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횃불로... 상여까지 등장한 '여수 촛불'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보다가 열 받아 나왔다"
▲ 상여가 등장한 17일 여수집회에서 상여와 함께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오병종
상여까지 등장했다. 여수시민 8차 시민대회가 지난 17일 오후 5시부터 여수정보고 사거리에서 열렸다. 이날 시민대회 때는 상여까지 등장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촛불으로 시작했던 여수 집회에 횃불에 이어 상여까지 등장한 것. 상여 앞소리를 매기는 여수우도풍물 김영 대표의 목청이 높아간다.
"허널~허널~ 박근혜는 물러가라~ 허가리 넘자. 허어널~ 국정농단 분노한다. 새누리도 해체하라. 허널~ 허어널~ 시민혁명에 무릎꿇고 새누리는 물러가라. 허어널~."
▲ 상여 앞소리를 하고 있는 여수우도풍물대표 김영씨 ⓒ 오병종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이 가결된 이후,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준 '거짓말 대행진'과 청와대의 탄핵 반발을 보고는 여수 시민들이 상여로 분노를 표시했다.
박근혜정권퇴진 여수운동본부에서 주최한 8차 시민대회는 김대희(여수YMCA )씨의 사회로 시민자유발언과 청소년들의 댄스 공연에 이어 상여를 끌고가는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이날 무대 행사는 여수에서 18년째 활동해온 '해인밴드'의 공연도 펼쳐졌다.
이들은 노란리본을 상징하는 'Yellow'로 자신들의 첫 무대를 장식했다.
▲ 18년째 여수에서 활동하는 '해인밴드'의 공연무대 뒤에 상여가 보인다. ⓒ 오병종
▲ 여수해인밴드 리더인 중학교 교사 이정훈씨 ⓒ 오병종
친구끼리, 가족끼리, 혹은 혼자서 다양한 형태로 참가한 촛불집회는 17일 주말에도 이어졌다. 여수에서는 격주로 이곳 여서동 정보고 사거리와 흥국체육관 앞에서 시민대회가 열린다.
▲ 여수시민 촛불집회 8차 시민대회가 17일 오후 5시부터 여수정보고 사거리에서 열렸다. 시민자유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오병종
▲ 기족끼리 참가한 시민들 ⓒ 오병종
▲ 친구끼리 동참한 시민들 ⓒ 오병종
이희용(56)씨는 "우리 가족은 후배 가족과 함께 나왔다"라면서 "광화문은 못가더라도 소도시지만 여수에서도 이렇게 참여해서 내 역할은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시민으로서 당연한 의무감으로 말했다.
상여소리를 힘껏 외친 김영씨는 상여를 몰고 나온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집권층의 행태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정농단 방조 외에도 사드배치, 국정교과서문제, 위안부 소극적 대처라든가 모든 게 문제죠. 이런 걸 전체적으로 사망선고 내리고 싶습니다. 도대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런 모든 게 죽었다고 봐야 시민들 맘이 후련할 거 같아서 상여 퍼포먼스를 보여준거고요. 그 대표 집단이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 사망선고를 내리려고 한겁니다. 또 하나는 젊은 층이나 학생 층들에게 우리 전통 장례 문화 형태를 은연 중에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 여수시민대회에서 거리행진에 참가한 상여 행렬 ⓒ 오병종
이번 집회에도 중고생들이 다수 참가 했다. 여수공고 1학년 김호연 학생은 "정유라 부정입학을 보고 화가 났다"라면서 "거기다 해당 대학교 교수들이 청문회에서 거짓말하는 걸 보고 오늘 또 나왔다"라고 전했다.
▲ 여수공고 1학년 김호연 학생(왼쪽)이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병종
이날 집회에서 횃불을 든 여수진성여중 김동우(56) 교사는 "국회 탄핵 이후, 대통령은 하등에 탄핵 이유가 없다고 버티고, 국정조사차 의원들이 방문하려는 청와대는 입구에서부터 막혀버렸다"라면서 "청문회에서 막무가내로 위증하는 작태를 보고 횃불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 선두에서 횃불을 들고 있는 중학교 교사 김동우(56)씨 ⓒ 오병종
김 교사는 "현재 정치권에 친박이 다시 등장하고, 정국 돌아가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라면서 "야당에게도 잘해달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받들어줘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현재의 혁명적인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잘못된 모든 대한민국의 상황들에 대해서 환골탈퇴 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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