이 재임했던 당시에 김 전 자문의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됐다고도 밝혔다. 앞서 김 전 자문의도 "2014년 9월 서창석 주치의가 있을 때는 (주치의 배석 하에) 진료했지만 그 전에는 주치의 등의 배석 없이 진료했다"고 이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주치의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저의 입장에서는 김상만 원장이 자문의에 포함됐다는 것을 8월에야 알았고 그 전에 한 번 정도 혹시 저녁에 누가 들어왔다는 의심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별거 아니려니 생각했다"면서 "의료인지 몰랐고 가끔 밤에 누가 들어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원호 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장도 "대통령의 진료선택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눈 감았다"면서 김 전 자문의의 단독 진료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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